루이야, 토랑아! 건강한 동생 보내줄래?

by 작가 문미영


나는 유산을 2번 했다.

2018년에 자연임신으로 생긴 첫째 루이는 11주 만에 이별을 했고, 올해 시험관 시술로 가진 토랑이는 6주 만에 이별을 하게 되었다. 루이 때는 하혈을 많이 안 하고 조용히 떠나보냈고, 토랑이는 시험관 시술로 가진 아이라 그런지 하혈을 많이 했다. 첫째를 임신하였을 때는 울산에서 대전으로 이사를 가야 하는 상황이라 대전의 산부인과를 알아보러 다녔고, 장거리 이동을 해서 임산부였던 나도 아이도 힘들었던 것 같다. 그래서 첫째 아기를 떠올리면 미안한 마음이 정말 많다. 만약에 우리가 장거리 이동을 안 했다면 아이는 무사히 태어났을까?

첫째를 가졌을 때는 씩씩하게 뛰던 심장소리까지 들었던 터라 더 설레었고 행복했다. 심장소리까지 들려주었던 아기가 일주일 사이에 갑자기 심장이 멈추고 조용히 떠나가버렸다. 마음의 준비를 할 시간도 주지 않고.

우리는 태명을 ‘튼튼이, 씩씩이’등 강한 이름으로 짓지 않고 여린 이름으로 태명을 지어서 아기가 빨리 떠나가버린 거라는 말도 안 되는 생각을 하였다. 그래서 세 번째 아이를 갖게 되면 무조건 ’ 튼튼이‘로 태명을 짓자고 하였다.



오늘 오전에 한 작가님에게 전화가 왔다.

잘 지내고 있냐고, 병원 다니느라 고생이 많다고. 본인도 30년 전에 난임 시술받느라 엄청 고생 많이 했고 유산도 여러 번 했고, 본인의 옛날 모습을 보는 거 같고 기억이 생생히 난다며 나를 진심으로 위로해 주셨다. 분명 나도 임신에 성공해서 다른 난임부부에게 격려를 하게 될 날이 올 거라는 응원도 해주셨다.

그리고 의사들은 일상생활 가능하다고 하지만 시술 후에는 무조건 누워있어야 한다고 아무것도 하지 말라고 조언해 주셨다. 나는 시술하고 와서도 벌려놓은 일을 다 하느라 조금 무리했던 건 사실이다.


이건 처음 공개하는 건데 남편이랑 아이가 너무 안 생기면 ’ 대리모‘를 사용해서라도 아기를 갖고 싶다는 말까지 나온 적이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는 불법이라 외국에 가서 알아봐야 하는데 그 방법은 정말 생각조차 하기 싫었다.

이제 본격적으로 시험관 시술한 지 1년이 조금 넘었다. 말만 1년이지 과배란 유도하고 난자채취하고 시술하기까지 텀이 길었다. 나 같은 경우는 다낭성이라 배란과정부터가 쉽지 않았다. 내가 결혼한 지 7년 차이고 나이도 35살이라 조급하다고 했더니 다들 한 마디씩 한다. “아니 요즘은 35살 넘어 결혼하고 40 넘어서도 결혼 못하는 사람도 있는데 뭐가

그리 급해? 너 나이에 아기 가지는 건 늦은 것도 아니야. 조급하게 생각하지 마.”

듣고 보니 틀린 말은 아니다.

아직 35살인데, 이제 결혼하는 친구들도 있는데 나 혼자 조급해하고 불안해하니 더 아기가 안 생기는 거 같다. 가끔 시술하다가 서글플 때가 많다. 그럴 땐 먼저 떠나가버린 첫째와 둘째 아이를 생각하며 기도한다 ‘제발 건강한 동생 좀 보내달라 ‘고.

루이와 토랑이가 정말 나를 그리워하고 생각해 준다면 쌍둥이를 보내주겠지.



결혼한 지 1년밖에 안 된 손연재 선수도 임신소식이 들려오는데 나는 대체 언제쯤.

결혼기념일 전에 5차 시험관 시술 성공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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