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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 문미영 Feb 28. 2024

임신 휴무입니다


임신 기간 동안에 못했던 것들을 마음껏 하고 있다. 아직 술 섭취랑  수영은 못하고 있지만

커피를 마시고, 미뤄두었던 치과 진료를 받았다.


아침엔 관절염 때문에 관절이 뻣뻣해서 침대에서 겨우 몸을 일으킨다. 겨우 집 근처 교회카페로 가서 독서를 한다. 브런치로 빵을 먹으려 했는데 빵이 안된다고 죄송하다고 한다. 마음이 쓰였는지 어제 나눠먹고 남은 붕어빵을 레인지에 데워 꺼내주신다.


점심시간이 되어 집으로 가서 점심을 먹는다.

내 공저책 작가본을 택배 받자마자 바로 사촌도련님에게 편의점 택배를 보낸다.

사인을 하고 새로 산 문진과 연필을 넣어 송장과 함께 도련님에게 카톡을 한다.



어머님에게 사법통역사와 취업에 대한 고민을 이야기했다. 용돈벌이라도 하고 싶다고 했더니 공부하는 건데 돈 걱정하지 말라며 수업료를 입금해 주셨다. 덕분에 자격증 협회에 돈을 계좌이체하고 질문할 거 질문하고 수업 등록을 했다. 다문화가정과 법원, 검찰청 등 공공기관에서 외국인들을 위한 일을 할 수 있을 거라고 강조한다. 속는 셈 치고 등록한다.

공저책 초고를 두 꼭지까지 쓰고 치과 갈 준비를 한다.


오전에 네이버로 동네에 있는 치과예약을 하였다.

몇 시간 동안 확정 문자와 연락이 안 와서 치과에 전화를 한다. 컴퓨터 시스템 연결이 안 되어 몰랐다며 원래 예약시간보다 일찍 예약을 잡아주신다.

조금 일찍 도착해서 치아 엑스레이를 찍고 진료 의자에 눕는다.

스케일링을 하는데 치석이 많아 잇몸이 부어서 더 아플 거라고 하신다.

치잉치잉 소리와 함께 손을 꽉 쥔다.

소리도 소리지만 치아가 시리고 아프다.

아픔을 인내하니 원장님이 오신다.

양쪽 아래 어금니가 시리고 따끔하다고 말한다.

레진이 부러져서 치아가 시린 거라며 보험이 되는 물질로 때운다고 하신다.

치위생사님이 10만 원 정도 나올 거라고 가격을 이야기해 주신다.

가격이 중요하나, 내가 당장 치아가 시린데 진행해 달라고 한다.

이미 스케일링 때문에 피가 많이 나서 오늘은 진료를 못한다고 하신다.

다음 주 화요일 오후로 예약을 잡는다.

스케일링을 하고 나오니 입 안이 개운하다.

치아 관리를 잘해야겠다.


꿀벌이를 임신했을 때에는 제약이 많았지만

기분이 좋고 행복했다.

유산을 하고 난 뒤 아직 조금 힘들지만 제약이 덜하고 미뤄두었던 공부와 병원 진료를 받을 수 있어서 이 또한 좋다.


재임신 준비하면서 하고 싶었던 걸 하라는 하늘의 계시라고 생각한다.

이제는 조급해하지 않으려 한다.

이제 내 나이에 결혼하는 사람도 있고 결혼 안 한 사람도 있는데 조급해할 필요가 없다.

그냥 순리대로 따라가려고 애쓴다.

그래도 덕분에 미뤄두었던 치과 진료도 받았으니.. 미용실에서 클리닉도 해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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