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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뒤집어진세계지도 Jun 24. 2022

퓰리처상 2022 - 단호한 논평

공공서비스 부문 - 워싱턴 포스트

1 .


2022년 퓰리처상 공공서비스 부문 수상자는 워싱턴포스트 지다. 수상작은 2021.1.6 미국 국회의사당 점거 폭동을 다룬 일련의 기사다. 전부 17편이다. 분량이 많아서 이 많은 기사를 어떻게 소화해야 할지 막막했다. 그런데 아래처럼 분류를 해보니 전체 그림을 파악하는 것이 생각만큼 어렵지는 않았다.


사건 당일 기사 (2개), 초점을 달리해가며 사건을 재구성한 분석 기사 (5개), 사건의 배경과 맥락, 원인 등을 규명한 분석 기사 (7개), 관련 기사 (1개)


이 글도 저 분류 방식을 따라서 쓸 것이다.




2 . 사건 당일 기사 : 단호한 논평


전체 수상작 중에 사건 당일 (1.6) 기사는 두 편이다. 차이점이 있다면 하나는 보도 기사고 하나는 사설이라는 점. 공통점이 있다면 두 기사 모두 트럼프와 그 추종자들을 단호한 어조로 비판하고 있다는 점이다. 퓰리처상 측은 워싱턴포스트 지의 기사를 평가하면서 '위축되지 않은unflinching’ 이라는 형용사를 썼는데, 내가 느끼기에는 1.6의 두 기사에서 그런 측면이 가장 강하게 드러나 있다.


*보도 기사부터 살펴보자. 사건 당일 있었던 사실들을 나열했다. 사실에 대한 해석이나 분석은 아직 이루어질 겨를이 없었다. 분석 기사는 다음 날인 1.7부터 쏟아져 나왔다. 그러나 분석이 없다고 해서 사태에 대한 평가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이 기사는 그 날 벌어진 일이 얼마나 미국적이지 않은 일인지 거듭 강조했다. 점거 사태를 '미국 근현대사에 유례가 없는like no other in modern American history' 것으로 봤다. 의사당 진입을 시도하려는 폭도들을 묘사하는 대목에서는 그들을 가리켜 '244년 동안 이어져온 민주주의의 파괴자가 될 사람들'이라 했다. 간접화법을 통해 그러한 평가를 한번 더 강조했다. ‘선진국에서는 보기 힘든 일’, ‘민주주의의 죽음으로 가는 길’ (전직 CIA 요원의 말), '현대 사회에서 처음 보는 일' (바이든의 말).


중간 부분에서는 의사당 점거 사태가 어떤 의미에서 유례가 없는 것인지 설명했다. 과거에 의사당이 공격당했던 사례들 소개한 다음 (1954 푸에르토리코 민족주의자의 공격, 1971 폭탄 공격, 1998 총격) 군중이 떼로 몰려와 "미국 자유의 최고 가장 중요한 상징"을 점거한 일은 (영국군이 의사당에 불을 질렀던) 1814년 이후 처음이라 설명했다.


의사당에 침입한 폭도 중 한 명이 경찰의 총을 맞고 사망했다는 사실, 지난 주에 아들을 잃은 제이미 래스킨 의원의 사연, 의사당 내부에 갇혔던 의원이 찍어 올린 트위터 사진 (https://twitter.com/RepKarenBass/status/1346948080671875074), 트럼프의 트윗 등을 빠른 리듬으로 연결되어 소개했다. 생생함이 돋보이는 기사였다. 물론 명확한 관점과 주제에 따라서 가지런하게 쓰여진 이후 (1.7~1.15)의 분석 기사에 비하면 생생한 만큼 난삽했다. 그런데 바로 그 난삽함이 그 날의 충격, 긴박함, 내지는 비정상성을 잘 나타내 주고 있다.

 

기사 끝부분에서는 정치인들의 반응 (오바마, 클린턴 전 대통령, 공화당 의원 밋 롬니의 메시지. 바이든의 선거 승리 확정에 반대하려던 보수 의원들 입장 변화), 경찰의 대응 (52명 체포), 플랫폼 기업의 대응 (트위터/페이스북/인스타그램 등은 트럼프 계정을 정지시킴), 후속조치 등을 전했다.


흥미로운 부분은 그 다음이다. 상황이 무사히 마무리 되었다는 이야기로 끝내지 않았다. 마지막 부분은 약간 드라마처럼 처리했다. 의사당에 들어갔다 나온 사람들이 '셀럽 지위'를 획득하여,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사진을 자랑하고 있는 모습을 묘사했다. 한 시위자의 전화통화 내용으로 기사를 마무리했다. "전에는 안그랬지만 이제는 폭력을 사용할거야. 후퇴는 없어." 오싹한 느낌이 드는 마무리이다. 사태가 완전히 수습되었다는, 평화를 회복되었다는 안도감을 가질 수 없게 해놓았다.


*사설 기사는 트럼프를 '자리에 놔두면 안된다' 라고 제목에서부터 밝혔다. 트럼프가 대통령 권한을 유지하고 있는 '매 초'가 공공질서와 국가안보에 대한 위협이라 주장했다. 조 바이든 당선자가 취임할 때까지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권한대행을 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지막 문장에서는 '트럼프 씨Mr. Trump는 위험한 존재이며, 그가 백악관에 머무는 한 이 국가는 안전하지 않다.'라고 했다.




*이어지는 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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