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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성진 Apr 30. 2024

무거운 날에






비기 올 것 같지는 않은데


하늘은 많이 내려와 있다


뭔가 마음이 무거워지게 하는 날씨다


뭐를 해도 결과가 넉넉하지 않을 듯하고


뭐를 생각해도 잘 이루어질 것 같지 않은


묘한 기분이 들게 하는 일기다


이런 날은 산이나 바다를 찾아


그냥 멍 때리기를 하는 게 좋을 듯한데


우리의 삶이 그렇게는 안 된다


이런 날도 움직여야 하고


뭔가를 찾아 달려야 하고


뭔가를 만지기 위해 마음을 써야 한다


오늘도 거리에 나서야 한다


내 경우엔 그렇지 않아도 되는 자유인이지만


같이 세상을 사는 많은 사람들에게 누가 되지 않기 위해서도


몸을 움직여야 한다


비가 오지는 않을 것 같은 묵직한 기운이 감도는 날


몸은 무겁지만 걸음을 움직여 본다


몸이라는 것은 움직이다 보면 또


경쾌해지는 수도 있다는 것을 안다


사람의 기분이 더러는 의지에 의해


변할 수 있다는 것도 안다


세상을 살아가는 일에 노력의 중요성은


말할 필요도 없는 것이리라


무거운 기분을 떨치기 위해서라도


내 손을 이끌어 꽃들을 만지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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