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03
며칠째 찾고 또 찾았던 빵득이의 돗바늘이 눈에 들어왔다. 아이패드 펜슬 충전 부위에 딱 붙어있다. 평소 엄마가 시킨 건 시시때때로 잊어버리기 일수인 빵득어린이. 그만큼 돗바늘 간수를 잘하라 했건만! 그러나 본인이 관심가는 부분은 잘 기억해뒀다 엄마에게 이야기해주곤 한다. 이를테면 지난 주말 산책에서 처럼. 오릉산책을 나섰을 때 주제는 노예였다. 학교에서 링컨대통령에 대해서 배웠다고 했다. 그러다 노예운반선 이야기까지 이야기가 흘러갔는데 하다보니 운반방식이 얼마나 잔인했는지에 이르렀다. 아차싶었다. 사실이긴 하지만 아홉살에겐 너무 잔혹하다. 말을 돌려 동대문 시장 이야기로 전환되었는데 그러다 서대문 형무소 이야기로 흘러갔다. 일제 강점기 이후엔 그 곳은 더이상 무서운 곳이 아니었냐고 묻는데 또다시 말을 돌려야했다. 독립 이후에도 독립운동가들이 그곳에서 또 끔찍한 시간을 보냈다는 이야기는 차마 할 수 없었다. 이어 얼마전 함께 본 영화 동주 이야기도 나오면서 인체 실험 이야기를 묻길래 대화는 또 멈췄다. 그렇게 돌리고 멈추고 하는 과정을 몇차례 거치고 산책은 끝났다. 아홉살에게 말해주기엔 세상은 너무 잔인하다.
**한달전쯤 책이 나왔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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