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 줄이기는 너무 어려워
파리는 두 번째 방문이었다.
교환학생을 시작하기에 앞서 한 달간의 여행을 마치며 내가 가장 그리워할 도시는 로마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봐도 봐도 질리지 않는 화려한 건축물들과 내가 사랑하는 까르보나라, 그리고 젤라또가 있는 도시니까.
그러나 의외로 가장 돌아가고 싶은 도시는 파리였다.
언니와의 여행의 마지막 행선지이자, 내 배낭여행의 시작을 파리로 잡은 것은 그런 이유에서였다. 내가 사랑한 도시를 언니에게 보여주고 싶었고, 그 공간의 추억을 다른 시간에서 회상하고 싶었다.
짐을 줄이는 일은 어느 나라를 가던 어려운 일이지만, 파리 여행에서 짐을 포기하는 것은 정말이지 어려운 일이었다. 따뜻해진 파리에 추레하게 돌아가고 싶지는 않았고, Emily만큼은 아닐지라도, 최소한의 TPO는 갖추고 싶었다.
게다가 뒤이어 가게 될 동유럽과 달리, 파리는 날씨 역시 매우 변동이 심했던 터라 더욱 어려웠달까.
그래서 생긴 나만의 노하우라고 한다면,
첫째, 가장 부피가 큰 옷은 무조건 이동 시에 입는다
둘째, 모든 옷은 돌돌 말아서 넣는다
셋째, 양말처럼 포기할 수 있는 것은 최대한 포기한다.
그렇게 컴팩트하게 시작한 본격적인 파리 여행 이야기는 다음 주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