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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땡요일 Apr 25. 2022

나의 세계인 너를 만나러갈게. 그리고 나도 세계를 줄게

궤도의 밖에서, 나의 룸메이트에게를 읽고

안녕하세요 땡요일입니다

오늘은 궤도의 밖에서, 나의 룸메이트라는 책을 가져왔답니다.

너무너무 따듯하고 이쁜 책이었어요. 마음에 쏙 드는 문장도 정말 많았구요.

홀리듯 빠져서 하루 만에 다 읽어버린 책이랍니다.

바로같이 이야기해봐요!


줄거리

보호자가 없는 똑똑한 학생을 선발해서 우주공학 연구원으로 길러내는 학교 제네시스. 제네시스의 아이들은 어떻게 보면 사회라는 우주에서 궤도의 밖에 위치하는 소수의 인원이다. 그런 아이들 중 똑똑한 아이들로만 이루어진 엘리트들을 키워내는 학교 제네시스. 보육원에서 자란 아이, 지뢰를 밟아 다리가 없는 아이, 부모에게 버림받은 아이, 시력을 잃어버린 아이 등 여러 아이들이 어떻게 제네시스에 오게 되었는지와 제네시스에 와서 어떤 세상을 배우는지를 짧지만 강렬하게 각 챕터에 담아 놓았다. 세상이 곧 사라질 위기를 맞이하지만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이 살아가는 세상을 지키고자 했던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짧지만 여운이 길게 남는 책이다.


우리는 사랑해야 할 상대를 대부분 학교 안에서 찾아냈고 함께 있으려면 떨어지지 않기 위해 끝없이 노력해야 했으니까. 그게 몸에 배어 버렸잖아. 그러니까 너는 아마도 대피소로도, 대기권 밖으로도 가지 않고 마지막가지 우주 기상 통제국에 있었을 거야. 내가 돌아올 지구를 지켜주려고. 용감한 최세은 복도에서도 교실에서도, 내 앞에서도 울지 않고 늘 침대 안에서만 울었던 열일곱 살.
내 이야기 안에서 너는 남에게 뒷모습을 들킬까 두려워하는 달이 아니라 태양이 될 거야. 왕자님과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지는 못하더라도 지구에서 가장 용감했던 공주님으로 기록될 거야. 그걸 다 쓰고 나면 나도 아마 너를 만나러 가겠지. 달도 지구도 아닌 멀고 먼 곳으로. 나의 세계인 너를 만나러 갈 거야.


유리아가 회색 먼지로 뒤덮힌 지구를 바라보며 세은을 생각하면서 이야기 한 말이에요. 사랑해야 할 상대를 대부분 학교 안에서 찾아야만 했던 제네시스의 아이들. 슬프네요. 하지만 리아와 세은은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을 잘 찾은 것 같아요. 서로 사랑하니까, 지켜주고 싶으니까 더 생각하고 더 강인하게 살아야 하는 세은이와 리아의 모습이 보이네요. 달도 지구도 아닌 먼 곳으로. 리아의 세계인 세은을 만났을 때에는 세은이가 혼자 울지 말고 리아의 품에서 웃고 있으면 좋겠다는 상상을 조금 해봤답니다. 책을 막 읽을 때에는 '에잉 슬프잖아 ㅠ' 정도만 생각했는데 책을 다 읽고 첫 챕터를 다시 읽는데 눈물이 우다다다 쏟아지는 거 있죠... ㅠ 여러분도 꼭 다 읽으시고 첫 챕터를 다시 읽어보세요!



우리 다 좀 이상하잖아


가끔 그런 생각을 해요. 우리의 취향, 성격, 혈액형, 외모 심지어 지문까지 다 다른데 세상에는 정상이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요? 그냥 사람이다 정도를 공유하는 것뿐이지 전부 다르잖아요. 세상에 정상은 있을까? 정상이란 무엇일까? 제 결론은 그냥 다 적당히 이상하다 랍니다. 그냥 심하게 이상하지 말고 적당히 이상하게 살고 난 이상한 사람이니까 저만의 이상한 길이 있다고 생각해요. 그냥 나 할거 열심히 하자! 적당히 이상한 사람들끼리 잘 살아보자! 이런 느낌..?




우주는 캄캄하니까 자신은 갈 수 없다고 슈는 말했다. 땅만 더듬어도 길을 찾을 수 있다면 슈는 달에서는 길을 잃지 않을 수도 있었다. 진흙땅과 자갈밭과 모래밭을 구별해 가며 제자리로 돌아올 수 있었다. 아주 멀리 돌아오는 길이라도, 불가능은 아니었다. 같이 올 수 있었다면, 좋았을 텐데. 떠나보낸 미련이 한 바퀴 돌아 다시 리우의 가슴을 두드렸다.
다행이야. 내게 남은 빛을 너에게 줄 수 있어서.
슈 우리의 궤도가 평행선이 아니어서 다행이야. 평행선이 아니라면 하나쯤은 교차점이 있지. 우리는 그 보육원에서 교차점을 이루었고, 시간이 지나 다시 멀어졌다 해도 교차점이 있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아. 그 교차점이 누군가의 생을 구하기를


리우와 슈의 이야기예요. 저는 이 챕터가 세은, 리아 이야기 다음으로 와닿았답니다. 작중 등장하는 대부분의 아이들의 나이는 보통 10대 초 많아도 10대 후반이에요. 하지만 이들이 말하는 이야기는 전혀 아이들의 이야기 같지 않아요. 왜일까 생각을 해봤는데 상처가 많아서 인 거 같아요. 상처는 사람을 단단하게 만들거든요. 나이에 맞지 않게 행동하게 하고 큰일에도 담담하게 반응할 수 있게 만드는 게 크고 작은 상처라고 생각해요. 여기 등장하는 아이들은 사회라는 궤도의 밖에 위치해 있기에 현실에 부딪히며 많은 상처를 받았고 그렇기에 어른스러울 수 있다 생각이 들어요. 이 아이들의 입장에서의 현실은 녹록지 않거든요.

 


 

후견자가 없는 아이들. 밖에서 기다리는 사람이 없는 아이들. 지켜야 할 것은 오직 울타리 안에서, 스스로 만들어 낸 것뿐인 아이들은 어쩔 수 없이 합의했다. 함께 마지막을 맞겠다고.
쏘아 올리는 기도처럼 제네시스는 하늘을 향해 미사일을 발사했다. 아마 그건 조안과 어른들의 간절한 기도였을지도 모른다. 소행성을 공격해야 하는 날들이 더 오지 않기를 기원하는 기도. 비록 응답을 받지 못했더라도.


후견자가 없는 혼자인 아이들. 궤도의 밖에 위치한 아이들. 세상이 멸망한다는데 함께 마지막을 맞이해야만 하는 아이들. 기도는 어른이 하고 그걸 막는 건 아이들이네요. 궤도의 밖으로 보내놓고, 궤도의 밖에 위치시켜놓고 구원을 바라는 어른들. 어른들은 아이들을 구해주지 못했으면서 아이들에게는 세계를 지켜주길 바라는 모순 같아요. 물론 이야기에서는 이 사실을 아는 어른이 정말 적지만 그냥 뭔가 슬펐어요. 무책임한 어른의 이야기가 몇 개 생각났거든요.



만약 제가 깨어난다면 반드시, 반드시 소식을 전해 주시길 바랍니다. 제가 가장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에게. 매일 눈을 떴을 때 가장 먼저 보였던 나의 룸메이트에게.
기적처럼 너와 내가 다시 아침인사를 할 수 있기를. 세은은 메시지를 저장하고 부스 안에서 심호흡을 했다. 부스 밖으로 나가기 위해. 최후의 최후의 최후까지 싸우기 위해. 지구를, 미래를, 가능성을 빼앗기지 않고 버티기 위해. 뺏기지 말라고, 네가 그랬으니까. 나는 그 말을 평생 잊지 않았어.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이렇게 목숨을 바치는 저 간절함이 10대의 아이에게서 나올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떤 삶을 살아온 걸까 궁금하기도 하고요. 물론 작중에 소개된답니다. 하지만 뭔가 그 속에 디테일하게 들어가 보고 싶었어요. 저는 이렇게까지 어른스럽지 못하거든요. 10대의 소년 소녀이지만 생각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다들 저보다 어른스럽다 생각이 들어요. 저는 저 때 그냥 아이였거든요. 남의 불행을 보며 행복을 느끼지 말자. 이게 제 모토라고 하면 모토라고 할 수 있는 말인데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그걸 지키지 못했어요. 저 친구들을 비추어보면 저는 정말 편하게 자라왔거든요. 세은, 리아처럼 간절한 사랑을 하다 보면 저도 어른이 될 수 있을까요? 아니면 자라는 과정에서 상처를 받아야 하는 걸까요. 사랑이 사람을 성장시키는 걸까요, 상처가 사람을 성장시키는 걸까요?



작은 마음

궤도의 밖에서 나의 룸메이트에게... 여기서의 궤도는 무엇을 뜻하는 걸까요? 사회에서 차별받는 존재들? 아니면 리아가 정말 궤도의 밖에 위치하니까? 어떤 걸까 궁금해요. 저는 전자같이 느껴져서 제 독서록에도 그런 식으로 적었답니다. 저만 그런 건지 몰라도 이 책을 읽다 보면 계속 소수자분들이 생각나요. 성소수자, 장애인, 아동, 여성 의도하신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저는 그렇게 느꼈어요. 위에 독서록에서는 제네시스에 대해 안 좋게 뉘앙스로 이야기한 부분이 몇 곳 있지만 사실 제네시스는 '소수자들은 잘 못 해낼 거야'라는 어떤 프레임을 격파하는 장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궤도의 밖으로 위치된 이들이 결국에는 세상을 구하기 위해 노력하고, 그사이에서 사랑을 하며, 간절하게 소망해요. 서로를 지키고 모두를 지키고 싶다고. 이 아이들에게는 이미 세상의 프레임은 중요하지 않은 걸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이미 서로를 사랑하고 지키고 싶다는 그 간절한 소망을 실행하고 있으니까요.



궤도의 밖에서, 나의 룸메이트에게

이 책은 청소년, 어른들 모두에게 추천해 줄 수 있는 소설이에요.

저는 하루 만에 다 읽을 정도로 빠져들어 읽었답니다.

눈물도 조금 흘렸고요. 자신에게 세계를 만들어준 사랑하는 사람에게 쓰는

편지 같은 이야기 같다 생각해요.

나의 세계인 너를 만나러 갈게. 그리고 나도 너에게 세계를 줄게.

리아의 이야기 마지막 부분과 책 뒷부분에 있는 내용을 엮어봤답니다.

저는 리아와 세은의 이야기가 아직도 머리에 남아있어요.

지구도 달도 아닌 세계에서 만나 둘이 사랑하고 있으면 좋겠다~ 하며

책을 덮었답니다.​

누구나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이니 꼭 읽어보세요!

읽으면 조금은 성숙해지지 않을까요?

그리고 더 사랑해야겠다는 마음이 생길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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