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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땡요일 Jul 19. 2022

차라리 바다속으로 숨어버리고 싶어요.

나의 얕은 심연

요즘은 사는 게 별로 재미가 없어요. 뭐랄까 지친다고 해야 하나. 더 이상 살아갈 에너지가 없는 상태 같아요.


센터 가서 애들이랑 부대끼고 집에 돌아오면 남아있는 기운이 정말 100중에 10 정도 남아있는 것 같아요. 새로운 것도 없고 스트레스는 쌓여만 가고 해소는 안되고 집에서 한다는 건 책 읽기, 숙제처럼 하는 게임, 살찐 거에 스트레스받아서 하는 운동 정도밖에 없어요. 이마저도 억지로 살아있다는 느낌을 받기 위해 하는 거예요.


최근 몇 주 그런 생각이 드니 저도 번아웃인가 마음이 아픈 건가 싶은 생각도 들고 내가 지금 굉장히 지쳤구나 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그래서 아무도 모르게 숨어버리고 싶은데 지금은 그럴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에 어영부영 버티며 살고 있답니다.


가끔 그런 생각을 해요. 바닷속으로 숨어버리면 아무도 못 찾지 않을까. 그러다 조용히 사라질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생각 말이에요. 음 아니면 우주에서 숨을 쉴 수 있게 된다면 우주로 날아가서 떠다니다가 조용히 사라지는 상상 같은 거를 아주 가끔 해요. infp라서 그런 망상을 자주 하곤 한답니다.


죽고 싶다는 생각은 별로 안 하는 것 같아요. 안 살고 싶다를 더 많이 생각해요. 뭔가 죽고 싶을 만큼 큰 패닉이 온 것은 아니지만 에너지가 없어서 더는 살아가고 싶지 않은 아이러니 한 상황이랄까. 그냥 적당히 상황이 벗어날 정도로 에너지가 드는 계기가 와서 [그냥 지나가는 우울이었답니다] 라며 무기력의 감옥에서 벗어나고 싶어요.


뭐 어떤 사람들은 이런 무기력 때문에 지쳐있는 상태를 빠르게 벗어나려고 노력하지만 저는 뭐 그렇게 큰 노력을 들이는 편은 아니에요. 저 같은 경우에는 무기력에 감옥 속에서 폭풍 치는 수많은 감정들 속에 나를 푹 절이다 보면 감옥의 빈틈이 보이기도 하고 에너지가 나기도 하거든요.


에세이를 작성할 때는 뭐랄까 조금이라도 배울 점이 있게 써야 한다고 해요. 하지만 이번 제 글은 그냥 하소연일 뿐이네요. 그래도 저는 이건 확신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이 상황을 분명 이겨낼 거란 거예요.


제가 확신을 가질 수 있는 이유가 있다면 저는 살면서 이런 무기력과 우울에 빠져 허우적거린 경험이 많답니다. 그리고 잘 헤쳐 나온 경험도 충분히 있고요. 이렇게 무기력에 빠지면 그런 경험들과 과거에 열심히 살아온 소중한 추억과 기억들을 하나씩 잘 꺼내서 꼼꼼하게 읽어요. 그러면 좀 위안도 되고 힘도 나더라고요. '이렇게 열심히 살았다니 대단하다, 좀 쉴 때가 되어서 지금 이런가 보다, 충분히 쉬어야겠다.'며 말이에요. 이번 경험도 소중한 데이터가 되겠죠.


이 무기력의 감옥에서 작은 틈이라도 보이면 전 누구보다 멋지게 그 감옥을 부시고 다시 나올 거예요. 물론 다시 감옥에 수감될 수도 있겠죠. 제가 생각하는 삶은 그런 과정이니까요. 저는 원래 이런 기복이 심했던 사람이기도 하고 저에 대한 믿음도 있기에 저는 이 상태를 분명 벗어날 수 있을 거예요.


지금처럼 적당히 어영부영 살다 보면 이 감옥을 탈출할 수 있을 거고, 또다시 갇히게 되고 다시 벗어나며 어른에 한 발짝 다가가고 싶네요. 적당히 버티고 적당히 무기력하고 적당히 쉬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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