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18KR
드디어 1등을 해 보는구나!
새벽 도착 예정이던 나의 비행기는 무슨 능력을 발휘했는지 한시간이나 일찍 땅을 밟았다. 보통, 비행기 좌석벨트 등이 꺼지기도 전에 탁탁 벨트를 푸는 한국사람들이 이 날은 왜인지 모두들 느릿느릿, 천천히 자리에서들 일어나 짐을 챙기고 옷을 추스르고 하느라 바빴다. 하기 안내가 끝났는데도 기내가 차분했다.
마침 나는 비교적 앞줄에 있었다. 기내용 작은 가방에 백팩을 메고 비행기 문 앞쪽으로 천천히 갔다. 아, 1등으로 내렸다.
새벽 3시의 공항은 한산했다. 비행기에서 내려 걸어나가는 길, 내 앞에 아무도 없으니 어색했다. 에스컬레이터는 내가 새롭게 한 발 밟아주길 기다리고 있었다. 주황빛, 푸른빛, 은은한 조명이 반기는 것 같았다. 새로운 행성에 도착한 첫 번째 우주비행사처럼 한발 한발이 설레었다. 룰루랄라, 여유 있게 출구를 향해!
새벽 시간 입국장을 향해 가는 길, 공항은 한산해 보였고 불은 밝아 따스했다.
영원한 2등 인생, 드디어 오늘 1등을 해 보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