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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케빈 Feb 16. 2024

나는 행복한 사람

회사를 정리하고 차츰 한가해지기 시작해졌습니다. 처리해야 할 일들을 순서적으로 처리해 가면서 새로운 충전의 시간을 가져보려 했습니다.

그런데 남는 시간들이 쉼과 충전이 아니라 무력감과 왠지 모를 불안함만 점점 심해지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몇일 행복이란 주제로 남들이 알려주는 답을 찾아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들이 알려주는 답들이 전부 애매모호한 것들이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지금보다 돈을 더 가지면 행복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지금은 내게 없는 것입니다. 정답이 아닌 것입니다.

연예인이나 부자들이 더 불안함을 느낍니다. 그들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지지 못한 돈과 명예를 얻었음에도 오히려 일반인들 보다 더 불안함을 느낍니다.

 

행복이 뭘까? 한동안 답을 찾았습니다.

옛날에 어떤 왕이 사냥을 하러갔다가  길을 잃고 헤매다가 산속에서 오두막집을 발견했다고 합니다.

 

다 죽어가던 왕에게 주인집 딸이 급히 따뜻한 우유를 주어 마시고 정신을 차렸는데 세상 어떤 음식보다도 더  맛이 있고 갑자기 온몸에 생기가 도는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우유 한 잔의 가치 

 

왕이라면 항상 산해진미로 대접을 받습니다. 우유는 거의 입에도 대지 않던 음식이었는데 목숨이 경각 간에 달렸을 때 그 우유 한 잔은 세상 어떤 음식보다도 맛있고 목숨을 살려주는 귀한 음식이었던 것입니다.

 

지금 내게 주어진  것들 모두가 귀하고 값진 것들이었습니다. 

필리핀 시골에서 오래 살아 보았지만 국민들 대부분이 정말 찢어지게 가난한 나라들이 정말 많습니다. 전쟁으로 목숨이 경각 간에 달린 사람들도 아주 많습니다.

 

내가 하찮게 여기던 것들이 그들에게는 목숨과 바꿀 정도로 귀한 것들이란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나도 그들과 같은 환경에 처할 수 있었겠지요. 내가 아프리카에 태어났더라면 지금 나는 어떻게 살고 있을까요? 굳이 이런 비유를 들 필요는 없겠지요.

 

행복은 언제나 내 곁에 있었습니다. 그러나 수많은 사람들이 끝내 찾지 못하는 답이기도 합니다. 인간의 본성이 욕심을 기초로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내가 차려주는 따뜻한 밥상이 얼마나 귀한 음식인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내게 주어진 쉼의 시간들도 정말 소중하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오늘도 먹고살기 위해 잠도 줄여가며 살아가는 분들이 수 없이 많기 때문입니다.

 

계속 아내에게 밥을 얻어먹다 보면 다시 감사함을 잊어버릴 때가 오겠죠,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그래왔었으니까요.

 

오늘 아내가 차려준 밥상을 받고 다시 한번 감사함을 되새겨 보았습니다. 

그리고 오늘부터는 커다란 저금통을 준비해서 낭비하려는 생각이 들 때마다 푼돈이라도 저금을 해보려 합니다. 

 

우유 한 잔이 정말 필요한 사람들이 이 세상에 너무 많기 때문입니다. 

 

사실 작년부터 보육원을 졸업하고 홀로서기를 하는 친구들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 세상에서 부모에게 버림받고 홀로 자립을 해나가는 친구들에게 희망이 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정작 제 자신은 그런 형식적인 도움을 주면서 나름 위안을 받았던 건 아닌지 뒤돌아 봅니다.

 

이젠 내게 주어진 모든 것들을 귀하게 여기고 감사함을 되새겨 보려 합니다. 낭비를 하려는 마음이 생기면 저금을 하겠습니다.

 

정말 우유 한 잔이 필요한 이웃에게 행복을 찾아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또한 나의 행복입니다.

 

원망과 분노로 가득찬 세상입니다. 유튜브에는 고생하지 않고 일확천금을 하는 방법들이 넘쳐 납니다. 정치인들이 하는 행동들을 보면 낯이 뜨거울 정도입니다.

 

나는 정말 축복받은 사람이었습니다. 내 욕심 때문에 알지 못하고 살았을 뿐입니다.

내게 주어진 모든 것들을 귀하게 여기며 살겠습니다. 내게 귀한 만큼 더 필요한 이들도 돌아보겠습니다.  

행복은 항상 내 곁에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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