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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shley Lim Dec 24. 2020

Forgiveness, 용서에 대하여

My personal thoughts on forgiveness

작년 5월, 아버지가 위독하셔서 호주에서의 삶을 접고 한국으로 돌아왔어요.

6개월에서 1년 본다고 병원에서는 그랬지만, 3개월 만에 돌아가셨죠...

10대 전에는 아빠가 너무 어렵고 무서웠고,

10대에서 20대에는 아빠랑 사이가 안 좋았어요.

이유를 이야기하자면 신파 소설을 쓸 수도 있겠지만 결론적으로 내가 생각하는 아버지라는 상에 아빠가 부합하지 못했던 것 같아요.

아빠한테도 저는 힘든 딸이었어요. 많이 어렵게 했어요... 미워하는 만큼 도도했었거든요.


나와 아버지의 관계의 책임은 오로지 나보다 훨씬 어른이자 아빠인 당신에게 있다고 생각해왔습니다. 그때가 이미 20살 중후반이었던 것 같아요. 이미 성인 된 지 한참이였는데 그렇게 책임전가만 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고 부끄러웠죠.


아버지도 한 인간일 뿐이고,

나도 이제 어른인데,

언제까지 아빠한테 우리 관계의 책임을 지라고 할 것인가,

나는 얼마나 노력했왔나...


그리고 배우게 된 것이 용서, forgive라는 단어였습니다.


FOR + GIVE


단순한 기브(give) 보다 훨씬 더 적극적이고 포워드(for)한 기브입니다. 조건 없이 다 주는 거죠.


아빠와 나의 관계에 내가 책임을 지기로 했을 때 비로소 아빠한테 마음을 열 수 있었고, 그동안 못되게 굴었던 딸로서 용서를 구했고, 아빠의 과거 실수들에 대한 원망을 용서할 수 있었어요.


그렇게 아빠와 저는 새로운 관계를 만들 수 있었고, 정말 편해졌습니다. 그전까지는 생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는데 참 감사합니다. 그동안 내 마음 한구석에 존재해왔던 어두움이 없어졌고, 아빠도 그러셨어요.


Bob Proctor 가 용서의 법칙(Law of forgiveness)에서 말하기를,



우리가 삶에서 행복하기 위해서 반드시 버려야 할 2가지 감정들이 첫 번째, 원망(resentment)과 두 번째, 죄책감(guilt)이라고 합니다.



매일 되새기는 말입니다. 누군가를 원망할 만한 마음이 들려고 하면, 바로 비우려고 노력해요. 실수를 했다면, 스스로를 용서하려고 노력합니다.


이건 남에게 해를 가해놓고, 마음 편하게 스스로 용서하라는 이야기와는 달라요.

성인군자가 되어서 모든 이들을 용서하라는 이야기도 아닙니다.


다만, 제가 짧게나마 이해하는 삶에서 ‘용서, forgiveness’란 조금 더 세상의 순리에 따르기 위한 적극적인 선택이며, 깨어있는 사람의 자세라는 결론입니다.


오늘도 생각해 봅니다. 내 마음에 조금이라도 담아두고 있는 원망이 있는지, 내가 저지른 실수에 대한 죄책감이 있는지… 그러면 용서하고, 용서가 잘 안되면 다음날 또 용서하고… 그래야 새로운 결과와 내일을 만들 수 있다고 믿습니다.


진정한 용서란 어떤 것인가?


누군가를 용서했다면 그 용서의 대상을 생각할 때, 내가 아끼는 사람마냥 축복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for+give, 전적으로 준 것이니까요. 만약에 그 대상이 나한테 해를 가한 것이 있다면 그런 행동을 반복하도록 두라는 말은 아닙니다. 반복하지 못하도록 선을 긋거나 멀리할 수 있지만, 이미 일어난 일에 대해서 내 원망의 마음, 또는 그런 일이 벌어지도록 만든 어떤 나의 후회되는 태도에 대한 죄책감을 용서하라는 거죠.


누군가를 원망하고, 스스로를 자책하는 것만큼 독이 되는 일이 없습니다.    


이렇게 따지고 보니... 제가 전남친을 생각할 때 약간의 껄끄러움이 남아 있는 걸로 보아서 온전한 용서를 하진 않은 것 같다는... ㅋㅋㅋ 아직 많이 부족합니다.


엊그제 생일을 엄마와 동생, 셋이 보내면서 아빠 생각이 많이 들었고, 용서라는 이야기까지 나오게 되었네요.


혹시 가족 중에 마음 편하지 않은 관계가 있다면, 이 글에서 새로운 방향과 가능성을 발견하길 소망합니다. 20대의 저는 간절했었으니까요.


애슐리 XO


P.s. 해피 할러데이~! :)


#용서 #보고싶네요아빠 

#사랑해요아빠 #편히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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