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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냥이 Aug 21. 2023

월 2회 휴무. 월급 103만 원

고졸 무경력에서 사장님이 된 현생 스토리.

월 2회 휴무. 월급 103만 원.
저 말도 안 되는 근무조건과 월급으로 일을 했던 사람. 바로 나다. 

 때는 2012년. 당시 갓 20살이 된 나는 어려운 집안 형편에 대학 진학을 1년 미루기로 하고 우선 등록금을 

벌기 위해 사회생활을 시작하게 되었다. 서울에  이런 집 이 다 있나 싶을 정도의 반지하에서 하루하루 불편한

잠을 청하던 시절. 그래도 성인이 되었으니 이제 돈을 벌 수 있다는 희망에 가득 차 있었다. 

주 2회 휴무도 아닌 월 2회 휴무라니. 23년도엔 근로기준법 위반으로 채용공고도 등록할 수 없는 내용의

근무조건이었지만, 아무런 경력도 없는 나에겐 매월 월급을 받을 수 있는 소중한 직장이었다. 


 월급 103만 원이라고 적었지만, 대충 생각나기론 103만 몇 천 원 정도 입금이 되었던 걸로 기억한다.

회사 제일 말단 사원. 제일 적은 월급을 받던 내가 약 10년 사이에 어떻게 사장님 소리를 듣게 되었는지,

무슨 노력을 했고 어떤 기회를 잡았는지 그 희망적인 이야기를 풀어내 보려 한다. 


주경야독. 잠은 죽어서 자는 거야

 새벽 5시 30분 출근 오후 3시 퇴근.

 오후 5시 30분 수업 시작 11시 하교. 

 이 살인적인 스케줄을 소화하던 나의 20대 초반은 지금 생각해 보면 대체 어떻게 버텼는지 의문이다. 

지금이야 영웅의 무용담처럼 이야기하지만, 당시엔 지친 몸으로 어둑한 새벽에 눈을 뜰 때마다 악에 받쳐 이 악물고 출근 준비를 하던 서러운 시절이었다.  비단 20대 초반뿐 아니라 가세가 기울던 중학교 시절쯤부터 생활비와 용돈걱정 집안 살림걱정을 안 할 수가 없었다. 

 다행히 해가 바뀔수록 형편은 점점 나아졌다. 그게 바로 내가 새벽에 눈을 뜰 수밖에 없는 이유였다. 

 그동안 그래 왔듯이 올해가 가고 또 내년이 지나 후년이 찾아올 땐 지금보다 훨씬 나은 형편이 되어있을 것이란 확신이 있었다. 그리고 그 확신은 현실이 되었다. 이 악물고 일어나 출근을 하고 등록금을 벌어 대학교를 졸업하고 치열한 사회에 뛰어들었던 10년의 시간을 지나왔다. 그리고 지금은 주말 오후 여유롭게 커피 한 잔을 즐기며 노트북을 켤 수 있는 30대가 되었다. 분명 더 나아질 거란 스스로의 마음가짐이 얼마나 중요한지 많은 사람들이 알게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왜 그렇게 열심히 해?

 학창 시절 생활기록부를 보면 선생님이 써주시는 말씀엔 항상 솔선수범과 책임감이 빠지지 않고 등장했다. 난 언제 어디서든 솔선수범하고 내가 맡은 일엔 책임감을 가지고 마무리하는 그런 성격이었다. 그리고 이것은 나를 살게 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현실이 시궁창이어도 내 손에 떨어진 일은 어떻게든 끝내야 했고, 남들이 하기 싫은 일은 그냥 내가 했다. 네가 하니 내가 하니 그런 실랑이를 할 시간에 빨리 처리하는 게 속편 하다. 이런 나를 좋지 않은 시선으로 보는 이들이 많았고, 그 시선은 생각보다 가까운 주변인들에게서 느껴지곤 했다. 

왜 그렇게 열심히 하냐, 왜 그렇게 열심히 사냐, 너는 정말 열심히 산다.
내가 듣기 싫은 말 중 하나이다. 나는 그냥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했을 뿐이다.

성실과 기본에 충실함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 중요함은 경험해 본 사람 만이 알 수 있는 일이다. 

그 성실함은 나에게 많은 기회를 안겨다 주었다. 내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본 직상 상사, 책임감을 가지고 일하는 모습을 지켜본 직장 동료, 나를 응원하던 친구들. 

기회는 보통 뜻밖의 상황에 갑자기 찾아오고, 그 기회는 그동안 쌓아온 내 인생이 만들어 준다고 생각한다. 

내가 만약 성실하지 못하고 한량처럼 살았다면, 좋은 기회가 있을 때 주변에서 과연 나를 찾아줄까? 

절대 그렇지 않다. 기회는 내가 느낄 수도 없이 다른 사람에게 흘러가 버릴 것이다. 


추! 나랑 같이 일하자! 추 일하는 거 보면 분명 다른 일도 잘할 거야!

 지금은 몇 개의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전 직장 동료가 내게 해준 말이다.(추는 내 별명이다.) 그 어려운 코시국에 선뜻 월급 줄 테니 같이 일하자는 직장동료라니! 내 월급은 본인이 다른 데서 일을 해서라도 챙겨줄 테니 우선 같이 해보자는 말에 나는 감동과 의아함을 동시에 느꼈다. 동료의 말은 이러했다. 회사에서 일하는 모습을 보니 일도 너무 잘하고 뭐든 열심히 하는 모습에 이런 사람은 다른 일을 해도 분명 잘할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고 했다. 코로나 직격탄을 맞은 우리 회사는 언제 다시 영업 재개를 할지 기약이 없었고 돌파구를 찾던 동료는 사업을 시작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리고 사업장을 맡아줄 직원이 필요했는데 제일 먼저 내가 떠올랐다고 했다. 그렇게 나는 동료를 사장님이라 부르며 새로운 일을 시작했고, 우린 시작 6개월 만에 업장을 5개로 늘리는 쾌거를 이루었다. 


 이렇듯 평소에 보이는 내 모습이 새로운 기회를 가져다주고 그 기회는 나를 성공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많은 경험과 깨달음 속에서 성장하는 이들은 내가 하는 말이 무슨 뜻인지 분명 이해할 것이다. 이해가 안 된다 하더라도 괜찮다. 이제 시작하면 되니까. 나는 브런치스토리를 통해 내가 겪었던 사회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써보려 한다. 힘든 시간을 지나온 내가 비로소 갖게 된 여유로운 생활을 누군가와 공유하고 싶다. 인생을 대하는 태도가 어떤 결과를 불러일으키는지 모두 알게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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