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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루에 Apr 03. 2021

아빠와 엄마가 작가 되기

나는 아이들에게 아빠와 엄마가 책을 읽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책과 가깝게 만들어주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나도 대학교에 다닐 때 까지는 특별히 책을 많이 읽는 사람은 아니었다. 책을 많이 읽게 된 시기는 공익근무를 할 때부터였다. 구청에서 근무할 때 도서관이 있었는데 거기서 하나 둘 책을 빌려 읽다 보니 책 읽는 재미가 생기게 되고 당시 가장 관심이 있던 자기 계발과 재테크 관련 책들을 전부 다 읽게 되었다. 그리고 대학교 때 선배의 추천으로 읽게 되었던 무라카미 하루키의 다양한 소설책들도 모두 다 빌려서 읽게 되었다. 그리고 그때부터 나도 작가가 되고 싶다는 꿈을 갖게 되었다. 


다시 대학교에 복학을 하고 정신없이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하면서 한동안 책을 읽지 못하다가 다시 책을 가까이하게 된 것은 회사에 있는 행정자료실을 이용하면서부터이다. 다양한 분야의 신간 책들이 들어오면 가장 먼저 예약해서 빌려 읽었고 일 년 동안 가장 책을 많이 읽은 직원으로 선정되어서 문화상품권을 선물로 받은 적도 있었다. 승진을 해서 약 40일 정도 연수원에 들어가 있을 때도 내가 가장 즐겨 머무르던 공간이 자료실이었다. 몸과 마음이 편하다 보니 더 집중도 잘되고 책의 내용들이 머릿속에 잘 들어왔다. 


책을 많이 읽어서 도움이 되는 것은 회사에서 새로운 업무에 대한 기획을 하고 보고서를 만들 때이다. 처음에는 알지 못했는데 직급이 올라가면서 중요한 현안업무를 맡게 되고 짧은 시간에 보고서를 만들어 의사결정을 받아야 하니 문서의 기획력과 문장력이 굉장히 중요해지는 순간이 많았다. 급할 때마다 바로 머릿속으로 목차를 구성하고 주요 내용들을 문서화하여 상사에게 보고를 하면 주변 동료들이 어떻게 그렇게 빨리 글을 쓰는지 부러워하곤 했다.


결혼을 해서 아이가 어느 정도 자라고부터는 아이에게 책 읽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서 주말이면 잠깐이라도 책을 읽곤 한다. 그리고 작년부터는 브런치를 통해 드디어 꿈에 그리던 작가의 호칭을 얻게 되었고 아내와 아이들에게 가장 먼저 자랑을 하였다. 내가 발간한 브런치 책들도 아이들에게 보여주면서 글을 쓰고 작가가 되는 것이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었다. 부족하지만 노력하는 아빠의 모습을 통해 나의 아이들도 책을 항상 가까이하고 자신의 이야기를 글로 쓸 수 있는 작가의 마음을 품게 되길 바라본다.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다니기 시작하면서 작은 노트북을 하나씩 사주었다. 갖고 싶어 했던 노트북으로 무엇을 하나 관찰해보았더니 평소 가장 좋아하는 영상을 유튜브로 보기도 하지만 글을 쓰는 모습을 가끔씩 볼 수 있었다. 평소에 내가 노트북으로 글을 쓰는 모습을 봐서인지 어떤 프로그램으로 글을 쓰는지 물어보고는 어느 날부터 자신의 이야기를 조금씩 글로 쓰고 있었다. 


첫째 아이는 이제 친구들과의 관계가 가장 큰 관심사인 만큼 친구들과 함께 보냈던 시간, 앞으로 함께 하고 싶은 일들에 대해 글을 쓰고 있었고, 둘째 아이는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설레는 마음과 살짝 두려운 마음을 함께 담아 글을 쓰기 시작했다. 이제 글 쓰기의 첫 시작이지만 아이들의 그러한 습관이 조금씩 쌓여서 언젠가 소중한 자신만의 책이 탄생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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