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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의 허락도 필요하지 않은

by 오소영

어젯밤엔 드라마 '자백의 대가'를 시작해서 4화까지 집중해서 보다가 새벽이 되어 겨우 멈추고 잤다. 영화나 드라마를 집중해서 볼 수 있게 된 지 오래되지 않았다. 우울증이 심할 때는 내가 너무 거대해서 아무것도 볼 수도 들을 수도 없었다. 책은 펼치면 한 줄을 연거푸 읽다가 포기하곤 했다. 그러던 내가 영화를, 드라마를, 책을 볼 수 있게 되었다. 독서 기록 앱을 보니 2020년 4권으로 시작해 2025년이 아직 끝나지 않은 지금 19권으로 늘어나서 정말 기쁜 마음이 들었다.


어떤 일이 해결되어야 내가 나아질 거라고, 나에겐 그것이 없으니 잘 될 수가 없는 거라고 생각하곤 했다. 지금은 그런 생각들이 얼마나 잘못된 것이었는지 안다. 그 생각에 맞는 부분이 있다고 해도 생각에만 매달려 있으면 움직일 힘조차 써버리고 마니까. 난 한 자리에 꾸욱 눌러앉아있는 것은 잘 하지만, 그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움직이는 건 아직도 익숙하지 않다. 수많은 실패와 좌절의 흔적이 아직도 날 무겁게 한다. 하지만 살짝 눈을 돌리면 무거운 다리로도 갈 수 있는 길들이 아직 날 기다리고 있다는 걸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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