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극히 개인적인 미라클 모닝

2025년 4월 1일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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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을 처음 시작했을 때는 몸이 너무 힘들었다. 퇴근하고 1층으로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에서 주저앉았고, 작업실에 돌아와서는 쓰러져서 저녁때 일어나곤 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었고, 내 몸도 일에 적응해 나가기 시작했다. 퇴근을 하고도 걸을 수 있었고, 낮잠을 자는 횟수도 줄었다.


일에 완전히 적응하면서 하게 된 가장 긍정적인 일은 아침 시간을 활용하는 것이다. 일을 시작한 직후에는 9시쯤 일어나서 씻고 옷을 갈아입은 뒤 작업실에 들러서 가방을 두고 잠시 드러누웠다가 출근했다. 일을 시작하면 여섯 시간 동안 거의 앉을 수 없으니 출근 전까지는 잠깐이라도 더 누워 있으려고 노력했다.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몸이 버티지 못했다.


일에 적응하면서 출근 직전까지 누워있지 않아도 되는 몸이 만들어졌다. 같은 시간 일을 해도 적응을 완료하니 다리나 허리가 덜 아팠다. 아침에 일어나는 시간도 조금씩 빨라지면서 나만의 '미라클 모닝' 챌린지를 시작했다. 9시보다 한 시간 앞당겨 8시에 일어나면서 아침 시간을 확보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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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8시에 일어나는 미라클 모닝이 어디 있나, 싶을 수도 있지만 '미라클 모닝'이라는 건 지극히 개인적인 것이다. 몇 시에 일어나는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는지가 중요한 것이다.

작업실에 도착하자마자 음악을 튼다. 문을 여는 동시에 재생을 시작해야 최대한 많은 곡을 들을 수 있기 때문에 엘리베이터에서부터 유튜브 뮤직 어플을 켜둔다. 처음으로 트는 앨범은 작년에 나온 태연의 [Letter To Myself]다. 첫 트랙을 듣는 순간 눈물이 날 정도로 좋아서 매일 돌려 듣고 있다. 특히 아침을 여는 앨범으로 아주 적당하다.


아침에는 주로 그림을 그린다. 그림을 조금이라도 그리다가 출근을 하면 일을 하는 동안에도 그림 생각을 하게 된다. 아니면 글을 쓰다가 가는 것도 좋다. 한 줄을 쓰고 출근하면 일을 하는 동안 머릿속에서 글이 완성되어 있다. 일단 시작을 하고 나면 머릿속에서 생각들이 부딪치면서 어떻게든 굴러간다. 주로 설거지나 재료 썰기 같은 단순 반복 작업을 하는 동안 머릿속에서 무언가가 만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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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 직전까지 아침을 여는 음악은 항상 태연의 [Letter To Myself]였다. 다음으로 듣는 음악은 날마다 다르지만 아이브의 [IVE EMPATHY], 민니의 [HER], 우기의 [YUQ1] 같은 앨범을 많이 들었다. 주로 K-POP 여자 아이돌 음악을 들었지만 한국 힙합을 틀 때도 있었다. 태연의 앨범을 매일 듣기 전에는 ASH ISLAND의 ‘OST’가 첫 곡이었던 때도 있다. 유튜브 뮤직이 추천해 주는 대로 들을 때도 있지만, 출근 전까지 들을 수 있는 곡의 수가 한정되어 있다 보니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곡들을 고르게 된다.


아래는 퇴사 전 마지막 일주일 동안 들은 나의 아침 시간 플레이리스트다. 오래오래 기억하고 싶어 적어 놓는다.


3/24(월) : 8시 25분 작업실 도착

[Letter To Myself] - TAEYEON

[IVE EMPATHY] - IVE

Nothing - KISS OF LIFE

해야 - IVE

Love Love Love - VIVIZ

Flowers - aespa

Forever - BABYMONSTER

Panorama - 아이즈원


3/25(화) : 8시 25분 작업실 도착

[Letter To Myself] - TAEYEON

[Fire] - 스윙스

[리버보이] - ZENE THE ZILLA

부재중전화 - ZENE THE ZILLA

마지 - SINCE

Lonely - ASH ISLAND

Me - TOIL

Ex - Leellamarz


3/26(수) : 8시 19분 작업실 도착

[Letter To Myself] - TAEYEON

[YUQ1] - YUQI


3/27(목) : 8시 03분 작업실 도착

[Letter To Myself] - TAEYEON

[IVE EMPATHY] - IVE

[독립음악] - 최엘비

Radio - Beenzino

같은 옷 - DON MALIK

City - Owen

VIVID - JUSTHIS


3/28(금) : 8시 21분 작업실 도착

[Letter To Myself] - TAEYEON

Sticky - KISS OF LIFE

쉿(Shhh) - KISS OF LIFE

[IVE EMPATHY] - IVE

LOVE DIVE - IVE

생각이 나서 - ASH ISLAND

Stay This Way - fromis_9

SMiLEY - YENA

MANIAC - VIVIZ

Dolphin - 오마이걸

ONE SPARK - TWICE

Girls Never Die - tripleS


3/31(월) : 8시 33분 작업실 도착

[Letter To Myself] - TAEYEON

[IVE EMPATHY] - IVE

Sticky - KISS OF LIFE

Blue Flame - LE SSERAFIM

Prologue - aespa

Love Me Like This - NMIX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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