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WonNee May 12. 2022

21년 5-6월, 시리즈 <마인>, <로스쿨>

막장드라마와 법정 드라마

20210530~20210605 


<마인 1,2> (2021, tvN, 백미경 작가)

막장이다. 이런 드라마는 수다 떨면서 보는 게 맛이다.

밖에서 지친 하루를 보내고 들어온 날,  와인 한 잔 들고 누군가와 수다 떨면서도 내용을 모두 따라갈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 드라마는 다른 드라마처럼 커트가 많지 않아서 좋다. 프로덕션 디자인과 의상에 과하게 힘을 주었기 때문이리라. 그 면을 강점으로 내세운다는 연출 전략 괜찮다.  그리고, 김서형과 이보영을 보는 재미가 있다. 김서형이 자꾸 보고 싶어지는 드라마. 


'넘지 않아야 할 선을 넘은 사람들의 이야기' 콘셉트 명확하다. 


<마인 6, 8>  

초반부에 강자경을 미친년처럼 만들고, 김서형을 피도 눈물도 없게 만들었다. 하지만 김서형의 캐릭터는 어딘가 자애로운 모습이 있다. 후반부로 갈수록 이보영이 단순히 착하지만은 않은, 모성애 강한 엄마로 변한다. 현시점에서 이보영의 모성애는 논란의 여지가 충분하다. 강자경이란 생모가 눈앞에 있지만 기른 정을 강조한다는 점은 입양부모와 생부모의 대결로 보일 여지가 있다. 다만, 현시점에서 모성을 강조하는 사회분위기상 이보영은 모성 강한 양모의 역할을 자처한다. 


이번 회차에서 독특한 지점은 강자경이 아이를 달라고 강력하게 말하면서도 이보영의 내조를 하는 장면들에 있다.  강자경이 단순히 나쁜 여자가 아니었고,  한지용이란  미친놈 때문에 저렇게 안타깝게 된 것이라고 관객을 이해시킨다. 시청자들은 강자경에게 연민을 느낀다. 그렇다고, 강자경이 애를 데려간다면 주인공 이보영에게는 용납되지 않을 일이다. 그러면 가능한 대안은 강자경과 이보영이 함께 애를 기르는 것. 그리고 아빠인 한지용은 이 가족에 존재하면 안 된다. 정말 미친놈처럼 나오니까. 결국 가장 악한이 죽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하는데... 정말 결말이 그렇게 될지 궁금해지네..

그렇게 흘러가면 소위 말하는 정상가족의 틀을 희한하게 벗어난다. 아무리 tvN이라도 이렇게까지 할 수 있을까 궁금하긴 하다. 국민의 정서 운운하면서 가능한 대본의 방향은 이렇다. 한지용과 강자경이 죽고 이보영이 아이를 혼자 기르고 김서형이 이를 전폭적으로 지지한다.  이 방향이 가장 보수적이고 안전한 선택으로 보이긴 하는데 말이다. 


김서형은 이런 막장 집안 소재에서 독특한 캐릭터이다. 

며느리이면서 이 집안의 후계자를 노리는. 그리고, 대안 여성(?)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다. 

물론 ‘넘지 않아야 할 선을 넘은 사람들’로서의 역할은 동성과 사랑에 빠진 것. 그 부분을 작가가 내용적으로 얼마나 크게 다룰지 모르겠다.  넘지 않아야 할 선을 넘은 김서형은 자리를 고수하기 위해 나머지 부분에서 최선을 다한다. 사랑의 영역 뺀 나머지 영역의 선을 모두 넘으면서 이 집안에 도전하고 있다. 

한지용에게 도전, 집안의 시스템을 장악한다. 

아주 흥미로운 캐릭터다. 


<로스쿨 >  (2021, JTBC 드라마,  서인 작가 )


이만호 캐릭터가 꼴 보기 싫지만, 정말 중요한 요소이다. 

이만호가 없다면 이 드라마는 줄기가 모호해진다. 이만호 혼자 줄기를 붙들고 가느라 고생이 많다. 


초반에 양종훈 교수가 살인을 했느냐는 쟁점은, 한준휘가 범인인가, 강솔 B가 범인인가로 옮겨진다. 그 후 정예슬과 유승재가 과연 증인이 되어 양종훈의 무죄를 밝혀줄 수 있느냐로 옮겨가고, 정예슬의 데이트 폭력 피해가 얼마나 하찮게 취급받을 수 있는지로 연결된다. 오늘 본 12화의 데이트 폭력 국민참여재판 에피소드는 상당히 호불호가 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요즘 같은 시점에 로스쿨 애청자와 증오자로 나뉘는 계기가 생기지 않았을까? 그럼에도 작가들은 이 부분을 꼭 다루고 싶었던 것 같다. 

어쨌건 이 드라만의 줄기는 양종훈의 무죄가 밝혀지느냐가 외적 갈등이지만, 내적으로는 법치주의가 가능한가의 얘기로 볼 수 있다. 

법치주의 가능성을 위협하는 자들은 안타깝게도 법조인과 국회의원으로 나라의 핵심 대변인들이다. 

그렇게 본다면, 이 드라마는 공정한 법을 원하는 국민들과 나랏님들의 싸움이 된다. 


<로스쿨 15화>

드라마 절정을 위한 치트키로 쌍둥이를 사용했다.

강솔 A의 쌍둥이 언니 존재는 언젠가 등장해야 할 그림자유령이었다.

15화에서 임팩트 있게 등장한 쌍둥이 언니는 엔딩에서 강솔 A로 밝혀지며 끝난다.

클라이맥스적 효과를 위해 사용되었기 때문에 아직도 쌍둥이 언니의 존재는 남아있다.

떡밥을 회수하기 위해서 쌍둥이는 나와야만 한다.

스토리적 이유- 계속해서 언급되므로.

매체적 이유 - 관객들은 한 배우의 상반된 캐릭터를 보는 재미를 느낀다. 짧은 자극이다. 그리고 한 프레임 안에 한 배우가 둘로 재현된 장면이 '진짜 같을지' 궁금하니까. 



작가의 이전글 21년 11월, <세 번째 살인>, <휴머니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