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콘텐츠를 기획할 때 중요한 것

재재, 신사임당 같은 인터뷰어가 없을 때

by OE


인터뷰 포맷의 유튜브 콘텐츠를 제작한 경험이 있다. SNS에서 갓 주목을 받기 시작한 크리에이터를 대상으로 한 콘텐츠였다.


작가로서 인터뷰 대상을 취재하고 사전 질문을 뽑아내는 업무를 담당했다. 게스트가 섭외되면 그 사람의 틱톡,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SNS 채널은 기본으로 샅샅이 훑었다. 인터뷰이가 SNS 개설하며 첫 업로드한 게시글부터 최근 것까지 그가 남긴 모든 발자취를 거슬러 올라갔다. 콘텐츠 기획 특성상 SNS 게시글의 댓글 반응도 일일이 확인해야 한다. 질문 소스를 긁어모으는 셈이다. 그야말로 맨땅에 헤딩이다. 사전 질문을 얼추 정리하면 게스트에게 메일 혹은 카카오톡으로 질문지를 전달한다. 게스트와 추가로 커뮤니케이션하는 과정은 제작 여건상 생략했다.


첫 번째 인터뷰이에겐 무려 30개 사전 질문을 전달했다. 부담스러우셨으려나?


촬영 전까지의 과정이 다소 단출해 보일 수 있다. 놀랍게도 게스트는 촬영 당일에 처음 만난다. 규모가 큰 조직에서 많은 제작비를 들여 만드는 프로그램이라면 게스트와 사전 미팅을 하고 사전 인터뷰도 진행하며 오고 가는 피드백이 있겠으나 우리는 그럴 수 없었다. (팀장에 따르면) 비교적 적은 제작비로 (콘텐츠가 실패해도 부담이 없도록) 레퍼런스를 생산하기 위해서였다. 이는 콘텐츠 제작자 입장에서 양날의 검이다.


콘텐츠의 성패가 전적으로 '현장'에 달려있어서다. 더군다나 전문 MC가 아니고 인터뷰어도 일반인에 가까운 제작 여건이라면 제작진의 역할이 실로 두드러진다. <문명특급>의 재재 혹은 <튀르키예즈>의 이용진이라면 MC 한 명이 죽어가는 분위기도 되살릴 거라는 믿음이 있겠으나 애석하게도 우리 콘텐츠의 MC는 그렇지 않았다. 제작진과 게스트와의 케미스트리가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다.


결국 게스트와의 케미는 제작진 하기 나름이다. 촬영 들어가기 앞서 게스트와 티타임을 가장한 아이스브레이킹을 10분만이라도 갖기를 추천한다. 현장에 게스트가 도착하면 질문지를 함께 훑으며 관련 에피소드를 다시 꺼내보는 시간을 가졌다. 나의 경우 작가라는 포지션이 주는 이점이 있었다. 사전 질문을 뽑아내는 과정에서 게스트의 일거수일투족을 강제 숙지했기 때문이다. 간혹 게스트도 찍었는지 몰랐던 틱톡 영상을 내가 더 잘 아는 경우가 있을 정도였다. 여기서 포인트는 제작진이 당신에게 지대한 관심이 있음을 이 시간 동안 일부러라도 알려줄 필요가 있다는 점이다. 페이가 적을수록 제작진의 정성이 느껴질 때 게스트가 촬영에 임하는 마음가짐도 달라진다. 콘텐츠 초반 회차에는 굳이 티타임을 갖지 않았다가 5화를 넘기면서 시도했는데 확연한 차이가 있었다. 가령 대화 중 게스트 본인만 알던 인상적인 에피소드를 알려줘 디렉션에 참고한 적도 있다. 제작진과 게스트 간 티키타카가 성립할 때 텐션이 올라가고 촬영 분위기도 화기애애하다. 요컨대 어느 정도 낯섦과 긴장감에서 해방한 게스트일수록 렌즈 앞에서 캐릭터 본연의 자연스러움이 표출된다. 게스트가 긴장하면 시청자는 바로 알아차린다.




인터뷰 포맷은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 열악한 상황일 때 상당히 매혹적이다. 스튜디오와 촬영 장비 렌트 정도면 충분하기 때문이다. 근사한 소품이 있는 스튜디오도 필요 없다. 컬러백 혹은 화이트 호리존이 있는 곳이면 합격이다.

신사임당의 1:1 전문가 인터뷰 = 가성비

제작에 부담이 없다는 것은 그만큼 경쟁자도 많다는 뜻이다. 자칫 성공사례를 만들기 어려울 수도 있다. 인터뷰 포맷은 유튜브 콘텐츠 중 특히 자기 계발 및 재테크 카테고리에서 흔히 볼 수 있다. 기획 시 참고할 레퍼런스는 충분하다. 인터뷰 콘텐츠는 기본적으로 방대한 양의 정보수집이 선행해야 한다. 아울러 힘들게 발굴한 질문 소스를 헛되이 하지 않기 위해서 게스트와의 케미도 함께 가져가야 한다. 인터뷰 콘텐츠의 핵심은 기실 '사람'이다. 게스트를 외롭게 만들지 말자.


keyword
작가의 이전글기자에게 거짓이란 무엇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