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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yoon L Dec 18. 2023

안해본일해보기

아빠와 자전거

아빠와 자전거 타기.

아 처음은 아닐수도 있다, 자전거를 아마 아빠한테서 배웠으니 기억은 안나지만 처음은 아닐수도 있겠다.


나의 아빠는 그렇게 일반적인 아버지상은 아니다.  그도 그런게 친할아버지는 아빠가 기억도 못할 어릴때 돌아가셔 나의 친할머니는 젊은과부로, 돌아가실때까지 홀연히 혼자 4남매를 키우셨다.  그래서 나의 아빠는 아버지의 역활을 배워본적이 없었다고 했다.  막연히 부럽기만 했던 친구들의 아버지들 밖엔…

친할아버지가 살아계셨더라면, 나의 아빠도 아빠가 있었더라면 좀 달랐을까…?

나의 아빠는 평생을 우리셋(엄마와 자식둘)을 위해 자기 개인시간 하나 없이 , 별다른 취미하나 없이 열렬하게 삶과 싸우기만한 전사다.  항상 전시중이였을 아빠는 자식들에겐 그닥 자상하거나 살갑고 정다운 사람은 아니였다.  내가 느낀 나의 아빠는 항상 대하기 어렵고, 따분하고, 냉철하고, 예리해 지금도 자식입장으론 편한상대는 절데 아니다.  아니 어쩌면 표현의 방법을 배워본적이 없어서 일수도…


그런 아빠가,

나에겐 여전히 어렵고 힘들기만한 아빠가 손주앞에선 무장해제가 되더라.  아빠의 혀짧은 소리도, 사랑해~ 라던 목소리도, 사랑스러 미치겠는 얼굴도, 난 그때 처음 본거같다.


나와 아이와 남편 이렇게 세식구 자전거가 취미니 자전거 롸이딩 간다면 아빠는 나와서 우리 보는거로도 행복하다며 우리가 지나가는길에 엄마랑 마중나와 있었다. 찰나로 지나갈 그 순간이라도 보고싶다며…


아 그때 왜 난 몰랐을까… 아빠도 같이 타고 싶어 할지도 모른다는걸.

뭐, 모든 둘이 같이 하는 부모님인데, 엄마가 자전거를 못타니 자연스레 아빠도 안할꺼라고 생각을 했을것이다.

아빠가 엄마를 자전거 가르치기 2년째.  전혀 진도가 안나가자 지도용 자전거 까지 팔이치웠다.

그러고 아빠만의 자전거를 산날.  싸구려 중고였는데도, 아빠의 신남은 은퇴후, 최신형 Mercedes Benz 차를 샀을때 보다 더 했다.

아빠의 신남을 더하게 아빠에게 핼멧을 선물해 드렸다.  $50 짜리 핼멧 그게 뭐라고 아이처럼 좋아하던 아빠.

내친김에 “아빠 우리 같이 자전거 탈까요?” 랬거니, 원래 아빠 성격같았음 ’니들이나 가…‘라고 할것을,

“그럴까?” 라며 일어선다.

내가 옷이 너무 두껍다느니, 불편할거 같으니 갈아입으시라 잔소리 해도, ’그래?‘ 라며 또 바로 갈아입는다.

그러고 나선 아빠와의 가족 자전거 롸이드.

막상 아빠랑 같이 와서 너무 좋아도 살갑지않은건 부전여전 이기에 바로 옆에서 가도 할말이 없다.

”아빠, 안힘들어요?“

”아빠, 괜찮아요?“

몇번말곤…


나에겐 산처럼 강했던 거대했던 아빠. 뒤에서 봐도 사진을 찍어봐도 예전에 그 강하고 핸섬했던 아빤 없고 손주 한마디에 꺄르륵 하는 한 노인만이 남았더라.


아빠의 뒷모습은 산처럼 강했을때도 좀 달랐는데, 오랫만에 자전거 타는 아빠의 뒷모습은 많은 생각이 들게했다.

내가 이 모습을 지금부터 얼마나 보게 될까…

아빠 어깬 언제 저렇게 줄었지…

엄마의 늙어가는 모습은 좀 다르다.  말도 많고 탓도 많고 탈도 많기에.

그런데 말없이 그렇게 강하기만 했던 아빠의 늙어감은….가슴이 멍먹하다.

언젠가 아빠란 산이 무너진다면….난 아마 다리가 반쯤이 없어진듯 한동안은 엎어져 일어날수 없으리라.


원래 남편과 아이, 나 셋이 갔던 목적지.엔 맛있는 베이커리가 있어 그 빵과 커피 아빠한테 맛보여드리고 싶은데,

아빠가 지쳐가는게 느껴져 맘이 조급해 온다.

역시 우리의 목적지는 처음 자전거 라이딩 하는 아빠에겐 무리였을까…


내가 아빠랑 할말이 없으니 살가운 사위가 어쩌고 저쩌고 옆에서 같이 얘기좀 하면서 타면 참으로 아름답지 않켔냐만, 육중한 어린이 하날 뒤에 달고가니 살가운 사위도 힘이들어 말없이 앞에서 패달만 밟은다.


결국 내가 앞장설수밖에 없다.

오늘따라 왜이렇게 sidewalk citizen bakery는 멀게만 느껴지는가.

‘여기지나면 금방이예요.’

‘아빠, 거의 다 왔어요.’

자꾸 말해도 베이커리는 손끝에 잡힐듯 잡힐듯 여전히 안나온다.

핸드폰 파워 바 처럼 아빠의 에너지 레벨이 뚝뚝 떨어지는게  환영처럼 보인다.

사막에서 오아시스 찾는 사람들 마음이 이럴까…

똥줄이 탄다는게 이런 느낌일것이다.


몇년을 봐도 모르겠는 괴상한 벽화를 지나자 드디어 sidewalk citizen bakery 다.

그늘을 찾아 자릴잡고보니 앞에서본 아빠는 또 다르다.  

이런….

아빠보다 내가 늙어있었네…

아빠는 힘이 들긴해도 즐거워 광대가 15도쯤 나와 있은 상태더라.


바스스 부서지는 flaky한 크로상에 따뜻한 커피를 마실 기대를 하고 왔건만, 베이커리문이 굳게 닫혔다.

아마 땡스기빙때문일것이다.

아쉬운데로 그 근처 아이스키림집에서 아이스크림 하나씩 사먹으면서 바라보던 보우강과 사람들. 낙옆과 바람.

 ”풍경 참 이쁘다…“

라며 얼른가서 차에 엄마태워 데려와야겠다고 한다.  아빠로썬 최고의 표현이 였을거다.  

가을 완연한 자전거길 풍경은 비현실적으로  아름다운데, 더 많은걸 더 아름다운거릴 아빠한테 보여드리고 싶다가도, 이런걸 우리끼리만 보고 있다 이제야 아빠한테 보여주는게 괜히 미안한 마음이 든다.


아빠의 계획은 전기 자전거를사서 자전거 죽어도 못배우는 엄마를 서주 자전거 처럼 뒤에 달고 다니며 둘이 자전거 여행을 가야하겠다고 한다.

아빤 진지한데 그 모습이 상상이되

히죽히죽 웃음이 난다.


먼훗날 나의 마지막순간에 주마등 처럼 지나갈 순간들에 아마 이 가을 거리, 아빠의 뒷모습, 같이 바라보던 강이 스냅사진으로 지나갈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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