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손톱밑에 나뭇가시가 박혔다. 엠브로더리 기계는 쉼없이 고장났다. 엘레베이터가 열리지 않았다. 손대는 것마다 나빴다. 나쁜 소식을 받았다. 나쁜 예상도 맞았다.
이런 날에 씩씩하게 밤을 맞이할 줄도 알게 되었다.
혼자서도 핀셋에 소독약을 뿌리고 깊이 박힌 가시를 뽑아낼 줄도 알게 되었다. 나는 야금야금 두터워지기도 했구나, 실감한다.
혼자 잠들지 않도록 담요 덮어주는 이들이 아른하다. 갚아야할 많은 사랑들을 감히 내가 잊지 않도록 일기와 문자로, 그리고 기억과 마음으로 붙잡아둔다. 나의 시간이 오기를 기다려주는 이들이 있다. 나 혼자만의 것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