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잠을 아끼는 까닭은 어린아이의 몸을 하던 때에서부터 비롯한다.
통잠이란건 애초에 배운 적 없던 아이처럼, 나는 부지런히 밤을 쪼개었다.
새벽 한시쯤엔 창 틈으로 들어오는 풀벌레의 기도를 들었고, 서너시쯤엔 부엌에서부터 걸어들어오는 괴물의 눈치를 보며 이불의 문을 닫았다. 네다섯시엔 마치 밤새 뛰어논 것 처럼 주린 배를 참지 못하고 엄마를 깨웠다. 이제 고작 내 나이보다 몇겹 더 많았을 그녀는, 잠 한가운데에도 몸을 일으켜 밥과 김을 내주었다. 천천히 먹어, 체하면 안돼. 함께 침대로 돌아가 누우면, 여전히 얹힐까 걱정하는 손으로 나의 등을 쓰다듬어 주었다. 엄마는 엄마가 섬그늘에로 시작하는 이야기를 낮은 소리로 부르며, 나를 데리고 함께 잠으로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