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대로 책읽기] 과거로의 여행?
제목만 봐서는 무슨 이야기인지 감을 잡을 수 없었지만 (미국 근현대사에 대한 지식이 없으니), 저자의 이름에 기대어 읽게 된 책이다. 책의 배경을 알기 위해 검색을 해보니, 케네디 대통령이 암살된 날을 가리키는 제목이다. 2011년을 살고 있는 주인공이 과거로 돌아가 케네디 대통령이 암살되지 않도록 하면, 더 희망찬 미래가 펼처질 것이라는 기대를 가진다.
과거로 돌아간다는 컨셉은 많은 영화와 드라마에서 접할 수 있는 내용이다. 본적은 없지만, 몇년 전에 방영된 한국의 드라마 <시그널>도 비슷한 컨셉이라고 들었다. <11/22/63>은 2011년을 살고 있는, 이혼한지 얼마 되지 않은 제이크에핑이 고등학교 영어 교사를 하면서 한국의 검정고시와 유사한 고등학교 졸업을 준비하는 나이 있는 사람들을 위한 수업도 병행을 한다. 제이크는 학교 수위였던 나이 많은 해리 더닝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듣게 되고,. 그러다 자주 이용하는 식당 주인 앨이 과거로 가는 길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해리의 과거를 바꾸어 준다. 하지만, 그것이 미래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온다.
제이크는 앨의 평생 소원이었던 케네디 대통령 암살을 막기 위해, 다시 1958년으로 돌아가고, 스포츠 도박을 하며 생활을 이어가고, 학교 보조 교사 일을 통해 1963년의 사건을 일으키는 오스월드를 막는 일을 차근히 준비해 가는 것이 1권의 전체 줄거리이다.
흥미로웠던 점은, 과거의 변화가 미래에 엄청난 변화를 일으킨다는 사실이다. 나비효과처럼. 그리고 미래의 변화는 기대하는 것보다는 다른 방향으로 일어난다는 것이다. 해리 더닝의 어린 시절을 바꾸어 놨던 것이, 그의 인생을 더 좋게 만든 것이 아니라, 훨씬 더 젊은 나이에 죽음을 맞이하게 했던 것처럼.
소설은 독자의 흥미를 계속 유발시킨다.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주인공은 어떤 사건을 마주하게 될지, 누구를 만나게 될지, 읽기를 멈추지 못하게 한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미국의 역사를 더 잘 알고 있더라면, 내가 한국의 역사를 알고 있는 것만큼이라도 미국의 역사를 알고 있더라면, 소설 속에 등장하는 사람들의 이름과 사건들을 더 쉽게 이해하고, 소설에 더 쉽게 몰입할 수 있었을 것이다. 2권이 기대된다. 스티븐 킹의 <11/22/63> 1권을 읽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