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스티브 임 Sep 20. 2020

아들의 사춘기가 시작될때

그건 인정하는 과정이었다.

이 글은 예전에 아들이 사춘기 였을때 쓴 글입니다. 다시 읽어도 마음이 아프네요. 결론은 아이가 사춘기에 들어가면서 부모는 내려 놓는 연습을 하는것 같습니다. 하나 둘 내려 놓으면서 아이와의 관계는 다시 좋아졌습니다. 그리고 아이에게 카톡으로 편지를 썼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기록해 좋은 것을 다시 읽어보니, 절절하네요. 언젠가 아들이 읽어 보게 된다면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요?




아이의 손톱이 엉망이었습니다. 요즘에는 좀 심해 진 것 같습니다.이번에는 과학 경진대회에서 결과가 나왔고, 반 아이들 앞에서 학교장상 받고,너무나 훌륭했습니다. 아이가 잘 따라와줘서 너무 감사합니다만, 그러나 아이의 손톱을 보니 아이에게 너무 미안합니다.


남자아이라 강하게 커 주었으면 좋겠는데, 제가 보기에 저는 목소리가 크고 말할 때, 목소리가 커지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마음이 여린 아이에게 상처를 줄 때가 많은 것 같습니다.


큰애는 시험도 잘 보고, 공부도 곧잘 하고 있지만, 많이 힘들어 하는게 보입니다. 욕심은 많지만 학교 수업을 따라가는게, 힘들어 보일때가 많이 있습니다.

시험을 잘 못본 날에는 엄마의 기대를 부응하지 못했다는 생각에 힘들어 하고, 시험 보기 전 과정에서는 아빠의 큰 목소리에 상처를 많이 받는 것 같습니다.


초등학교 시스템과 작은 경쟁 사회라는게 아이들에게 주어 졌다는게 정말 안쓰럽습니다. 아빠가 목소리가 큰 것도 아이에게는 정말 미안합니다.목소리가 큰 아빠 때문에 아이가 내성적인가 하는 생각도 많이 듭니다. 정말 그러지 말아야 겠다는 생각을 해도 놀 때 처럼 아이에게 부드러운 아빠가 되기힘든가 봅니다. 아이에게 미안 합니다.




아들에게.


아빠는 아들에게 너무나 많은 것을 요구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에게 아빠의 사랑보다 아빠의 관심보다 예준이를 인정해 주고,사랑해 주고 그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는데,


“왜 이렇게 쉽지 않을까?”


우리 때 공부 하는 것 보다 많은 것을 공부하고, 숙제와 활동도 너무 많아서, 네가   좋아하는 놀이터에서 노는 것도 많이 못하고, 힘들게 해서 너무나 미안하네.이런 경쟁이 아니라 좀더 자유로운 곳에 보내고 싶어도,학교 중간에 옮기면 적응을 못해서 그런거라고 오해할까봐,아빠는 그렇게 할 수 없어. 용기도 없는 거지.


사람들에게 항상 좋은 모습을 보이고, 아름다운 세상이 되길 바라고, 아들도, 정말 강인하게 세상을 이기는 사람이 되길 바라면서도,


이 아빠는 여전히 아들에게 남들과 똑 같은 삶을 강요하고, 시키려고 하네. 어제 아빠는 한숨도 못잤어. 너에게 가슴 아픈말을 해서,

축구선수를 취미로 하려고 하는 너의 꿈도 아빠는

오해하고,아빠가 너무나 미안하네.


오늘 아침 아빠의 카카오톡 문자를 보며 그래도 이해해 주고,  아빠의 마음을 헤아려 주는 아들이 참으로 감사하네..그래도 아빠는 여전히 아빠의 모습을 보일 지도 몰라..그래도 예준이가 지금처럼 착한 아들이 되어 주었으면 좋겠어.


물론 아직은 사춘기가 와서 반항할 줄도 모르지만,

아빠는 여전히 같은 자리에서 아들을 응원 할께.

오늘 시험 걱정하지 말고~ 사랑하고 아들의 꿈을 위해 기도할께~




중학교 1-2학년 이후 난 아들에게 공부 스트레스를 주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항상 아이가 요구하는 것들만 해주기 시작했습니다. 훈육도 꼭 필요한 순간을 제외하고는 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아이가 도움을 요청하는 것만 알려주었습니다.


사우나를 가서 털어놓은 아이의 학교 생활과 생각들이 소중했습니다. 그렇게 나는 아들이 커감을 인정하게 되었습니다. 고등학교때는 더 그렇게 되었습니다. 못한 부분 보다는 잘한 부분을 칭찬하고 응원하였습니다. 아이가 어느 대학에 가던지 응원할 생각입니다. 그게 아들이 선택한 길이라면 말입니다.


고등학교를 같이 알아보고 함께 선택하고, 그리고 생활하는 고등학교 생활에 만족하는 것을 볼때 마음 한구석이 놓이기도 합니다. 후회 없는 삶을 살수 있도록, 응원과 지지만 잘해도 좋은 아빠라는 생각입니다. 그래도 이렇게 요청하는 것과 그것을 도와줄수 있음에 감사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삶을 여행하길!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