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행이다.
딸이 갑자기 그러더라.
“엄마 아빠는 우리들에게 원하는게 있어”
“나중에 커면 우리에게 바라는게 뭐야!”
그냥 우린 그냥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없어. 부모니까 그냥 해주면 기쁘고 좋지..”
“뭘 바라고 하는거 없어. 보기만 해도 좋아”
“너희들을 위해 뭘 한다는 것 자체가 즐겁지!”
딸이 그러더라.
“좋은 엄마. 아빠네. 그래서 다행이네”
뭔가 읽었나보다.
신문이든 기사든, 뉴스든.
그래서 딸아이와 대화가 끝나고 찾아봤다.
‘미숙아 딸 15시간 엎어 재우고
술 마신 20대 부부로 인해 아이는 죽었고’
‘라면 불 중상' 초등생 형제 엄마,
장애 있는 큰아들 폭행 사건.’
‘의붓딸에게 식용 색종이 수십 장을
강제로 먹이는 등 학대하고,
아내를 1년 가까이 폭행한 40대 가장.’
너무 미디어에 노출되어 있는 정보들
그러나 꼭 알아야 하는 사건들은
아이들을 어른들로 만들어 버렸다.
순박함이 아니라 똑똑하게
세상이 무서운 정글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서글펐다.
우리가 다행인게 서글펐고,
자녀들이 알아버린 세상이 서글펐고,
그리고, 더 험악해지는게 그랬다.
누군가를 지켜줄수 있는 사람이 되고
누군가에게 배려란걸 느끼게 해주는 사람.
그리고 힘들 더라도 대수롭지 않게
이겨내고 힘들땐,
엄마 품에, 아빠 어깨에 기대어
울어도 된다는 걸 알기를.....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