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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을 넘어 브랜드 스토리를 담다,
제조업 오피스

업종별 Workplace 트렌드 ③ 제조업계


안녕하세요, 사무환경 리서처 Angela입니다.

국내 오피스에 대해 연구할 때 가장 흔하게 등장하는 업종은 무엇일까요? 바로 제조업입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20년 활동했던 대기업/중견기업 중 가장 높은 비율이 제조업(32.8%)이었어요. 종사자 수도 제조업(38.6%)이 가장 많았고요. 우리나라에 가장 많은 업종이니만큼, 제조업 오피스에서 일어나는 혁신은 관련 업계에 방대한 영향을 미치면서 굵직한 흐름을 만들어내곤 하는데요. 


최근 제조업계에서 발견되는 주요한 변화 중 하나는, 오피스 공간에 기업의 아이덴티티를 담기 시작했다는 점이에요. 회사의 제품이 담고 있는 상징성과 가치를 오피스 공간에도 고스란히 녹이려는 것이죠. 제조 회사들이 이런 시도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오늘은 한국에 가장 많은 업종, 제조업계의 오피스 트렌드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제조업, 본사부터 사업장까지
공통의 목표와 비전을 공유하다


제조업 기반의 회사는 하나의 제품이 고객에게 닿기까지 수많은 사람들의 손을 거치게 됩니다. 이 때문에 고객에게 ‘일관된’ 브랜드 이미지를 전달하기 위해서는 조직 구성원 간 결속력과 동질감을 형성하는 것이 중요해요. 결속력과 동질감을 다지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요? 우선 구성원이 만나고, 함께 해야겠죠!


 제조업 특징  필연적인 대면 업무

제조업 종사자와 국내 평균 직장인의 업무별 대면 VS 비대면 선호도 ⓒ 퍼시스 2021 대한민국 직장인 인식 조사*


퍼시스 2021 직장인 인식조사에서는 비대면 업무를 경험해 본 사람들을 대상으로 업무별로 대면 VS 비대면 선호도를 조사했습니다. 코로나19 이후 제조업계에도 비대면 업무 방식이 확산되었지만, 제조업 종사자들은 여전히 대규모 회의, 일대일 면담, 업무 보고 등을 할 때 국내 평균 직장인에 비해 대면 업무 방식을 더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실물 제품을 기반으로 일하는 제조업의 특성상, 직원들이 대면 업무 방식을 선호하는 것은 필연적일 수 있는데요. 그렇기에 '제조업의 오피스'는 이러한 대면 업무를 가능하게 하는 거점으로서의 역할이 다른 업계보다 더욱 중요하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제조업 특징 2  물리적으로 떨어져 있는 사업장

제조 회사의 또 하나의 큰 특징은 본사 외에 공장, 연구소 등 여러 종류의 사업장을 갖추고 있는 기업이 많다는 것입니다. 많은 경우 본사는 수도권에 위치하는 반면, 제조-생산 시설은 대부분 지방에 위치하기 때문에 사업장 간에 물리적 거리로 인한 단절이 발생하기도 하죠.


기업 아이덴티티를 반영하는 오피스 디자인은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는 데에도 도움을 줍니다. 서로 다른 사업장에서 일하더라도 ‘같은 결’의 업무 공간을 경험함으로써 공통의 목표와 비전을 공유하고, 회사에 대한 소속감을 공유할 수 있으니까요.


퍼시스 그룹사 소속 브랜드 시디즈의 생산 공장의 모습 (2022) ⓒ 퍼시스


퍼시스에서는 2019~2020년 퍼시스의 업무 문화를 담은 본사 사무환경 개선을 마친 후, 같은 철학을 담아 안성과 평택에 위치한 생산 공장들을 차례로 리뉴얼했습니다. 직원들이 근무하는 오피스부터 로비, 식당, 라운지 등의 공용 시설까지 모두 새로운 공간으로 재탄생하였죠. 


이러한 내부 경험을 바탕으로 고객사의 공장동 오피스에 기업의 아이덴티티를 반영하는 리뉴얼 프로젝트도 도맡아 진행하게 되었어요. 기업 고유의 Work DNA를 찾고 이에 맞는 디자인 원칙을 여러 사업장에 동등하게 적용하고자 하는 기업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것을 체감하고 있습니다.




변화하는 제조업계

제품보다 중요한 브랜드 스토리


디지털 소비문화가 확산되면서 제조업의 패러다임은 크게 바뀌고 있습니다. 기술적 정보에 대한 접근성이 좋아진 지금, 질 좋은 제품만으로는 경쟁력을 갖기 어려워요. 기업이 제품을 통해서 고객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가치가 무엇인지, 사회적 이슈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과 태도를 갖고 있는지 등 기업의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제품 선택의 중요 포인트가 되어 가고 있습니다.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방법 중 하나는 바로 공간을 활용하는 것입니다. 실제로 많은 기업들이 팝업 스토어나 브랜드 스페이스 등 다양한 방법으로 고객과의 접점을 만들어가고 있는데요. 온라인 공간이 시각과 청각 위주인 것에 비해 오프라인 공간은 훨씬 많은 경험적 요소들을 녹여낼 수 있다는 강점이 있죠.

오프라인 공간에서 더욱 다양한 방법으로 고객에게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전달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트렌드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고객들이 방문하여 직접 둘러볼 수 있는 중국 청두의 폴스타 공장 (2019) ¹ ⓒ Polestar 공식 홈페이지


판매와 홍보 목적의 공간에서 나아가 더 본격적으로 공간을 활용하는 사례도 있습니다. 바로 제품을 생산하는 공장을 하나의 브랜드 스페이스처럼 운영하는 것인데요. 고객들이 공장에 직접 방문하여 회사가 갖춘 제조 기술과 브랜드 콘텐츠를 체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죠. 이렇게 운영되는 공장은 기업의 방향성이 잘 반영된 업무 공간일 뿐만 아니라 고객과의 소통이 일어나는 쇼룸이기도 합니다. 일하는 경험과 고객 경험을 공장이라는 하나의 공간에 함께 풀어낸 것이죠. 회사가 지닌 콘텐츠가 진하게 녹아 있는 업무 현장, 진정성 측면에서 가장 효과적인 브랜드 스페이스라고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기업 가치


요즘 직장인들의 오피스 라이프를 담은 브이로그나 예능이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이 그만큼 특정 기업의 직원들이 어떤 환경에서 어떻게 일 하는지 궁금해한다는 것인데요.


[아무튼 출근] 타이어 디자이너의 하루 (2021) ² ⓒ 엠뚜루마뚜루 MBC 공식 종합 채널


이 과정에서 노출되는 오피스의 모습 또한 소비자들에게 한 기업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전달하는 매개가 됩니다. 오피스 공간의 자체의 브랜드 스페이스화랄까요? 직원들이 오피스에서 얻는 공간 경험이, 기업이 제공하는 제품이나 서비스의 브랜드 이미지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이죠. 


오피스 공간의 브랜드 스페이스화가 와닿는 해외 사례도 살펴보겠습니다. 최근 미국 포틀랜드에 지어진 아디다스 사옥은 하나의 캠퍼스에 가까운 모습을 띠고 있습니다. 한쪽엔 오피스 건물, 다른 한쪽엔 피트니스 시설(Athletic Center)이 있고, 허브 역할을 하는 넓은 축구장(Sportspace)이 그 사이를 이어주고 있어요. 


미국 포틀랜드 아디다스 사옥 전경과 피트니스 시설의 모습 (2022) ³ ⓒ Fast Company


업무 공간 외에 직원들을 위한 스포츠 시설을 마련한 이유는 아디다스의 브랜드 메시지를 실제 공간으로 구현하여 직원들과 공유하기 위해서입니다. 매일 이곳으로 출근하는 직원들은 아디다스가 지향하는 ‘스포츠를 통한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생활 속에서 몸소 체험합니다. 오피스 공간에서 동료들과 함께 브랜드 경험을 직접 만들어 나가는 것이죠. 직원 한 명 한 명 아디다스의 브랜드 앰버서더라 할 수 있을 만큼 말이에요. 


이렇듯 오피스 공간부터 직원까지 모두 일관되게 정렬된 기업의 아이덴티티는 기업이 제공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넘어 결국 고객에게 전달되기 마련입니다. 


한국앤컴퍼니(구 한국타이어)는 2020년 판교 테크노플렉스(Technoplex)로 사옥을 이전하면서, 열린 소통을 기반으로 최첨단 엔지니어링 회사로 나아가겠다는 기업의 비전을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세계적인 건축가(Foster+Partners)가 설계한 탁 트인 형태의 하이테크 건축물은 한국앤컴퍼니가 추구하는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잘 드러내 주고 있어요.

한국앤컴퍼니의 테크노플렉스 사옥, 판교 (2020) ⁴ ⓒ 한국앤컴퍼니 공식 홈페이지


이러한 브랜드 이미지는 한국앤컴퍼니의 주력 상품인 '타이어'에 보다 기술적으로 뛰어난 하이테크놀로지 제품이라는 브랜드 이미지를 심어줍니다. 또한 한국앤컴퍼니의 개방적인 기업 문화가 주는 진보성도 타사의 제품보다 한국앤컴퍼니의 제품이 선진적이어 보이는 데에 일조하고요. 




상업 공간도 아닌 일하는 공간에 기업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녹인다는 것이 아직 누군가에게는 의아하게 느껴질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회사 고유의 스토리가 풍성하게 담긴 공간을 실제로 보면 분명한 힘이 느껴지는 것 같아요. 제조업 오피스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합니다. 본사, 연구소, 공장, 더 나아가 여러 사업장을 이어주는 거점 오피스까지. 다채로운 콘텐츠가 담긴 제조업 오피스는 앞으로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어서 다음 편에서는 콘텐츠/미디어 업계의 최신 오피스 트렌드 소식으로 돌아오겠습니다.




 IT업계의 오피스 트렌드 소식을 놓쳤다면? 



*본 포스팅에는 퍼시스에서 실시한 2021 대한민국 직장인 인식 조사의 분석 결과가 활용되었습니다.

2021 대한민국 직장인 인식 조사는 데이터 수집 전문 기업 ㈜오픈서베이(OPENSURVEY) 패널 중 전국 주요 도시에 거주하며 일주일 1회 이상 오피스로 출근하는 20대~50대 풀타임 직장인 1,000명을 선정하여 2021년 12월 11일부터 30일까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으로 응답을 수집하였습니다.


본 포스팅에 사용된 사진/영상 출처는 다음과 같습니다. 

1. 고객들이 방문하여 직접 둘러볼 수 있는 중국 청두의 폴스타 공장 (2019) ¹

https://www.polestar.com/uk/news/journal-16/

2. [아무튼 출근] 타이어 디자이너의 하루 (2021) ²

https://www.youtube.com/watch?v=Sf1HNnfFaxw

3. 미국 포틀랜드 아디다스 사옥 전경과 피트니스 시설의 모습 (2022) ³

https://www.fastcompany.com/90753094/adidas-jaw-dropping-new-office-sets-an-audacious-standard-for-the-future-of-work

4. 한국앤컴퍼니의 테크노플렉스 사옥, 판교 (2020) 

https://www.hankookandcompany.com/ko/innovation/innovation-110.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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