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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홍수 속 미디어/콘텐츠업계의 트렌드 센싱 오피스

업종별 Workplace 트렌드 ④ 미디어/콘텐츠 업계

안녕하세요, 사무환경 리서처 Angela입니다.


요즘 현대인들은 아침부터 밤까지, 정말 방대한 양의 콘텐츠들과 함께 생활하는 것 같습니다. 저만 해도 매일 출근길 유튜브로 새로운 음악을 듣고, 하루 틈틈이 인스타그램 피드를 누빕니다. 집에서 혼자 저녁을 먹을 땐 디즈니 플러스에서 미드를 보기도 하고요. 


코로나 19로 인해 여행과 문화생활이 불가했던 시간 동안, 거의 유일한 여가 수단이었던 콘텐츠 시장은 전례 없는 활기를 띠었습니다. 2020년 말 한국언론진흥재단에서 실시한 <코로나 19 이후 국민의 일상 변화>¹ 조사에 따르면, 한국인의 일상 활동 중 코로나19 이후 가장 많이 증가한 것이 '미디어 이용(70.3%)'이었습니다. 하지만 모든 미디어 산업이 호황을 누린 건 아니었어요. 신문, 잡지, 공연 등 오프라인 기반의 전통적인 미디어 사업은 반대로 크게 움츠러들었죠. 


이렇듯 콘텐츠 시장은 시대의 흐름과 맞물려 급변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언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알 수 없죠. 이러한 변화를 민감하게 파악하고 적응해야 하는 미디어/콘텐츠업 종사자들은 어떤 업무 환경에서 생활하고 있을까요? 오늘은 미디어/콘텐츠 업계의 오피스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아이디어가 끊이지 않으려면? 

협업, 협업, 그리고 또 협업


시간이 흐를수록 콘텐츠 소비는 점점 더 개인적이고 즉각적인 방식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본능적인 감각을 따라 움직이는 개인들은 콘텐츠의 재미 여부를 신속하게 판단하며, 조금만 지루하다 싶으면 곧바로 다른 곳으로 떠나버리죠. 선택받는 콘텐츠가 되기 위해 '신선함'은 생명입니다. 사람들이 눈길을 주는 짧은 시간 안에 확실한 자극을 줄 수 있어야 하죠. 미디어/콘텐츠업에게 새로운 아이디어를 도출하기 위한 협업 프로세스가 매우 중요한 이유입니다.

업종별 업무 특성 ⓒ퍼시스 2022 대한민국 직장인 인식 조사*


퍼시스에서 실시한 2022 직장인 인식 조사* 결과에서도, 창의 업무와 협업 업무가 가장 많이 이루어지는 업종은 미디어/콘텐츠업이었어요. 이러한 업무 특성을 뒷받침하기 위해, 미디어/콘텐츠 기업의 오피스에는 가벼운 분위기에서 유연하게 사고할 수 있는 회의 공간들이 많이 계획되어 있어요. 직원들의 다양한 협업 행태를 받아줌으로써 새로운 아이디어 창출을 독려하는 것이죠.


종합 디지털 콘텐츠 기업 테라핀의 다양한 협업 스팟 (2022) ⓒ퍼시스


회의 공간 중에서도 특히 오픈된 형태를 많이 찾아볼 수 있는데요. 소파와 같은 소프트 시팅류를 배치해 편안한 공간 분위기를 연출해요. 채도가 높은 컬러를 활용해 한층 더 캐주얼한 느낌을 주기도 하고요. 퍼시스에서 인테리어를 진행한 테라핀의 오피스에도 업무층 곳곳에 포인트 컬러를 활용한 오픈 회의 공간들을 배치하였어요. 


샌드박스 네트워크 라운지 공간(2021) ⓒ퍼시스


여러 스팟의 오픈 회의 공간 대신 하나의 라운지를 계획하는 기업들도 있습니다. 미디어/콘텐츠업의 창의적이고 즉각적인 업무 행태에 맞게, 무거운 가구보다는 쉽게 이동할 수 있는 모듈형 소파와 카페 테이블을 두는 경우가 많아요. 샌드박스 네트워크의 라운지도 비비드 한 색감이 가미된 모듈 소파와 우드 바닥 마감의 계단형 스탠드를 두어 가볍고 경쾌한 분위기로 공간을 구성하였죠. 


스포티파이 사옥 ² 업무공간 사이에 위치한 캐주얼 협업 공간 ⓒTomek Kwiatosz


스포티파이(Spotify)가 베를린에 새로 구축한 오피스² 에도 창의적인 업무에 특화된 협업 공간들을 찾아볼 수 있어요. 업무층에 있는 회의실은 공간을 가로막는 벽이나 파티션 대신 반투명한 커튼으로 구획하여 유연함을 더했고, 화이트보드와 디스플레이를 설치하여 사용성을 높였죠. 1층은 아예 한 층 전체를 협업 공간으로 조성했는데요. 회의실은 소파와 커튼을 적절히 활용하여 캐주얼한 분위기를 내고, 층 중앙에는 무대처럼 생긴 '스포티파이 홀'을 만들었어요. 활기찬 협업 공간들로 가득한 1층의 에너지는 시원하게 뚫린 아트리움을 통해 업무 층인 2층까지 이어지죠. 


(좌) 스포티파이 사옥의 1층 도면 ⓒMNA   /   (우) 커뮤니케이션 공간들을 이어주는 상부 아트리움  ⓒTomek Kwiatosz



로고와 키 컬러를 디자인 포인트로!

감각을 일깨우는 비주얼 커뮤니케이션


하나의 콘텐츠가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자유롭게 생각을 발산하는 것만큼이나 생각을 뾰족하게 다듬는 과정이 중요합니다. 직원들이 내는 다양한 아이디어가 기업의 색에 알맞은 결과물로 귀결되어야 하죠. 미디어/콘텐츠 기업들은 이러한 효과를 위해 직원들이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업무 공간에 기업의 비주얼 아이덴티티를 녹여내기도 합니다.  

(좌) 틱톡 오피스의 Pink Stairs  ⓒGensler     /    (우) 넷플릭스의 레드 컬러가 적용된 라운지 공간  ⓒOffice Inspiration


기업의 로고나 키 컬러를 반영한 공간 디자인은 주로 공용 공간에서 나타나요. LA에 있는 틱톡 오피스³ 는 건물의 5개 층을 잇는 계단과 난간에 틱톡의 핑크 컬러를 입혔어요. 라운지 공간은 젊고 크레에이티브한 이미지를 표현해줄 수 있는 벽화나 네온 조명을 적극적으로 활용했고요. 넷플릭스 사옥⁴ 의 라운지 또한 넷플릭스 하면 딱 떠오르는 선명한 레드 컬러를 인테리어와 가구에 적용했는데요. 천장을 장식하는 꼬마전구와 영화 장면에서 따온 그래픽 요소들은 플랫폼이 가진 다채롭고 풍성한 성격을 공간에 더해주고 있어요.


로고 형태를 디자인에 응용한 Playster의 오피스 (2017) ⓒDomus


로고의 형태적 특징을 좀 더 세련된 방식으로 디자인에 응용한 사례도 있는데요. 캐나다의 엔터테인먼트 회사 Playster의 사옥 은 벽, 바닥, 그리고 통로에 여러 가지 색깔의 포인트 컬러가 돋보입니다. 그 결과로 직원들이나 방문객의 시선에 포착되는 오피스 장면들은 노란색, 분홍색, 연두색, 하늘색 네 개의 직사각형들로 이루어진 회사의 로고를 간접적으로 연상시키죠. 


이렇듯 로고에서 느껴지는 직관적인 이미지를 디자인에 활용하는 것은 미디어/콘텐츠업이 고객을 향해 펼치고 있는 커뮤니케이션을 업무 환경으로까지 확장시키는 효과를 냅니다. 그 결과 직원들은 일하는 시간 동안 ‘내가 이 기업에 속해 있다'는 기분을 느끼게 되며, 이 기업의 일원으로서 소비자에게 어떤 경험을 제공해야 하는지에 대한 감각을 유지하며 일할 수 있어요. 



시시때때로 움직이고 변화하는

'트렌드 센싱' 오피스 


미디어/콘텐츠업은 언제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트렌드에 항상 촉을 세우고 있어야 하는 업종이에요. 하지만 일반적인 경우 오피스는 한 번 만들고 나면 민첩한 변형이 어렵죠. 직원들에게 계속해 새로운 자극을 줄 수 있을 만큼 공간 스타일링을 자주 바꾸는 것도 쉽지 않고요. 그래서 미디어/콘텐츠업은 공간의 분위기나 사용성을 바꿔줄 수 있는 가변적 요소들을 오피스 곳곳에 넣어주기도 합니다. 변화 요소가 담긴 오피스는 직원들의 오감을 증폭시키고 나아가 '트렌드 센싱' 능력을 키울 수 있어요.


유튜브 사옥 로비의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운 미디어월 ⓒMariko Reed


미디어 월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오피스가 한 가지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유튜브 미국 샌브루노 본사 의 로비 겸 웰컴-라운지 공간에는 한쪽 벽면 가득 미디어 월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다양한 영상 콘텐츠가 상영되고 있는 LED 미디어 월은 공간의 시각적 이미지를 지속적으로 변화시키면서 공간의 분위기를 시시각각 환기하는 역할을 합니다. 미디어 월이 변화시키는 오피스 환경에 공간을 이용하는 직원들이 반응하게 되면서 직원들의 트렌드 감수성을 자극하는 것이죠. 


공간의 감각적인 분위기를 변화시키는 것 외에도 공간의 사용성을 상황에 맞추어 변화시킬 수 있는 요소를 활용하는 경우도 있는데요.


그리드를 따라 움직이는 모빌랙이 설치된 하이브의 업무 공간 ⓒtexture on texture


엔터테인먼트 기업 하이브⁷ 의 업무공간에는 고정 파티션을 대신해 그리드를 따라 움직이는 모빌랙이 있습니다. 직원들은 모빌랙을 움직여 공간 크기를 필요한 만큼 조절할 수 있어요. 벽과 문을 추가로 설치해 회의실이나 TF룸 같은 집중 공간으로 만들 수도 있고요. 이렇게 업무 공간에 변화 요소를 적용함으로써 같은 공간 안에서도 새롭고 신선한 느낌을 줄 수도 있는데요. 이런 ‘생경함(Oddity)’ 또한 감각을 예민하게 다듬는데 도움을 줍니다.




지금까지 직원들의 영감과 크리에이티브를 북돋는 미디어/콘텐츠업계의 오피스 공간에 대해 이야기해보았습니다. 팬데믹과 함께 콘텐츠 시장이 폭발적인 호황을 맞으며 미디어/콘텐츠 업계의 성장 또한 이어지고 있는데요. 조직의 성장에 맞춰 오피스 시장에는 더욱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는 공간 사례들이 늘고 있어요. 앞으로도 미디어/콘텐츠업의 오피스가 선보일 신선하고 감각적인 공간들이 기대가 되는 바입니다. 




다른 업계의 오피스 트렌드가 궁금하다면?↓


*본 포스팅에는 퍼시스에서 실시한 2022 대한민국 직장인 인식 조사의 분석 결과가 활용되었습니다. 2022 대한민국 직장인 인식 조사는 데이터 수집 전문 기업 ㈜오픈서베이(OPENSURVEY) 패널 중 전국 주요 도시에 거주하며 일주일 1회 이상 오피스로 출근하는 20대~50대 풀타임 직장인 1,000명을 선정하여 2022년 10월 19일부터 26일까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으로 응답을 수집하였습니다.


본 포스팅에 사용된 자료, 도면 및 사진 출처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코로나 이후 한국의 미디어 ¹

http://hannun.or.kr/2021/0-1/

2. Spotify 오피스, 베를린 (2022) ²

https://www.frameweb.com/project/spotify-berlin

3. 틱톡 오피스, LA (2019) ³

https://officesnapshots.com/2020/09/21/tiktok-offices-los-angeles/

4. 넷플릭스 HQ, Los Gatos (2018) 

https://www.officeinspiration.com/en/offices/netflix_los-gatos/

5. Playster Office, 몬트리올 (2017) 

https://www.domusweb.it/en/news/2017/09/05/playster_offices.html

6. Youtube HQ, San Bruno (2019) 

https://www.officelovin.com/2020/02/a-look-inside-youtubes-new-lobby-in-san-bruno-hq/

7. 하이브 사옥 (2021) 

https://vmspace.com/project/project_view.html?base_seq=MTUy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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