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과 몰입의 중요성은 굳이 말로 설명하자면 입이 아플 만큼 모두가 느끼고 있다. 게다가 이것이 개인의 능력을 최대로 발휘할 수 있게 해준다는 것은 마치 '운동을 하면 건강이 좋아진다'와 같이 누구나 알고 있는 기본적인 사실일 것이다.
하지만 어찌 된 일인지 그 중요성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음에도 좀처럼 마음먹은 대로 따르기가 참 쉽지가 않다.
나만 해도 갈수록 주의력을 발휘하기가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긴 호흡의 책을 읽는 일도 버거워지고, 글을 쓰는 것도(늘 그러긴 했지만) 전보다 더욱 수월치 않게 느껴진다.
갈수록 사회 분위기 역시 우리가 몰입을 방해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가고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그러한 사실을 눈치채지 못한 채 살아가는 듯하다.
그 때문인지 우리는 자기가 집중을 하지 못하는 걸 자신이 주의력이 부족하다거나, 자제력이 없어 그런 것이라며 스스로를 한심하게 여기고 죄책감을 쌓아 가지만, 여기에는 사실 다른 커다란 외부적인 요인이 존재한다.
그 대표 요인으로는 SNS를 들 수 있다.
현재 존재하는 대부분의 SNS(틱톡, 인스타, 페이스북, 트위터 등)의 수익 모델은 광고와 사용자의 이용 시간이다.
그 말은 즉, SNS를 운영하는 회사는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사용자의 주의와 시간을 빼앗아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렇게 SNS는 일반 이용객에게서 이익을 얻기 위해 첨단 AI 기술을 동원하며 총력을 다하는데, 알고리즘을 통해 이용자의 성향과 취미, 그리고 관심사를 분석하여 그가 좋아하는 것들을 계속해서 보여줌으로써 사용자의 시간과 주의를 빼앗고 몰입을 방해한다.
그리고 이러한 현상은 기술이 발전하고 콘텐츠의 다양성이 높아질수록 심화된다.
개인의 손해로만 그친다면 별다른 문제가 되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이러한 분위기가 주가 되면 사회적으로도 여러 가지 부작용이 발생하게 된다.
주의력이 부족해지며 나타나는 사회 현상에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존재한다.
1) 절대적인 독서량이 줄어든다.
2) 무언가에 대해 깊게 생각하는 능력이 떨어지고, 섣부른 행동과 결정이 늘어난다.
3) 단기적이면서도 극적인 결과를 낳는 일 (한탕 주의)에 몰두하는 사례가 늘어난다.
4) 사람들이 전반적으로 충동적이고 쉽게 흥분하며 서로 갈등하는 현상이 발생한다.
하지만, SNS가 세상에 존재한 기간이 너무도 짧기에 SNS가 사회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사람들로 하여금 쉽게 간과되고 있다.
설마 이 글을 읽고 SNS를 전면적으로 부정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으리라고 믿는다.
내가 주장하고자 하는 바는 SNS의 순기능은 인정하되 부정적 영향은 최소화할 수 있도록 개개인이 모두가 경각심을 갖고 이 사태를 지켜봐야 하며, 필요하면 법으로 규제할 수 있도록 전체적인 문제 인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우리 집에도 나의 몰입을 깨는 집중력 도둑이 하나 있다.
(일할 때) "아빠~ 그거 알아?"
(혼자 쉴 때) "아빠~ 나랑 놀자!"
(집안일할 때) "아빠~ 일로 와봐... 아빠~! 아빠~!"
시도 때도 없이 울려대는 딸랑구 알람.
머지않아 서비스 종료될 사춘기가 오기까지 감사한 마음으로 감내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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