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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잔잔 janjan Nov 09. 2021

사랑? 우정? 20대들의 묻고 답하기 Part 1

잔잔의 궁금증.zip & Talk

    



우리는 어떤 생각을 하고 사는 걸까?


'동선'에 대한 글쓰기는 이 질문에서 시작했습니다. 내 친구들은, 내 또래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어떤 것에 눈물 흘리고, 무엇을 두려워할까요?


그래서 저희는 지난번 아주 간단하고 어쩌면 조금은 유치한 설문조사를 진행했습니다. 소소하지만 그리 얕지만은 않은 여덟 개의 질문을 던져보았습니다. 설문조사에는 총 60분이 응답해주셨는데요! 비슷하면서도 다른 다양한 답변을 보며 잔잔의 DD와 040은 대화를 나눠보았습니다.


아래 대담을 통해 잔잔의 생각, 그리고 20대들의 생각을 훔쳐보세요!


설문조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아래 노션에 정리되어 있어요. 이 글을 읽은 여러분의 생각도 내려놓을 수 있는 댓글 공간이 마련되어 있으니 구경해보세요!



설문조사 답변 보러 가기▼

잔잔의 궁금증. zip (notion.site)




| 20대들의 묻고 답하기 Part 1



첫 번째 질문

사랑 (?    ) 우정

사랑과 우정 사이 부등호가 들어간다면?

설문 결과

040

나는 우정이 더 크다고 생각해. 왜냐하면 난 결국에 사랑은 조금 더 좁은 형태의 우정이라고 생각을 해. 불타는 열정 이런 것만으로는 사랑은 이루어질 수 없다고 생각했어. 우정에 속하는 요소가 사랑에도 무조건 들어가야 되기 때문에 우정이 더 큰 범주라고 생각을 했어.


DD

근데 생각보다 신기한 게 딱 우정이랑 사랑이랑 부등호로 했을 때 꼭 짠 것처럼 두 개가 똑같았어.


DD

나는 뭔가 둘의 다른 점을 꼽자면 기대 수준이 다른 것 같아. 난 우정에는 거의 기대를 하면 안 되는 것 같아. 사랑은 좀 기대를 해도 되지 않나? 멋대로 기대하는 게 우정을 망치는 것 같아. 사랑은 그것보단 조금 더 의지할 수 있지 않나 그런 느낌이 듭니다.


DD

여기서 어떤 분이 <쇼코의 미소> 이야기해주셨잖아. ‘우정이 사랑이라는 큰 범주 안에 포함되는 게 아닐까요’라고. 우리도 예전에 얘기했었는데


040

맞아. 우리도 예전에 <쇼코의 미소> 읽은 직후에 얘기했었는데.


040

그 친구를 사랑하는 마음이나 연인을 사랑하는 마음이나 다 사랑이라고 생각해서 그렇게 답 하신 거 아닐까? 우정도 사랑이지 친구를 사랑하는 거니까.


DD

나는 뭐든지 사랑한다고 쉽게 말 못해


040

왜?


DD

그냥 뭔가 책임져야 될 것 같아. 좋아하는 건 좋아하는 건데 선뜻 뭘 사랑한다고 쉽게 말 못하겠어. 아무리 좋아도 왠지 사랑하면 다 알아야 될 것 같고, 나의 마음을 테스트해서 통과해 야할 것 같은 느낌이야. 내가 어떤 노래가 너무 좋아 아니면 내가 어떤 분야가 너무 좋아. 이럴 때 나는 나는 이것을 정말 사랑한다고 말을 못하겠어.


040

뭔가 선언하는 것 같은 느낌이 때문인가? 내가 여기에 대해 완전히 다 이해하고 알고 있고…


DD

나는 아무리 좋아한다고 하더라도 되게 얕은 느낌이어서… 책임져야할 것 같고 그래                                                                                                                                                                                                                                                                                                                                                                                                                                                                                                     

040

살짝 여지를 두는 거 아니야? 도망갈 구멍, 구실


DD

나 옛날에 잔잔에도 비슷한 내용 쓴 적 있는데, ‘항상 미지근한 온도로 살아간다’ 이런 글이었어. 그거랑 비슷한 느낌인 것 같아. 누구를 사랑한다고 말했을 때, 완전히 그 것을 책임져야만 할 것 같은 기분.


040

그 마음 너무 어렵지. 근데 나는 약간 또 약간 반대였던 게 난 한 번 좋아하면 너~무 너무 쉽게 정주고 너무 크게 좋아했는데 나이가 들면서 덜 그러는 것 같아. 머리를 쓰면서 좀 덜 좋아하게 되는거야. 일부러 조금 덜 좋아해야지, 너무 들뜨지 말자 생각을 해  


DD

근데 나 내가 말한 건 너무 겁쟁이 같은 발언이었어.


040

겁쟁이 불러줘도 돼?


DD

(무시)



두 번째 질문

내가 가장 많이 하는 말은?


설문 결과 일부


040

요즘 가장 많이 하는 말 뭔가요?


DD

‘아닌가?’ (ㅋㅋㅋㅋ) 이건 내가 진짜 옛날부터 많이 했을 것 같은데 최근에서야 느낀 내 말버릇이야. 회의할 때도 내가 뭘 얘기하고 ‘아, 아닌가?’ 그러니까… 이 말버릇이 굉장히 좋지 않다는 걸 최근에 느꼈어. 또 ‘아닌가?’ 할 뻔했어. 근데 이게 의견을 말할 때 자동으로 나와. 고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040

나는 툭 치면 튀어나오는 리액션 있잖아 ‘아 진짜?’랑 ‘그렇구나~’ 이걸 너무 많이 해서 가끔 너가 나한테 ‘너 또 이해 못 했는데 대답했지’ 라던지 ‘너 또 영혼 없이 대답했지’ 그러잖아. 물론 맨날 영혼없이 답하는 건 아니야. 근데 이 ‘영혼 없이 대답했지’라는 말을 꽤 긴 시간동안 복수의 사람들한테 들어서 좀 반성했어. 나름 진심이었는데


DD

너의 입장에서는 빨리 리액션을 우선 해줘야겠다. 이런 상황에서 나오는 거 아니야.


040

맞아, 내가 리액션 안 하면은 되게 뻘줌하지 않을까 생각이 들기도 해. 뭔가 이 대화에 내가 되게 적극적으로 관여되어 있다는 거를 알려주고 싶어서… 그래서 잡생각하다가 못 따라가도 그냥 따라가는 척 한 적도 있지.


DD

그럴 땐 다시 물어봐야지


040

어…(귀찮아)


DD

이게 뭔가. 너의 착한 자아와 귀찮음의 자아가 충돌해서 나오는 거 아니야?


040

그래서 너무 약간 가끔 가식적으로 보이나? 그치만 그렇게 형성된 자아인 걸… 어쩔 수 없어 나는 선천적으로 리액션을 갖고 태어났나 봐


DD

또 우리 진짜 많이 쓰는 말  ‘무슨 느낌인지 알지’ 항상 그래… 느낌… 느낌이 있어.


040

‘그런 느낌으로 하면 진짜 예쁘겠다~’고 자주 말하지만, 근데 그 느낌을 풀어서 문장으로 말하는 연습을 해야 되는데 그게 미숙한 것 같아. 문장 구성 능력이 점점 떨어지고….


DD

요즘은 특히 익숙한 사람이랑 하고만 얘기를 하다 보니까 문장이 되게 떨어지는 것 같아.


040

왜냐하면 공유하는 그런 포인트가 있으니까 굳이 말로 안 해도 될 것 같은 마음?


DD

나는 항상 살아오면서 말을 잘 하고 싶다는 소망을 가지고 있었는데 어떻게 해야 말을 잘 하게 될지 모르겠어. 아니 난 그런 때가 제일 당황스러워. 말을 하다가 중간에 길을 잃었어. 근데 어찌됐든 마무리를 해야지. 그런데 마무리하려다가 또 또 망하고, 또 하고 또 망하고… 이래서 한 3분 동안 나 혼자 얘기하는 (질끈)


DD

근데 또 방법을 살짝 알긴 알아. 생각을 하면서 말하면 돼. 근데 그게 잘 안돼.


040

굿모닝이라고 써주신 분이 있어 너무 귀엽다. 굿모닝~ 맨날 맨날 그걸 하시는 건가


040

너는 갖고 싶은 단어 습관 있어?

난 문장의 끝까지 말하고 마침표를 찍는 그런 습관을 갖고 싶어 ‘약간 그런 느낌~…’ 아니라 ‘이러이러한 느낌입니다!’ 또박또박 말하고 싶어.


DD

맞아 문장을 다 마무리하는 게 중요해

중요한 나도 의식해서 말하다 보면 문장을 다 마무리 안 하고 표정이랑 몸짓으로 마무리를 하는 경향이 있긴 해. 내가 문장 구사력이 정말 떨어진다고 느꼈던 게 팀플을 하는데 코로나 때문에 화상회의로 팀플을 하다 보면은 문장을 더 정확히 말해야 되잖아. 표정도 안 보이고 전달력이 아무래도 좀 떨어지니까. 그래서 얘기하는 게 더 어려운 거야. 내 표정도 잘 전달이 안 되고, 상대방의 반응도 적극적이지 않아서 약간 패배감이 들었어.


040

화상에서는 또 한명 씩 말해야 되니까. 그 순간에 나오는 ‘와 맞아요~ 좋아요~’ 이런 리액션 안 되잖아. 그게 날 더 위축되게 만드는 것 같아.


040

‘아니’ ‘근데’ ‘진짜’가 제일 많았어. 맞아 아니 한국인들은 진짜 무슨 말 할 때 무조건 다 아니부터 시작하는 것 같네.


DD

그리고 나는 이거. 나도 이 말 자주 해.  ‘그럴 수 있지’


040

나도


DD

내 입장에서 ‘그럴 수도 있지’는 그 사람을 정말 이해해서라기 보단 나의 심신의 평화와 멘탈을 위해서 쓰는 것 같아. 굳이 그 사람을 이해하려고 하지 않는 것 같아. 그냥 저런 사람도 있구나.

최근에 느낀 거는 또 남에게 분노를 하기 위해서는 또 열정과 에너지가 필요한 거야.

그리고 나나 너나 되게 남에 대해서 얘기하는 걸 별로 …


040

선호하지는 않지. 남 얘기에 그렇게 관심 없기도 하고.


DD

누군가가 엄청 장하고 장황하게 남의 얘기를 해. 그러니까 나쁜 얘기가 아니더라도. ‘누군가 뭐 하고 뭐 하고 뭐 하고 이러면 한참 있다가 ‘아~ 그래? 그렇구나’ 이래


040

별로 안 궁금하기도 하고, 가끔은 내가 알고 싶지 않은 정보까지 알아야 될 때도 있어서 그게 조금 날 힘들게 해. 왜냐하면 그걸 내가 알게 되면 나한테 그만큼의 짐이 생기거든. 그 정보를 아는 거에 대한 책임감이 느껴져 가지고.


DD

맞아 그것도 다 짐이야.


DD

근데 언어 습관이랑 성격이랑도 엄청 크게 상관이 있잖아. 너는 ‘아 진짜~’처럼 영혼 없이 대꾸하는 거고, 내가 ‘아닌가?’ 이것도 되게 자기검열이고. 나는 어떤 것을 싫다고 느낌과 동시에 자기검열 시작하잖아. ‘나도 저렇게 느껴지는 거 아니야?’ 하고…


DD

아무튼 결과를 보니 한국인들은 굉장히 화가 많고, 단어 선택에서 뭐랄까 각자의 힘듦이 느껴지네.


040

그러니까 다들 다들 이때 되게 좀 힘들었나?

근데 굿모닝이라는 게 자꾸 생각나. 너무 귀여워서.



세 번째 질문

나를 두렵게 만드는 것은?

설문 결과 일부

040

나를 두렵게 만드는 것. 이 질문은 너가 여행에서 사온 가방에서 영향을 받은 거잖아.


DD

베를린에서 일요일에 열리는 플리마켓에서 산 가방인데, 그 위에 'I’m afraid of  ~ ' 라고 수놓아져 있지. 그 셀러 분의 프로젝트인데,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면서 사람들에게 ‘나를 두렵게 하는 것’에 대해 물어보고 그 단어들을 모아서 (가방에) 수를 놓아 에코백를 만드는 거야. 가방을 구매하면 어디서 수집한 두려움인지 도시 이름도 알려주고. 여러 종류가 있었는데. I’m afraid of OOO 가 고정 문구였고, 빈칸에는 저스틴 비버도 있었고, 고스트, Modern talking … 되게 많았어. 인상이 깊었어서 기억이 나.  알고 보니 그 마켓에 자주 출석하시는 분이더라고.


베를린에서 구매한 에코백


040

구매하신 건 뭐죠?


DD

저는 모던 토킹이에요.

(구매 당시에는 ‘모던토킹? 그래 그거 무섭지…’하고 샀지만, 다시 검색해보니 독일의 팝 그룹 이름이었고…)


040

친구에게 선물하신 건 뭐죠?


DD

열심히 사는 친구에게 I’m afraid of Easy Life를 선물 해줬어요. 되게 열심히 사는 친구여서.


040

난 이지 라이프 살고싶은데.


DD

쉽게만 살아가면 개재밌어 빙고 아니야? ㅋㅋㅋㅋ



040

너는 뭐야. 너를 두렵게 만드는 거.


DD

정해져 있는 게 없는 미래?


040

요즘에 좀 더 그런 것 같아. 약간 뭐라도 하고 있어야 된다는 생각때문인지. 아무도 나한테 스트레스 주지 않는데 나 혼자 스트레스를 느끼고, 뭐라도 하고 있어야 될 것 같아서 나는 발전없는 나의 미래…  뭔가 좀 더 일적으로나 능력적으로 성장을 하고 싶어. 근데 사실 그 성장이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건 아닌데 하루아침에 얻고 싶어가지고…;; 그런 걸 생각하면 너무 우울한 거야. 나는 여전히 너무 찔밥이야. 그 미래가 멀게만 느껴지고 못 이룰 것 같이 아득하게 느껴져서. 요즘엔 그게 좀 두려워. 그냥 뭐라도 당장 시작하면 솔직히 반이라도 하는 건데. 또 게을러가지고 시작도 안 하고… 결론! 열심히 살아야겠다!


DD

시간이 너무 빠른 걸 문득 느낄 때도 무서워. 시간이 너무 확 지나가서 내가 지금 이렇게 흘려 보내는 시간이 절대 다시 돌아오지 않다고 생각하면 되게 무섭다.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이 일초를 헛되이 흘려보낸거야!’라고 생각하면서 절망해. 근데 또 한 3초 후엔 괜찮아져.


040

맞아


DD

또 소소하게 말하자면 나는 스몰토크가 정말 두려워. 아니 내가 스몰토크를 시도했을 때의 정적이 나를 너무 미치게 해. 그런 거 있잖아, 대화를 잘 못 이끌어 나가는데 정적은 더 싫어서 열심히 얘기하다가 집에서 이불킥하고


040

공허한 대화로 이어지는…


DD

그런 공허한 대화가, 대화를 위한 대화가 날 숨막히게 해….!!!


040

난 옛날에 내가 그런 거 되게 잘한다고 생각했는데 점점 사회성 퇴화해서 힘들더라고.


DD

정말 안 궁금해 보이는 데 나한테 물어보는 게 너무 싫은 거야. 별로 안 궁금해 보이는 사람에게 별로 말하고 싶지 않은 내가 말해야 되잖아. 그렇게 망한 스몰토크의 미궁 속으로 빠지게 되는 거지.

그래서 나는 주변에 스몰토크를 잘해서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만드는 사람들이 부러워. 그렇게 잘하는 사람들을 보면 사람들에 대해 호기심이 많고 선한 사람들인 것 같아. ‘내가 이 스몰토크를 잘 이끌어 내서 분위기를 반전시켜야지!’라고 마음 먹고 시작하는 게 아니라, 상대에 대한 궁금증, 선한 의도로 시작하는그런 대화. 그런 게 모범적인 방향이 아닐까 생각해.


040

나는 귀신 무서워. 어렸을 때 가위 진짜 많이 눌렸어. 중학생 때 진짜 일주일에 한 번씩 눌려가지고 초등학교 막 고하견 때까지 새벽에 가위 눌려서 방에서 혼자 못자고 밤에 엄마한테 달려가서 엄마가 되게 힘들어했어. 다 커서 왜 혼자 못 자냐고 ㅋㅋㅋㅋ


DD

나도 싫어


040

나는 잘 뭔가 몸이 안 움직이기도 하는데 옛날에 뭔가 이상한 영적 물체를 본 것 같아가지고 너무 무서웠어


DD

아악…. 근데 생각보다 답변에 귀신 이런 건 없네.


040

그러니까 생각보다 되게 현실적인, 자기 삶이랑 가까운 이야기가 많고 픽션 같은 거가 없어. 난 귀신 아직도 무서워서 스탠드도 조금 틀어놓고 이불도 발끝 손끝 다 집어넣고 자. 누가 끌고 갈까봐


DD

상상력이 풍부한 사람이 겁이 많대.


040

아무튼 귀신. 나는 귀신이 너무 무서워. 내 미래보다 귀신이 더 무섭다. 왜냐하면 미래는 미래의 내가 알아서 하겠지. 근데 귀신이 나타나면 어떻게 할 수가 없잖아.

 
 

네 번째 질문

나를 죽고 싶게 만드는 것은?


설문 결과 일부


040

나를 죽고 싶게 만드는 건 뭘까요?


DD

음…


040

죽고 싶다고 생각할 겨를도 요즘엔 없었던 것 같아.


DD

실수하는 거? 자괴감 들 때, 멍청한 실수 했을 때. 난 멍청한 내 자신을 좀 참을 수 없어.

멍청하게 실수했을 때 수치스럽고 그래                                                                             

040                                                                                                                             

나는 일단 내가. 자존감 낮아질 때 그걸 누가 캐치하면 좀 힘들었어. 나 옛날에 인턴할 때 아이디어 내라고 해서 드렸는데 드릴 때 ‘아.. 좀 별론데…’하면서 얼버무렸다가 엄청 혼난 적 있었거든.  네가 네 아이디어가 별로여도 너는 그거에 대해 자신이 있어야 하는데 왜 밑밥 깔고 말하냐고 그러셔가지고. 나라고 그러고 싶었던 건 아닌데! 지금 생각해보면 나한테 굉장히 도움이 된 말이긴 한데 당시엔 넘 괴로웠다…


DD

여기서 어떤 분이 ‘나 자신, 내 생각, 내가 극단적으로 가면 나를 해칠 수 있다’고 말씀하셨어. 난 이게 정말 맞는 말 같아.  예전에는 친구들이랑  막 ‘아 죽고싶다!’ 이런 말 되게 흔하게 했었는데 그것도 아까 말했듯이 그것도 뭔가 열정적인(?) 부정적인 에너지가 있을 때인 것 같아.


DD

그리고 이 말도 진짜 맞는 것 같아 ‘이게 다 무슨 소용인가 싶을 때’

진짜 이것만큼 죽고싶다는 것과 잘 어울리는 문장이 없는 것 같아. 그 복합적인 감정을 잘 표현해주는 것 같아.


040

‘조급함’이라는 단어도 있는데,

나는 성격 급해서 일을 그르친 적이 있는 것 같아

몸이 먼저 나가서. 그럴 때도 좀 죽고싶긴 하지, 창피해서.


DD

맞아 나는 생각해보면 수치스럽고 창피할 때가 좀 죽고 싶은데,

내가 수치스러울 때 1번은 내가 멍청한 실수 했을 때고, 그 다음은 감정이 너무 앞서서 헛소리 했을 때야. 유치하게 감정이 조급하게 앞서는 일을 나중에 돌아보면 그게 너무 부끄럽더라고.


DD

또 다른 단어로는 ‘흑역사’?


040

그런 거 보면 그냥 울고 싶어. 생각하면 무릎 꿇고 울고 싶어. 사죄해야 될 사람이 너무 많아.


040

‘5초 전에 내가 한 실수’도 있네.

다들 뭔가 실수에 대한 두려움이랑 불안감이 큰가봐. 근데 나는 이게 좀 마음이 그렇다. 실수를 용인해주지 않는 사회에 살고있는 것 같아.


DD

실수를 하면 내가 스스로 만회해야 하잖아. 내가 해결해야 하니까, 그게 힘들어서 실수를 두려워하는 것 같아.


040

너무 빠르게 사람을 판단해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실수 하나로 판단 당하는 게 두려워서 그런 것 같아. 낙인 찍힐까 봐


DD

멍청한 사람이라고 보일까봐도 그렇고. 또 스스로 멍청한 사람이라고 깨달을까봐도 두렵고.  


040

내가 쩌리인 거 느낄 때


DD

그러니까 그게 이거잖아


040

맞아. 내가 나의 효용을 다 하지 못했을 때. 너무 힘들어


DD

그게 정말 괴로워. 무섭다기 보단 정말 ‘죽고싶다’ 딱 그 상황이 제일 비슷한 것 같아.

실수 하는 것에 대해 면역이 생겨야 될 텐데. 아직도 머리털 쥐어 뜯는 고통이야.


다음 질문!
 

20대들의 묻고 답하기 Part 2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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