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은 저도 매일 노력하고 있는 중입니다만...
브랜드를 위한 전략기획실이라는 콘셉트로 일을 시작하면서 여러분들과 만나서 얘기를 나누다 보니, 여전히 나의 콘셉트에 모호함이 느껴진다. 그러고 보니 난, 브랜딩이 중요하다고 말하지만 마케팅 대행도 하고 있고, 마케팅을 하고 싶다 요청하면 브랜딩을 해야 한다고 한다. 제일 추구하는 것은 "마케팅이 필요 없게 만드는 브랜딩"이지만, 누군가의 이해를 돕는 나의 실력이 아직은 부족한 것 같다. 책을 읽고, 강의를 들으면 '저거 다 내가 아는 내용인데', '저게 내가 얘기하고 싶은 건데' 라며 고개를 끄덕이지만 실전에선 참 어렵다.
회사를 운영하거나 브랜드를 만들어가는데 무슨 전략, 기획이 필요한가?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잘 생각해 보면 우리는 살아가는 내내 전략을 짜고 기획을 한다. 간단하게는 점심 뭐 먹지? 에서 시작해서 다음 휴가에 어디로 여행을 갈지? 부모님께 이 얘기를 어떻게 하지? 등등.. 전략과 기획이 아닌 걸 찾기가 어려울 정도다.
그럼, 브랜드전략에 있어서 기획자는 무엇을 하는 사람일까? 언뜻 생각하기에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어내서, 아이디어를 실행으로 옮기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기가 쉬운데. 더 깊이 들어가 보면, 브랜드를 위한 전략기획자는 단순히 계획을 세우고 실행하는 사람이 아니라,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그들의 성장과 브랜드의 성공을 동시에 이끄는 사람에 가깝다.
오늘은 나의 업에서 어떤 마인드셋과 태도로 업에 임하며, 어떤 걸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을까에 대해 정리해 본다.
브랜드전략을 위한 기획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이다. 모든 기획은 조직 안에서 사람들에 의해 움직이기에, 기획의 중심에는 항상 사람에 대한 믿음이 필요하다. 그래서 내가 생각하는, 기획자가 가장 먼저 가질 중요한 태도는 사람에 대한 신뢰다. 기획의 성공은 단지 결과물로만 평가할 수 있는 게 아니고, 그 과정에서 함께하는 사람들의 믿음과 신뢰에 크게 의존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나부터 "신뢰"를 매우 중요한 가치로 여기는데, 대전제로 나의 팀을 향한 신뢰를 바탕으로, 고객의 열정에 대한 맹목적 믿음을 가진 후에 일에 몰입하게 된다. 내가 고객을 믿고, 고객이 나를 믿고 있다는 그 안전감이 나의 상상을 자유롭게 연결시키고, 그렇게 펼쳐 놓은 모든 상상은 나와 함께 하는 팀이 실현을 해 주기에 더욱 그러하다.
일을 해보니 그렇다. 결국은 연결이 되지 않거나 성과가 잘 나지 않는 경우는 그 신뢰의 부족이었다. 기획의 본질인 사람에 대한 신뢰.
한 예로, 브랜딩업을 하는 분의 전체 사업구조를 다시 정렬하느라 만나게 된 그 회사의 기획자는 목표와 행동이 일치하지 않았다. 그는 사람들을 위해 일하고 싶다고 말했지만, 하고 있는 행동은 사람들을 억지로 자신의 기획 범주에 끌어들여 기획의 완성을 위한 도구처럼 사용하는 태도였습니다. 기획이란 사람을 키우고 함께 성장해 나가는 과정이지, 사람을 이용해 자신의 목적을 이루는 수단이 아니다. 기획자는 자신의 계획을 통해 사람들과 함께 성장해 나가게 되며, 그 과정에서 서로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 시너지가 커질 뿐이다.
기획자는 '관계의 확장'을 통해 자신의 역할이나 영역을 넓혀가게 된다. 그리고 그 '관계의 확장'의 키워드는 '감동'이다. 진심, 진정성 등으로도 얘기할 수 있겠다. 그래서 내가 늘 던지는 질문이 있는데, 어떤 기획과 실행의 과정이든 우선은 '나 자신부터 감동시킬 수 있는가?'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서다. 브랜딩 혹은 브랜드전략을 구체화하기 위한 기획은 나로부터 시작하여 상대, 그리고 더 나아가 상호적인 관계로 확장되며, 결국에는 상생하는 관계까지 이어지게 된다. 나(眞我) -> 상대(相對) ->상호(相好) ->상생(相生)
그렇기에 좋은 사람들과 함께하기 위해서는 나 자신이 먼저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한 부단한 노력이 필요한 거고, 그렇게 하고 있다고 확신할 때는 "내가 나 자신을 감동시켰을 때"라는 기준을 가지고 있다. 고객의 입장에서, 고객에게 필요한 것을 찾기 위한 부단한 노력 - 공부를 멈출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동시에 이 노력은 단순한 스킬이나 테크닉을 넘어선, 나 자신을 끊임없이 발전시키는데 초점을 맞추게 되는데. 예를 들면, 어떤 일을 할 때, 이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인가? 에 대해 질문하고, 끝의 끝까지 시도하는 집중력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는 데 있다. 그리고, 함께 하는 사람들과 진정성 있는 관계를 맺는데도 열중하게 되는데, 이런 긍정적인 에너지를 전하게 되면서 자연스레 "함께" 하는 것의 기쁨을 느끼게 되며, 기획의 목표를 향해 협력하게 된다.
우리는 종종 이기심을 나쁜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나의 세계에선 이기심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작용할 때가 더 많은 것 같다. 자신의 성공을 위해 시작한 일을 주변에 선한 영향력으로 발휘하는 분들이 많아서인 것 같기는 한데. 가령 리더가 추구하는 개인의 성취욕, 성공욕구는 조직에게도, 고객에게도 좋은 영향을 끼치게 된다. 부의 속성 김승호 회장님께서 늘 말씀하시는 '좋은 일을 한다'의 범주가 반드시 누군가를 돕기 위한 자원봉사 활동만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좋은 기업가가 되어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드는 것도 포함된다라고 하시는 것과도 연결된다. 이렇듯 개인의 욕구가 잘 발현되어 주변에 좋은 영향을 미치고, 결국 조직 전체의 성공으로 이어질 때, 자신을 위했던 이기(利己)가 우리 모두의 이기(利器) - 이익으로 변하게 된다. 그래서 나는, 개인의 성취욕을 조직의 성공과 맞물려 선한 결과를 내는 것이 브랜드전략에 있어선 잘 된 기획의 묘미라고 보기도 한다.
반대로,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맹목적으로 움직이는 기획자는 자주 실패의 결과를 낳기도 한다. 함께 쌓아가는 여정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은 성공의 순간에도 공허함을 느끼게 되기도 하고, 종국에는 조직을 꾸리는데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신념과 계획의 확장은 사람들을 통해 가능하므로 브랜드의 리더나, 브랜드를 돕는 기획자는 끊임없이 '이 일을 왜 하는가?'라는 질문을 통해 자신의 행동과 마인드를 성찰하고, 본인의 행동이 조직과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진정성 없는 기획은 결코 오래갈 수가 없는 건 어디서든, 어떤 일이든 마찬가지겠지만. 기획자는 꾸준한 자기 객관화와 피드백을 통해 껍질을 깨고 나와 새로움에 도전해야 한다. 매 순간 최선을 다해 깨고 나오기 위해 현실을 직시하고, 어떤 어려움에도 굴하지 않고 Next Right Move를 선택하며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상상 속의 이상을 추구하면서도, 지금 눈앞에 놓인 현실을 어떻게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 갈지에 대한 고민. 이런 고민과 성찰이 진심이 아니라면 그때부터 기획은 산으로 가버리고 만다.
알고 있다. 매번 새로운 도전을 고민하고, 호기심을 앞세워 낯선 경험에도 주저함이 없어야 하고, 결과에 대한 설렘과 두려움 사이에서 평정을 유지해야 하는 기획자의 여정은 결코 쉽지 않다. 게다가 결과에 대한 책임과 어디에도 털어놓을 수 없는 고민의 갈래 속에서 때때로 빠지는 불안과 우울은 온전히 기획자의 몫이다. 브랜드를 돕고 있을 때, 브랜드를 위한 기획을 할 때, 그 결과를 생각할 때면, 더 크게 엄습하는 압박감은 또 어떠한가?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이 일을 사랑하고, 계속하고 있는 것은 그 과정에서 얻어지는 성취와 성장의 기쁨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는 것을 알아서다. 나의 기획이, 전략이 브랜드의 성장과 확장에 확실한 도움이 되었다는 그 희열. 그러니 흔들림 없는 중심을 갖기 위해, 기획자는 끝없이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도 흔들 그 스스로의 미션과 비전을 새기는 것이 꼭 필요하다.
다시 얘기는 앞으로 돌아간다.
브랜드전략에 있어 Key를 쥐고 있는 브랜드 리더. 그를 돕는 기획자의 마인드셋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에 대한 신뢰다. 이 신뢰는 나 자신으로부터 시작된다. 기획자로서 먼저 자기 자신을 믿고, 스스로에게 감동을 줄 정도로 매 순간 최선을 다하는 것이 필수고, 이는 결국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는 작은 실천에서 출발한다. 하루하루 나와의 약속을 성실히 이행하는 것이야말로 자기 신뢰를 쌓아가는 길이며, 이는 기획자로서 브랜드 전략을 성공적으로 펼치기 위한 기본자세다. 나를 믿고, 마음을 담은 노력을 지속하는 것이야말로 성공적인 기획자의 가장 큰 자산이 될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