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행복해지기 위한 선택을 한다

by Davca


나는 점심으로 크림치즈가 먹음직스럽게 발린 블루베리 베이글을 선택했다.


꽤 오랜 재택근무기간으로 많이 지쳤을법한 아내를 위해, 그리고 그 기간보다 조금 더 빨리 불어버린 나의 체중을 관리해보고자 이런저런 묘안을 생각해내다, 결국 내가 좋아하는 메뉴를 '제한적'으로 즐기자는 결론을 냈다.


지키지 못할 식단과 운동 계획으로 장기적인 스트레스를 주도적으로 만들어가는 것보다,


내가 원하는 음식들을 조금씩만 즐기고 감사하는 편이 더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이 생각은 작년 말 읽었던 <<감사하면 달라지는 것들>>에 나와 있던 일련의 다이어트와 관련된 감사하기의 내용에 영향을 받은 것 같기도 하다.




그리고, 버젓이 6월 독서 리스트를 5월 말에 정해두고선 내가 끌리는 책을 선택한다. 순전히 직감에 따르고 그 순간의 기분에 따른다. 나의 독서 습관이(생각해보니 습관이라고 할 것 까지도 없다) 그렇게 자리 잡은 것 같다. 그때그때 손이 가는 책을 고르고 그 내용에 빠져드는 게 나에게는 매우 의미가 있는 독서시간이었다. 독서에 있어서도 그렇고 나는 지금까지의 일상이 기분파였나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여전히 3월에 어떤 책들을 읽어볼까 고민하는 것을 보면 "계획 강박증"에 사로잡혀 있는 것은 아닐까. 그 계획대로 되는 것이 전혀 없다는, 아니 가끔 한두 가지를 제외하면 거의 이루어지기 어렵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늘 계획을 세우고자 하는 것은, 성공과 관련한 책들을 탐독하고 그와 매우 흡사한 삶의 족적을 남기고자 하는 욕심으로 비롯된 상당히 무거운 습관인 듯하다.





아침에 일어나며 들었던 나의 생각은,

재택근무로 부쩍이나 늦어지고 있는 기상시간에 대한 죄책감보다 '잠이 보약이다'라는 카피였다.


잘 자는 것은 중요하다. 너무나도 중요하다. 2019년도 수면장애로 인해 진료를 받기 시작했고 CPAP라고 불리는 양압기를 처방받았다. 올해 4월 중순이 되면 만 2년째 이 기계를 달고 잠을 자고 있는 셈이다.


기면증이라는 것이 뭔지도 몰랐던 내게, 의사 선생님께서는 당분간 상태가 호전될 때까지 장시간 운전을 삼가라는 처방도 추가해주셨다. 그 이후로 차로 5분 거리에 있는 마트도 아내 손 잡고 15분 정도를 걸었고, 급기야는 편도 10km 정도 되는 거리를 집에서부터 사무실까지 걸어서 출퇴근을 하기 시작했다. 어쩌면 의사의 처방보다, 당장에 불어난 내 체중으로 줄이는 것이 모든 면에서 이득일 거라 생각했기에 모두의 걱정을 뒤로하고 난 그저 걸었다.


104kg에 육박했던 나의 체중은 83kg까지 3개월 만에 줄어들었다. 당질 제한식을 시작했고 채소 위주로 식사를 했다. 하지만 이것도 오래가지 못했다.




나는 내가 행복해지기 위해, 그것도 짧은 순간의 행복과 만족을 위해 채소보다는 기름진 음식을 선택하고 있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코로나 시국이 되어버렸고, 더욱 심화된 질서 없는 식습관을 즐기고 있었다. 나가서 걷는 것조차 쉽지 않은 이 시기에, 더 이상은 이런 패턴을 반복하면 안 되겠다 싶었던 나는 간소한 식사로 대체하고자 고민했고 그나마 내가 좋아하는 과일(사과, 바나나, 자몽)과 곡물식빵과 베이글로 그 대상을 한정했다.







아내가 소소하게 준비해주는 그 마음과, 내가 원하는 식사를 할 수 있다는 생각에 그저 감사했다. 그리고 이 감사함이 나의 내면과 외면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시켜줄 것임을 믿고 있다.






다이어리에 빼곡히 적어놓은 습관 실행 체크리스트 보다, 내가 감사하며 실행할 수 있는 두어 가지를 정해놓고 매일 꾸준히 하는 것이 나의 행복지수를 높여줄 것이라고 믿고 있다.




새벽 4시 반 알람보다, 충분히 자고 체력을 재충전하며, 깨어있는 동안 더 열정적이고 성실한 삶을 살 수 있도록 애쓰는 것이 나에게는 더 '행복'한 일임을 깨달았다. 내가 '내가 되어가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지금 이 순간 내가 가장 기뻐할 수 있고 행복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부터 찾아보는 것이라 생각하는 탓에, 나는 늘 나의 팀원들에게 '나를 만나는 시간'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새벽 4시 반 기상을 꽤 오래 실천하며 명상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것이 매우 의미 있다고 떠들어댔는데, 늦어져가는 기상시간 덕에 이제는 어떤 이야기들로 후속 편을 준비해야 하나 고민이다)




내가 나를 알아야 한다. 무엇에 반응하고, 무엇에 슬퍼하고, 무엇이 어렵고, 무엇이 나를 기쁘게 하는지, 누구보다 내가 나를 잘 알아야 한다.





연애에 있어서도 '나보다 나를 더 잘 아는' 상대로 인해 불필요한 싸움이 늘어나지 않던가. 무엇보다 내가 나를 먼저, 그것도 아주 '잘' 알아야 한다






그리고 우리가 행복해지기 위해 '선택'을 해야 한다. 마음속으로 선택이 어렵다면 적절한 시도 정도는 해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이번 주에 읽어보고자 해서 서재에서 끄집어낸 10권가량의 책을 다시 꽂아두고 한 권의 책을 집어왔다. 이유는 모른다. 매번 이유를 찾지도 않는다. 다만, 그 순간 나의 눈에 가장 잘 들어오고 입체적으로 도드라져 보이는 책을 꺼내온다. 그랬던 나의 선택은 <<모든 요일의 기록>>. 얼마 전 본격적으로 시작한 블로그의 기록들과 견주어 많은 인사이트를 받을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로 인한 선택이지 않았을까.


유튜브에서 발견한, 나의 기분을 좋아지게 만드는 재즈음악을 틀어놓고, 책을 읽는 순간이 나에게는 힐링 그 자체이다. 오늘도 나는, 내가 행복해지기 위한 선택을 한다. 매 순간 그 끝이 행복이 아닐 수도 있겠으나 지나가버린 시간에 대한 후회와, 아직 오지도 않은 내일에 대한 걱정으로, 오늘 지금 이 순간들이 부르는 나의 선택들을 놓치지는 않을 것이다. 그리고 그게 지혜로운 선택임을 나의 직감은 왠지 알고 있는 듯하다.




내일은,

어떤 선택들로 인해서 내가 더 행복해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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