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란 무엇일까.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주로 어린이를 독자로 예상하고 어린이의 정서를 읊은 시”이다. 반면, 시는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시란 “자연이나 인생에 대하여 일어나는 감흥과 사상 따위를 함축적이고 운율적인 언어로 표현한 글”이다. 사전 정의에서 동시와 시를 비교했을 때, 동시와 시가 구분되는 지점은 “어린이 독자”와 “어린이의 정서”의 유무이다.
우선, “어린이 독자”의 범위는 어떻게 상정해야 할까. 동시는 동심을 향한 문학이다. 따라서 동시의 독자는 지금-여기의 어린이로 제한되지 않는다. 동심을 지닌, 한때 어린이였던 모든 성인을 포함한다. 동시는 시와 다르다. ‘동심’이라는 분명한 목표와 지향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린이의 정서”는 무엇일까. 결론을 먼저 밝히자면, 사전 정의에서 “어린이의 정서”는 삭제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동시의 내용을 어린이의 정서로 한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어린이는 무한한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그들이 알지 못하는 것은 아직 경험하지 못한 것뿐이다. 그러므로 어린이의 정서는 고정된 개념으로 규정하는 것이 아니라, 경험을 통해 확장하는 역동성으로 파악함이 옳다.
따라서 동시란 “동심을 가진 이를 독자로 예상하고, 자연이나 인생에 대하여 일어나는 감흥과 사상 따위를 함축적이고 운율적인 언어로 표현한 글”이어야 한다. 어린이가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없다. 만약 이해하지 못한 것이 있다면, 경험하지 못했을 뿐이다. 먼저 살아가고 있는 존재의 책무로서, 어린이가 경험하게 해주면 될 일이다. 동시의 임무 중 하나는 어린이의 인지적, 정서적 경험의 확장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