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원빈 Aug 06. 2024

신규 브랜드 오픈을 앞둔 사장의 마음

실패를 돌이켜보니 자신감이 보인다

최근 오래동안 나를 긴장시킨 단어가 '실패' 다.

왜 이 단어가 문득 맴돌았는지 모르겠지만

몇 일간 나의 실패에 관해 생각하고 마주한 고찰을 공유해보려 한다.


사실 측근들도 잘 모를 수 있는게 지금까지 이룬 성과들 만큼 실패 경험들도 못지 않다. 사실 어마어마 하다. 까먹은 돈도 합쳐보면 수 억원 가량. 어린 나이부터 확실히 모험심은 타고났던 것 같다.


한국같은 자본이 부족한 국가에서 사업을 시작한다는 것은 돌아보니 참 어려운 일이다. 돈이 없으니 최대한 친인척 돈을 끌어모아 사업을 시작하는게 대다수이며, 막상 사업을 시작하면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마케팅하는 과정이 결코 쉽지 않다. 그러다 자금난에 휩싸이고, 코로나 때는 직원들 월급 주기도 힘들었다. 동업자간 불화와 상황들이 쌓여 내면의 불안은 커지고 결국 실패를 하게 되면 이웃의 돈과 믿음을 저버린 사기꾼으로 몰락해버리는게 현실이니까.


물론 나는 그러지 않으리라 어떻게든 아둥바둥 버티고 일궈온 과정의 결과가 지금인데 그럼에도 어떻게 스스로 모험을 자처하고 사업을 이끌어 올 수 있었을까. 매몰비용과 심리적 요인을 과감히 덮고 일어 설 수 있는 회복 탄력성의 연습이 나도 모르게 꽤나 익숙해진 까닭일까.


실패를 거듭 경험할 수록 느껴지는 것은 진실의 면모를 선명하게 알 수 있다는 것이다. 해본자만이 알 수 있는 실패의 가치다. 그래서 요즘 여럿 강연장에 자신있게 오를 수 있는 건 내가 경험한 실패의 가치를 신뢰하기 때문이다.


외식 산업에서 이러한 실패의 가치를 너무 등한시하는 경향이 있다. 성공만이 추앙받는 시대다. 실패를 해보니 값진 성공이 가려진다. 과연 의미있는 실패를 통해 성공한 사례는 몇이 될까? 다음 넥스트가 없는 사업들을 보면 결국 실패에 대한 고찰이 부재했으리라.


나, 그리고 우리가 이끄는 지금의 회사에서 자신 있는건 현재 규모나 매출 보다 적어도 외식업이라는 굴레 안에서 가능한 모든 시행착오를 겪어 온 것. 이를 기반으로 다져온 전문성이다.


"대표님이 만든 브랜드 중 가장 애착이 가는건 어떤 브랜드인가요?" 최근 이런 질문을 종종 받는다.

내 대답은 "가장 최근 기획한 분식 브랜드인 뽁! 입니다"


다른 브랜드가 중요하지 않다는게 아니다. 지금까지의 실패 경험이 쌓여 만들어진 가치있는 브랜드이기 때문이다. 뜬금없이 분식집을 차린다고? 주변 의구심을 많이 샀지만 사실 지금의 모든 사업은 과거로부터 해온 생각들의 결과다. 실패가 거름되어 하나씩 싹이 되어 이제 자라는 기분. 돌고 돌아왔다 생각했지만 지금이 최적기였던 것.


뽁 여의도 직영점이 드디어 오픈했다. 론칭 5개월만에 벌써 4번째 매장이다. 무모함이 아닌 실패를 통한 전문성이 가미된 이유있는 속도감이다. 평범한 음식일수록 특별함을 만드는 것이 어렵다. 그래서 일상식을 다루는 기획이 어렵고 한 편으로는 재밌는 까닭이다. 여의도점에는 우리가 알던 분식에 그동안의 경험을 녹여 평범함에 새로움이 녹아든 다양한 기획 시도를 볼 수 있는 매장이 될 것 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