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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동 Jan 17. 2022

[단편 소설] 물음표 살인마

신은 질문을 던지는 자일뿐, 답은 그대들이.

그는 누구일까.


그는 정말 신일까? 

아니면 사회에 혼란을 주고 싶어 하는 사람일까?


그가 떠난 후 세상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굴러간다.

평온한 현실이 오히려 비현실적으로 보인다.

 

참담한 사고가 일어났던 곳은

수많은 타이어가 짓밟고 가고 있고, 

사람들은 그곳을 스치듯, 가던 길을 재촉한다.


'나'는 이렇게나 생생한데, 

아니, 

아니다.

... 

솔직히 말하면, 

이젠 온전히 기억해내지 못한다는 게,

시간이란 참으로 무서운 것이구나.

라고 깨닫게 되는 게 거북하다.


‘그는 정말 신이 맞았을까?’

‘그렇다면 대체 왜 그런 선택을 했을까?’



‘그는 결국엔 뭘 원했던 걸까.’


습관처럼 질문으로 생각을 이어나가던 '나'는,

   

...


- 왜? 그게 왜 궁금해? 


...


심장이 멎는다면 이런 기분일까.

머릿속인지, 귀인지, 어디에선가 들리는 이 목소리, 아니 이 느낌. 질문의 톤.

고개를 돌려 주변에서 누가 나에게 말을 거는지 감히 확인조차 못하는, 압도되는 것마저 익숙한 이 느낌.


눈을 굴려 주변을 확인할 수도, 

심장이 잘 뛰고 있는 건 맞는지 

차마 손을 들어 확인도 하지 못하는 '나'를

눈치채지 못했는지, 

아니, 처음부터 그런 건 관심도 없었는지.

그의 목소리엔 어느새 흥분이 서려있다.


-...!@$,..!


눈앞이 새빨간 어둠으로 물들어가는 중에도

그의 기운이 서린 말은 귀에 푹푹 꽂힌다.


그래.


그런 거였구나.


지금이라도 알아서


...


다행이다.





https://blog.naver.com/oosda/222624433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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