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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완다에서 목격한 아프리카식 핀테크 혁명

일론 머스크의 스타링크부터 모모페이, CBDC까지

by 이은빈

르완다의 수도 키갈리에 도착한 지 한 달이 되어간다. 강원도 영월에서 17일간의 훈련을 거쳤고, 수도 키갈리에서 일주일간 현지 적응 과정을 밟았다.



현지 사진들



공항에서 시내로 나오자마자 눈에 띈 것은 길거리 곳곳에 보이는 '스타링크' 사인과 상점들이었다.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스페이스 X의 스타링크는 지상과 신호를 주고받는 위성 통신 서비스다. 각 위성의 통신 범위가 좁다는 단점을 수천 개의 위성으로 해결한 기술이다.


오지 어디서나 설치 가능한 스타링크



한국은 이제 막 도입을 시작했고, 주로 해운업계와 항공사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시작할 전망이다. 르완다에서는 이미 인터넷 연결에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내가 일하는 고등학교도 일반 인터넷 1개와 스타링크 2개로 연결되어 있다. 기술이 일상에 자연스럽게 스며든 모습이었다.


사람들이 일반 스마트폰이 아닌 피처폰을 사용하는 것도 특징적이었다. 앱을 통해 송금하는 대신 텔레콤과 연동된 USSD 기술을 사용한다.


특정 번호를 입력하고 상대방 번호를 입력한 후 송금 금액을 누르고 통화 버튼을 누른 다음, PIN 패스워드를 입력하면 돈이 송금되는 시스템이다. 간편 결제에 익숙한 한국인에게도 놀라울 정도로 단순하고 효율적이다.

옛날폰 = 피처폰
번호를 입력하면 계좌이체가 되는 기적

배달앱, 택시 결제 등 일상생활 전반에서 이 기술이 통합되어 있다. 현지 사람들은 이를 '모모페이'라고 부른다.

인터넷은 스타링크 기술에 의존하고, 송금 방식은 USSD 기술과 결합되어 관련 직업과 인프라가 이미 구축되어 있다.


ICT 허브라고 불리는 르완다는 외국인의 눈에는 완벽해 보이지 않고, '허브'라고 불릴 만한 첨단 기술이 눈에 띄지는 않는다. 하지만 정책적으로는 다양한 디지털 기술이 도입되고 시도되고 있다.


농경사회에서 산업사회를 건너뛰고 현대사회로 진입한 르완다는 상대적으로 빠른 기술 도입에 성공했고, 학습 의지도 높아 보인다.


피처폰으로 송금하는 사람들


길거리에서 가장 놀라운 광경은 사람들이 구식 피처폰으로 돈을 주고받는 모습이었다. 스마트폰 앱이 아니라 *182#을 누르고 통화 버튼을 눌러 송금 메뉴에 접속한다. 상대방 번호와 금액을 입력하고 PIN을 누르면 끝. 이 모든 과정이 불과 30초 만에 완료된다.


현지인들은 이를 '모모페이(MomoPay)'라고 부른다. 배달음식 주문부터 택시비 결제까지, USSD 기술 하나로 모든 것이 해결된다. 한국의 간편 결제보다 오히려 더 간단할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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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지역학을 전공한 PM. '실리콘밸리 밖의 기술들' 뉴스레터 연재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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