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lfgang Laib
Wolfgang Laib는 독일에서 태어나 가족과 함께 아프가니스탄, 인도, 이란, 터키에서 유년기를 보냈다. 대학에서 의학을 공부했지만 물질에 대해 연구하는 것 보다 정신적인 것에서 의미를 발견하는 일에 몰두하게 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의 초창기 작품은 이른 봄부터 여름까지 꽃에서 화분을 모으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민들레, 장미, 헤이즐넛 나무, 솔 나무… 작업실과 집 주변의 야생화에서 조심스럽게 붓으로 꽃가루를 모아 병에 담았다. 그리고 가을과 겨울 동안에는 작업실에 틀어박혀 그동안 경험을 통해 이해하게 된 재료를 또 다른 형태로 발전시켰다.
이후 우유, 쌀, 밀랍과 같은 재료로 작업 영역을 확장 시키지만 조수를 쓰지 않고 자신이 직접 작업에 참여하는 데 의미를 부여한다. Brenton Good가 <Image>에 기고한 평론에 따르면 Laib는 시대의 속도를 거슬러 “느리게” 진행되는 작업 과정으로 그의 독특한 목소리를 구현하고 있다. (https://imagejournal.org/article/still-points/)
전시장에는 완성된 조각품 외에도 일련의 과정을 보여주는 퍼포먼스와 사진이 함께 전시됨으로써 작품의 과정을 이해하고 지켜보도록 유도한다. 그 예로 <Pollen> 시리즈에서 조심스럽지만 확신에 찬 모습으로 꽃가루를 바닥에 쌓는 일에 몰입하고 있는 작가를 만날 수 있다. 이러한 재료의 특징과 작가의 접근 방법으로부터 파생된 원시적이면서 동시에 섬세한 결과물은 삶의 덧없지만 거부할 수 없는 아름다운 성질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다.
나는 작가가 곧 흩어져버릴, 쓸모없는 일에 진지하게 몰두하고 있는 모습을 바라보며 어떤 감동과 위안을 느꼈다. 그 이유는 종교를 통해 배우게 되는 사랑과 헌신의 개념을 시각적으로 되짚어 보게 되어서 인지도 모른다.
아마도 무엇을 소유하거나 누리며 얻는 기쁨이 아니라 자신의 진심을 일으키는 방법으로 만족하는 삶에 관해 이야기 하는 게 아닐까? Laib는 Klaus Ottmann과의 인터뷰에서 예술은 자신에게 명상의 도구로써 영적 치유이자 자양물이 되는 초월적 매개체로 역할 해왔다고 설명했다.
Wolfgang Laib의 작품은 시작과 끝이 없는 과정 속에서 관람객에게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