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흠, 「영사(詠史)」, ‘유후(留侯)’
39. 홀로 멀쩡했던 장량
蕭何械繫韓彭戮(소하계계한팽륙) 소하는 옥 갇히고 한신, 팽월 죽었으니
漢祖功臣亦已稀(한조공신역이희) 한 고조 공신들도 남은 이 얼마 없네.
終古英雄無上策(종고영웅무상책) 예로부터 영웅들도 뾰족한 수 없었는데
留侯何者獨知微(유후하자독지미) 유후는 누구길래 낌새 미리 알아챘나?
신흠, 「영사(詠史)」, ‘유후(留侯)’
[평설]
한신, 팽월, 영포, 노관 등은 죽임을 당하거나 망명하였고, 소하까지도 옥에 갇혔다. 유방의 측근 들은 예외 없이 이런 꼴을 당하고 말았다. 그렇지만 숙청의 칼날을 피한 단 한 사람이 있었으니 바로 장량이었다. 장량은 역사상 가장 훌륭한 참모로 기억될 만한 인물이다. 그는 유방의 시꺼먼 속내를 알고 있었을까? 한나라가 건국된 이후에 일체 정치에 관여하지 않고 훌쩍 떠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