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6. 여름 되어야 꽃도 피겠지[感懷], 허봉(許篈)
346. 여름 되어야 꽃도 피겠지[感懷], 허봉(許篈)
듣자니 갑산이란 고을에서는
사시사철 바람에 모래 난다지.
도리어 근심스레 입하되어야
비로소 두견화를 볼 수 있겠지.
聞說甲山府 四時風卷沙
還愁立夏節 始見杜鵑花
[평설]
이 시는 갑산으로 유배 갈 때 쓴 것이다. 갑산(甲山)은 사람의 발길이 닿기 힘든 대단한 오지였다. 오죽하면 “삼수갑산을 가더라도 먹고나 보자”라는 말이 있을 정도였으니 삼수갑산은 함경남도의 삼수군(三水郡)과 갑산군(甲山郡)을 통칭한다. 갑산에 대해 들어보니 사철 동안 바람이 세차게 불어 모래가 날릴 정도라 들었다. 앞으로 고생문이 훤하다. 그렇다면 어떤 일이 예상될까? 아마도 기온이 낮은 지역이라 꽃도 늦게야 필 것이다. 귀향지에서 겪게 될 온갖 어려움에 대한 걱정을 짧은 시에 이렇게 담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