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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은석 May 01. 2024

세상은 배울거리로 가득 차 있다


세상은 알지 못하는 일들로 가득 차 있고 우리는 다양한 방법으로 하나씩 배운다.

사람이 태어나서 가장 먼저 배우는 것이 무엇일까?

입을 벌려 소리를 내는 것 아닐까?

엄마 뱃속에서는 소리를 내 본 적이 없다.

그런데 밖으로 나왔더니 입에서 소리가 났다.

우리는 그게 아기가 우는 것이라고 하는데 아기에게는 그 울음이 하나의 언어일 것이다.

이렇게도 울어보고 저렇게도 울어보면서 엄마 아빠와 소통하는 방법을 배울 것이다.

울음소리 다음에는 눈빛으로 배운다.

자기 앞에 있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유심히 바라보면서 사람을 배운다.

자신의 눈빛을 다양하게 바꿔보면서 상대방의 반응을 볼 것이다.

그러면서 상대방의 마음을 움직이는 방법을 배운다.

가만히 누워 있는 게 답답할 때쯤이면 몸을 뒤집는 방법을 배운다.

그다음에는 기는 것을 배우고 일어서서 걷는 방법을 배우고 뛰는 방법을 배운다.

매일 배우는 삶이다.




말을 배우고 공동체 안에서의 인간관계들을 배우면서 배움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세상은 온통 배울거리로 가득 차 있고 우리는 다양한 방법으로 그것들을 하나씩 배워간다.

부모님을 통해서 배우고 형제들과의 관계 속에서 배운다.

선생님과 선배들에게서 배우고 동료들과 후배들에게서 배운다.

살면서 만나는 모든 사람에게서 하나씩 배운다.

혼자 가만히 앉아 있어도 배우는 일은 계속된다.

하늘을 바라보면 하늘이 우리에게 가르침을 주고 바다를 바라보면 바다가 우리에게 가르침을 준다.

아침햇살이 비치면 아침햇살을 통해서 배우고 비가 내리면 빗방울을 통해서 배운다.

길가에 늘어선 가로수의 색깔이 변하는 것을 보면서 계절의 변화를 배우고 그 사이로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면서 공기의 다름을 배운다.

책을 읽으면 책 속에서 배우고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면 대화 속에서 배운다.

세상은 온통 배울거리로 가득 차 있다.




공부를 잘하는 사람이라고 해서 많이 배우고 공부를 못하는 사람이라고 해서 적게 배우는 것은 아니다.

배우는 종류가 다를 뿐이다.

천체의 움직임은 잘 알면서도 사람의 마음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는 전혀 모르는 사람도 있다.

식물학을 공부해서 박사님이 되었다고 해서 나물무침을 잘 만드는 것은 아니다.

어떤 것이 무슨 나물이며 어떤 것이 먹을 수 있는 나물인지는 배웠지만 그것을 어떻게 요리해서 먹어야 하는지는 배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멍하니 앉아 있는 시간에도 우리는 배운다.

생각을 비우는데 무슨 배움이 있느냐고 하겠지만 비우는 것도 배워야 한다.

따지고 보면 비우는 방법을 아는 것도 대단한 배움이 있어야 한다.

아무나 자기 마음을 비울 수 있는 게 아니다.

가만히 앉아 있으면 마음을 비울 수 있다고 하는데 비운 그 자리에 또 다른 생각이 자리 잡는다.

마음을 비우는 것도 배워야 한다.




소크라테스는 아테네 거리를 다니면서 만나는 모든 사람에게서 배우려고 했다.

자신이 제일 모르는 게 많은 사람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자신의 무지를 깨우쳐 줄 사람을 만나고 싶었다.

그는 궁금한 모든 것을 물어보았다.

자기가 물어보면 상대방은 대답을 해 줄 테니까 그러면 배우게 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자기가 배운 것을 다른 사람에게 잘 대답해 주려고 했다.

그러면 자기에게 물어본 사람이 자신에게서 배울 수 있다고 생각했다.

자기는 그 사람이 배울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면 된다고 했다.

마치 아기를 낳는 여성에게 산파가 아기를 잘 낳을 수 있도록 도와주듯이 소크라테스는 배움이 부족한 사람이 잘 배울 수 있도록 산파 역할을 하려고 했다.

세상은 배울거리로 가득 차 있다.

우리는 일평생 배우면서 살아간다.

잘 배우기 위해서 물어보아야 하고.

배운 것은 다른 사람에게 잘 알려주어야 한다.

그게 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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