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서 브런치에 글 올리는 횟수가 부쩍 줄어들었다.
지난 3년간 거의 매일 글을 올렸었는데 올해는 띄엄띄엄이다.
나름 핑계가 있기도 하다.
하지만 하루해가 저물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오늘도 글 한 편 쓰지 못한 걸 자책하기도 한다.
역시 나는 글쟁이로 살아갈 사람은 아닌 것 같다.
오늘은 시간을 내서 서점에 들렀다.
예전에는 서점에도 자주 갔었는데 인터넷서점과 전자책의 도움을 받다 보니 서점까지 발걸음을 옮기기가 쉽지 않게 되었다.
서점에 들른 지 몇 달은 지난 것 같다.
매대를 쭉 살펴보는데 내가 읽은 책도 있고 아직 읽지 못한 책들도 있었다.
전자책으로 주로 독서를 하다 보니까 오프라인 매장에서 어떤 책이 많이 읽히는지 알기는 힘들었다.
오늘 모처럼만에 눈으로 확인해 보니까 요즘 독자들이 어떤 책을 좋아하는지, 어떤 책을 많이 읽는지 알 수 있었다.
그동안 우물 안에 갇혀 있었던 기분이 들었다.
2024년에 400권의 책을 읽어보자고 도전하고 있지만 막상 서점 한가운데 서 있으니 내가 아는 책보다 모르는 책이 훨씬 많았다.
천 권을 읽어도, 만 권을 읽어도 서점 한가운데 서 있으면 모르는 책투성이다.
그만큼 책이 많다.
이 많은 책들을 언제 다 읽을 수 있을까?
미안하지만 다 읽기는 불가능하다.
서점에 꽂혀 있는 전체 책 중에서 내가 읽은 책은 몇 퍼센트나 될까?
글쎄다.
0.1%나 될까?
아마 그보다도 낮은 수치일 것 같다.
우리나라 성인들의 평균 독서량이 1년에 2권 정도라는 말이 있다.
어디에서 조사했는지는 모르지만 잘못 조사한 것 같기도 하고 그럴 것 같기도 하다.
책읽기에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있으니까 말이다.
많이 읽는 사람은 1년에 수백 수천 권을 일을 테고, 안 읽는 사람은 1년에 단 한 권도 안 읽는다.
그러니 성인 전체를 두고 평균을 내 보면 2권 정도의 독서량이라는 결과가 나오는 듯하다.
마침 출근을 하지 않는 날이기도 해서 책 좀 읽고 글 좀 써보자고 생각을 했다.
우리나라 성인의 평균 독서량을 조금이라도 올려보고픈 마음이었다.
책이야 계속 일고 있던 책을 마저 읽으면 된다.
그런데 글은 요 며칠 동안 푹 쉬었다.
무슨 내용의 글을 써야 할지 감이 잡히지도 않았다.
무심결에 습관적으로 브런치스토리에 들어갔다.
오늘 내 글을 읽은 사람이 몇 명이나 되었을까 궁금하기도 했다.
순간 깜짝 놀랐다.
오늘 조회수가 1천 건을 넘어서고 있었다.
왜 이렇게 많은 사람이 라이킷까지 눌러주었을까 궁금해서 도대체 무슨 제목의 글이었는지 살펴보았다.
‘우리는 어쩌다 책을 안 읽는 삶이 되어 버렸을까?’라는 제목의 글이었다.
2022년 2월 14일에 브런치에 올린 글이니까 벌써 1년 8개월 정도 지난 글이다.
내가 그대 그런 글을 썼다는 건 까마득하게 잊고 있었다.
브런치스토리가 나에게 내 지난 글을 깨닫게 해 주었다.
왜 이렇게 조회수가 올라가는 것인지 궁금하지는 않았다.
브런치스토리팀에서 내 글을 메인 화면 어느 구석에 소개해 주었을 것이다.
전에도 몇 번 그런 경험이 있다.
별 볼 일 없는 나의 글이 홈페이지 메인화면에 뜨면 기분이 좋아진다.
많은 사람들에게 읽혔다면 그것도 기분이 좋다.
내가 그만큼 많은 영향력을 끼치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순전히 나의 착각이겠지만 그래도 기분이 좋다.
그러면서 글을 더 열심히 써야겠다는 각오를 다지게 된다.
오늘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수많은 작가들의 수많은 글들이 있을 텐데, 그 많은 글 중에서 왜 나의 글을 소개해 주는 것일까?
내 글이 대단히 파급력이 있는 글이기 때문은 절대 아니다.
아마 브런치스토리팀에서 나를 응원해 주는 것 같다.
한동안 글쓰기에 뜸한 나에게 다시 힘을 내라고 다그치는 것 같다.
직접 말을 하기는 어색해서 내 글을 메인 화면에 살짝 띄어놓았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