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은석 Jan 09. 2021

나는 B형 남자다. 그래서 뭐?


나는 흔히 말하는 B형 남자이다.

B형 남자라면 다시 한 번 쳐다보고 생각해보려 하는 사람들이 많다.

마치 B형 남자는 조심히 사귀어야 할 사람이라고 암시를 주는 것 같다.

연예인들이 혈액형에 대한 이야기들을 나누는 방송을 보면 B형 남자에 대한 말은 꼭 나온다.

하기는 영화로도 상영된 바가 있다.


B형 남자에 대한 편견을 내가 깨뜨려보겠다는 마음으로 B형 남자의 성격을 살펴봤다.

ABO식 혈액형이 사람의 성격을 과연 좌우할 수 있겠나 하는 생각으로 B형 남자의 성격을 검색했다.

이런! 완전히 인간 박은석의 성격을 적나라하게 스캔한 것 같았다.

자기중심적이고 분위기 메이커이며 맡겨진 일을 완수하고 고집이 세다.

빼도 박도 못하는 딱 내 스타일이자 나의 성격이었다.

이래서 사람들이 B형 남자, B형 남자 했던 거구나!




역시 사람들이 하는 말에는 일리가 있다며 넘어가려다가 혹시나 해서 A형 남자, O형 남자, AB형 남자의 성격들도 살펴봤다.

이런! A형 남자에게서도 나의 모습이 있었다.

O형에서도, AB형에서도 나의 강한 성격들이 들어 있었다.

그러면 그렇지.

혈액형이 어떻게 사람의 성격을 좌지한단 말인가? 괜히 시간만 낭비한 듯한 생각이 들었다.

한낱 우스갯소리였는데 거기에 무슨 심오한 의미가 있는 줄 알고 달려든 꼴이었다.


자기중심적인 성격?

분위기 메이커?

고집 센 사람?

이런 사람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주어진 상황에 따라서 누구나 이런 역할을 감당하게 된다.

조용한 사람들만 모였다고 하더라도 그중의 어떤 사람은 목소리를 높이며 분위기를 이끌어가게 되어 있다.

상황이 사람의 역할을 바꾸는 경우는 숱하게 많다.




B형 남자는 고집이 세다고 하는데 어디 B형 남자만 그런가? 내가 알기로는 대한민국의 모든 남자들은 다 똥고집이거나 옹고집이다.

같이 살아본 사람들은 안다.

강씨 집안에서는 강씨가 제일 고집이 세다고 하고 최씨 집안에서는 최씨가 최강 고집이라고 한다.

하지만 우리 박씨 집안에서는 박씨 고집을 따라잡을 사람이 없다고 한다.

그러니까 우리나라 모든 남자는 혈액형에 상관없이 모두 다 고집쟁이라는 말이다.


사람의 성격은 태어나면서부터 가지고 온다고 하는 사람도 있고 자라면서 길러진다고 하는 사람도 있다.

누구의 말이 정답인지 알 수는 없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내 안에 여러 가지의 성격유형이 공존하고 있다는 것이다.

내가 처한 상황에 따라서 어떤 것이 강하게 드러나기도 하고 약하게 드러나기도 할 뿐이다.




어떤 성격이 좋은 것이라고 단정 지을 수도 없다.

상황에 따라 좋고 나쁨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우유부단한 성격은 천천히 일을 진행해서 안전을 기할 수 있다.

반면에 급한 성격은 위기상황이 닥쳤을 때, 우물쭈물하지 않고 저돌적으로 달려드는 모험을 걸 수 있다.

그 당시에는 어떤 성격이 좋은 것인지 알 수가 없다.

결과에 대한 평가는 항상 후대 사람들이 작성한다.

그러니까 자기 성격을 골똘히 살펴보면서 주저주저할 필요가 없다.

그냥 상황이 나를 이끌어간 그곳에서 나의 마음이 가는 대로 열심히 살아가면 된다.


성격은 마치 굶주린 사자와 같다.

그 사자는 머리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괜한 에너지를 낭비하지도 않는다.

오직 내가 먹이를 던져주면 그곳으로 달려갈 뿐이다.

내가 많이 생각하는 방향으로 내 성격이 움직일 것이다.

내가 먹을 것을 많이 주는 쪽으로 내 성격이 반응하는 것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다른 사람의 아름다운 모습을 찾아보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