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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공 Dec 11. 2023

딸기, 그리고 클래식 음악과 하나가 되다


겨울 하면 떠오르는 것 중 하나는?



바로 딸기입니다. 딸기의 계절이 돌아왔습니다.



주말에 무엇을 할지 고민하다 첫째 사랑이가 딸기 농장에 가고 싶다는 말이 생각났습니다.



부랴부랴 주변 딸기 농장을 알아보다가 예전에 갔던 '성연딸기'가 생각났습니다.



일요일 아침 11시에 미리 문자로 예약을 하고 시간에 맞춰 방문을 했습니다.



고양시 일산서구 구산동에 있는 성연딸기 2농장, 티맵이 아니면 찾기 힘든 위치입니다. 커다란 비닐하우스가 멀리서 봐도 바로 딸기 농장인지 알 정도였습니다.



어라? 11시 전인데도 이미 사람들이 많이 들어와 있었습니다. 벌써 딸기를 다 따고 딸기 아이스크림을 먹는 가족, 딸기를 따고 있는 가족, 설명을 듣고 있는 가족, 퀵보드를 타고 있는 가족들이 있었습니다.



우리 가족도 얼른 딸기 따는 설명을 듣습니다. 1kg에 28,000원, 아이스크림 만들기는 개당 4,000원 입니다. 딸기를 딴 뒤 결제를 합니다.



아이들은 농장에서 미리 준비해둔 귀여운 카트를 끌고 신나게 딸기 밭 사이로 퐁당 들어갔습니다. 마트에서 파는 딸기는 많이 먹지만 직접 딴 딸기를 먹기는 쉽지 않습니다. 



처음에는 설명해 주신대로 딸기가 잘 따지지 않지만, 이내 적응해서 술술 잘 땁니다. 크기가 중요한 게 아니라 윤기가 중요하다는 말을 듣고 반짝이는 딸기 위주로 골라 땁니다.



금새 딸기 박스에 딸기를 가득 채운 뒤, 딸기의 몸무게를 잽니다. 아이 두명이 모은 딸기라 1kg은 그냥 초과했습니다. 딸기 아이스크림까지 결제 후 아이스크림 용 용기와 재료들을 받아듭니다. 



아이들은 한쪽에서 신나게 퀵보드를 타고, 아내는 딸기를 일부 씻어 먹을 준비를 하며, 저는 딸기 아이스크림을 만듭니다. 용기 밑에 얼음을 넣고, 위에 딸기 조금, 딸기 잼, 우유를 넣은 뒤 용기를 닫고 위 아래로 3~4분 동안 흔들면 딸기 아이스크림이 만들어집니다.



아직 딸기의 성수기가 오지 않았는데도 딸기 맛은 달고 맛이 났습니다. 역시 직접 딴 딸기라 더 맛이 있나 봅니다.








어제 오후에는 첫째 아이 피아노 선생님이 주신 오케스트라 초대권이 있어 일산 아람누리 하이든 홀'에 방문했습니다.



공연은 '제6회 정기연주회, 하늘소리 색소폰 오케스트라'입니다. 순수 아마추어 색소폰 연주자들로 구성되있고, 상임지휘자 심상종 교수님, 부지휘자 이홍석, 소프라노 홍예원, 그리고 바퀴달린 성악가 이남현님이 나와주셨습니다.



아직 어린 아이들이 과연 클래식 공연을 잘 볼까 걱정이 되었습니다. 2층 공연장으로 들어서자 생각보다 넓은 공연장에 놀랐습니다. 



아이들은 처음에는 피아노 선생님이 나오셔서(어제는 색소폰 연주자 겸 피아노 연주자로 나옴) 기뻐하며, 집중을 했습니다. 피아노만 치시는 줄 알았는데 색소폰의 고수이시기도 했습니다.












웅장하게 퍼지는 색소폰 소리에 빠져들었습니다. 음악과 내가 하나가 되는 가 싶었지만, 곧 잠과 내가 하나가 되었습니다.



둘째 행복이도 이내 잠과 하나가 되었습니다. 제 어깨는 행복이의 땀으로 흠뻑 젖어 버렸습니다. 



평소에 많이 듣던, 봄의 소리 왈츠, 황제의 왈츠 등의 곡도 나왔고, 소프라노와 휠체어를 타고 나온 성악가 이남현 님의 공연도 정말 멋졌습니다. 



몸이 건강한 사람도 부르기 힘든 노래들을 휠체어를 두 손으로 꼭 잡고 혼신의 힘을 다해 부르는 모습에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오케스트라 단원들은 총 31명이었습니다. 지휘자, 부지휘자 포함해서고, 소프라노와 이남현님을 포함하면 33명이었습니다.



오케스트라는 한 명이 독주하지 않았습니다. 모두 하나가 되어 음을 맞춰야 하기 때문에 정말 어려울 것 같았습니다. 












공연을 하면서 정말 박수를 많이 친 것 같았습니다. 클래식을 즐겨 듣지는 않지만, 요새는 조용한 클래식이 마음에 듭니다. 뭔가 음악과 내가 하나가 되는 기분이랄까요? 눈을 감고 들으니 귀에 더 잘 들어옵니다.



공연이 끝난 뒤, 1층 로비에서 피아노 선생님을 만나 미리 준비한 꽃다발을 드렸습니다. 깜짝 방문한 아이들의 모습에 선생님이 깜짝 놀라시며 반가워 했습니다. 



멋진 공연, 멋진 경험을 하게 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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