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설임 없이 말하건대 저는 회사에 다닐 때보다 요즘 시간을 더 알차고 확실하게 쓰고 있어요. 물론 이 루틴이 망가졌을 때 차라리 회사가 정해놓은 시간에 맞춰 움직이던 때가 그리웠던 날도 있었지만요. 루틴이 망가지자 불안이 찾아왔고 결국 아무것도 할 수 없었어요. 그때 그 괴로웠던 시간들로 인해 확실히 알게 된 거죠. 자유로워지기 위해서는 나만의 시간 운영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걸요.
저는 아직 회사에 다니던 2019년부터 ‘미라클 모닝'에 도전해왔습니다. 이른 새벽을 사랑한다던 김소연 시인의 말처럼 ‘깊은 밤’ 보다 ‘깊은 아침'이 주는 어떤 강력한 힘을 느꼈거든요. 물론 ‘잠이 모자란 것보다 푹 자고 생산적인 활동을 하자!’ 라며 수많은 새벽을 자기 합리화로 놓쳐버리기 일쑤였던 날들도 분명 있었습니다. 그렇게 합리화를 하고 푹 자고 일어난 날보다, 조금 잠이 모자랄지언정 새벽에 정해진 할 일을 하면서 시작한 하루가 훨씬 더 생산적이라는 걸 알고 난 이후부터는 어떻게 해서라도 새벽에 일어나려고 노력했어요. 혼자 하기가 힘들 때는 ‘챌린저스' 앱에서 돈을 걸고 의지를 산 적도 있었고요, ‘나투라 프로젝트'의 미트라 선생님이 운영하는 ‘미라클 모닝 스터디'에 참여한 적도 있었어요. 개인적으로는 ‘같이의 힘'을 느낄 수 있었던 스터디가 훨씬 효과가 좋았습니다. 새벽에 일어나서 줌을 켜 두고 각자 화면만 공유한 채 서로의 할 일들을 하는 모임이었거든요. 함께 뭔가를 집중해서 하고 있다는 사실이 좋은 자극도 되고 힘도 났어요.
새벽에 꼭 일어나야 한다!는 아니지만 새벽에 일어나서 좋은 점은 그렇게 시작한 하루에 대한 책임감이 생긴다는 거예요. 이렇게 하루를 시작했는데 남은 시간 빈둥대며 흘려보낼 순 없으니까요. 각자에 맞는 생활 패턴이 있겠지만 혹시 정말 단기간에 성장하고 싶으신 분들이 있다면 새벽부터 하루를 시작해보는 걸 추천합니다.
[오전]
아침에 일어나서, 그리고 자기 전에 의식처럼 하는 루틴을 만들어 두면 하루를 정갈하게 시작하고, 또 마무리할 수 있어서 좋아요. 아침에는 일어나서 멍하니 있다가 갈 곳 없어진 마음을 다시 이불속에 놓아버리기 전에, 그저 빠르게 움직여서 입력된 할 일을 하는 거예요.
기상 알람 끄고 일어난 시간 기록하기
물 한잔 마시고 이불 정리하기
하리(고양이) 밥, 물 주기
모닝 저널 쓰기 (새벽 일기 + 감사일기)
심상화 명상하기
책 읽기
요가
저는 보통 5시 30분에 일어나는데, 이걸 다 마치면 보통 직장 출근시간 정도 돼요. 그때부터 아침 먹고, 샤워하고 본격적으로 하루를 시작합니다.
[저녁]
저녁은 하루를 정리하고 다음날 잘 시작하기 위한 루틴을 만들었어요. 우선 9시부터는 집안 전체의 조도를 낮추고, 잔잔한 음악을 틀어둬요.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고 좋아하는 향의 바디로션을 바르고 책상 앞에 앉아서 좋아하는 펜으로 일기를 씁니다. 그러고 나서 저녁 명상을 해요. 핸드폰과 아이패드는 거실에 충전을 해두고 방에 들어가는 것으로 하루를 마무리합니다.
온 집안 조도 낮추기
향초, 아로마 램프 켜기
따뜻한 물로 샤워하기
일기 쓰기
연결 해제하기(폰, 태블릿 거실에 두기)
다양한 툴이 있는데 저는 그중 노션을 사용합니다. 심플한 UI/UX를 가지고 있어 직관적이고 심화적인 기능을 좀 더 배우면 완벽하게 자신을 위한 생산성 관리 툴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게 최대 장점이에요. 에버노트 등 다른 도구들도 사용해봤는데 노션이 확장성이 제일 높고 커스터마이징 하기도 쉬워요. 이런 이유로 아마 많은 분들이 노션을 사용하고 있는 게 아닐까 해요. 노션 역시 2019년부터 본격적으로 활용해왔는데요, 이렇게 한 플랫폼에 일상과 계획, 목표 등을 연도별로 쌓아뒀더니 제가 매 년 무엇을 했고, 뭘 좋아했고, 어떻게 성장했는지 한눈에 파악할 수 있어서 더 좋더라고요.
저는 주 단위로 일정을 짜고, 매일 할 일을 우선순위대로 나열해 실행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어요. 저녁에 일을 마무리하기 전에 이 리스트를 점검하고, 혹시 하지 못했다면 다음 날 또는 언젠가 할 일로 조정하는 식으로 합니다.
일정은 이렇게 월간 단위로 하고 싶은 것들을 리스트업 하고, 그 주 할 일도 써둬요. 그럼 월요일부터 무엇을 해야 할지 파악해서 매일 계획하고 실행하고 조정하고 있어요. 이렇게 하면 오늘 내가 어디를 향해 가고 있고, 얼마나 왔는지 매일 눈으로 확인할 수 있어서 좋은 방법인 것 같아요.
이렇게 하루를 남김없이 살아내서 가장 좋은 점은, 저 자신에 대한 믿음이 매일 쌓인다는 거예요. 마음 챙김이 일상 그 자체가 되는 거죠. 솔직히 본격적으로 마음 챙김을 시작한 3개월 동안 이러고 놀았어요. 노는 것도 열심히 놀아야 자기 공부가 된다고요. 그리고 누구보다 제 자신이 많이 변화했음을 느껴요. 미래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하루하루 평온한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음을 느낄 때, 진심으로 풍요롭고 행복하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