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자유로운 콩새 Jul 07. 2022

나는 왜 이 어려운 길을 택했나 - 1

나의 대학원 도전기 -1



1

6월을 보내고 7월을 맞는다.     

6월과 함께 나의 대학원 박사과정 수강도 끝났다.

코로나와 함께 보낸 박사과정 2년 6개월.

낮은 산은 오른 셈이다.

이제 “박사논문”이라는 큰 산이 남아있다.      


박사논문 쓰는 일이 ‘고행’이라고 여러 번 들었다.

열의만 가지고 쉽게 마무리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의미겠지..

이 어려운 길을 나는 왜 택하게 되었을까.     

누구든 경험했을 법한,

어릴 때 환상을 가졌던 단어 중 하나가 “척척박사”이다.

모든 걸 다 알고 있고 어떤 질문이든지 막힘없다는 의미로 이해했다.

(물론 지금 박사와는 다소 다른~~ gg)     

그래서일까? 북한에서 감히 꿈꿔보지 못했던 ‘박사’를 내가 한국에서는 할 수 있지 않을까? 희망을 품었다.

폼 날 것 같다는 생각도 물론 했다.       


   

2.      

나의 첫 박사 도전은 대한민국 입국 1년 만에 시작되었다.

뭘 할지 모를 막연한 상황에서 공부를 더 해보고 싶었다.

대학은 졸업했으니 대학원은 입학할 수 있다고 했다.     

북한에서 왔지만, 대한민국의 연구자들보다 북한을 더 모르고 있었던 나는

정말 북한을 잘 알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북한대학원대학교 석사과정”(당시는 다른 명칭이었던 것 같다)에 지원서류를 제출했다.     

북한에서 왔는데.. 당연히 합격시켜주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탈락, 탈락, 탈락!!


당시 면접하셨던 교수님은 나에게.

북한대학원에서의 석사보다 다시 한의사 자격을 받는 걸 고민해 보라고 하셨다.     

면접 보는 자리에서 합격시켜 주지 않을 거라고 하셨다.

한의사의 길을 찾다가 안되면 다시 오라고,..

그때는 꼭 합격시켜준다고 하셨다. 

그리고 이런 의견을 당시 하나원 원장을 하셨던 “김중태 원장님”께서 의견을 주셨단다.     

(당시 하나원 원장님은 김지은씨는 북한학 박사보다 꼭 한의사가 되어야 할 사람이라고 했단다.)


매우 야속하고, 슬프고,  당황스러웠지만,

진심으로 나의 미래를 걱정해주는 마음이 아니었다면 할 수 없는 조언임을 이해했다.     

당시까지만 해도 내가 대한민국에서 한의사가 될 수 있는 길은 막연했고

한 치 앞도 보이지 않았고.

무엇보다 ‘폼나는 박사“로 불리고 싶었던 마음이 컸다.


이런 마음으로 대학원에 입학한들~제대로 공부했을까?

이런 마음이 어쩌면 다른분들께 읽혔는지도 모른다(부끄, 부끄)

그렇게 첫 번째 대학원 도전은 허무하게 끝나버렸다.  

.     



3.

꼭 박사가 되고 싶었던 나는 한의사는 뒤전,

다시 대학원에 도전했다. 

바로 고려대학교 사회복지학과에.~ g     

3분의 교수님이 앉아서 면접을 보고 계셨고 3명의 학생이 함께 면접 보던 기억이 난다.

어떤 이야기들이 오고 갔는지 다 기억나지 않지만


기억나는 한 가지가 있다.     

탈북민임을 알고 계셨던 교수님이 물으셨다.

“지금 대한민국에서 살고 있는 것이 행복하세요?”

겨우 1년이지만 매우 행복하다고 답변드렸다.

 “언제 제일 행복하세요?”

지금 이 순간이 제일 행복하다고 답변드렸다.

“아.. 그래요? 왜인가요?”

이 면접을 위해 최선을 다해 준비했습니다. 

그 시간들이 후회 없으니 지금 행복합니다.     

풉~~


지금 생각하면 매우 웃긴 답변이지만

나름 그때는 매우 진지했다.      


이것이 합격의 이유는 아니었겠지만 나는 "고려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석사과정"에 합격했다.

12명이 면접보고 3명이 합격했는데. 그중 한 명이라고 했다.     


그리고 2월인가..

대학교 교학과에서 전화가 왔다. 

학교에 다닐 의향이 있냐고 물었다.


이 또한 낯선 상황이었다.

합격했는데.. 

당연히 다니는 거 아닌가.. 

이런 질문을 왜 하지?     


나중에 알았지만.

한국에서는 여러 곳에 지원서 넣는 경우가 있어서 다른 곳에 합격하면 한 곳은 포기하는 경우가 있단다. 

내가 만약 포기하면 다음 순번의 누군가가 합격통지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다니는 것으로 마음을 굳혔다면 등록금을 납부해야 한단다.

기억이 가물하지만 480만 원인가 했다.     

까무러칠 듯 놀랐던 기억이 있다.

등록금이 이렇게 비쌀 줄 몰랐다.


당시 다단계로 전 재산을 날렸던 나에게 480만원은
정말 상상할 수 없는 금액이었다.
  

석사를 거쳐 박사과정까지 공부하려면 매 학기 이렇게...

내가 과연 가능할까?


이렇게 해서라도 지금 사회복지 석박사 공부하는 것이

지금 내가 반드시 도전해야 할 과제가 맞을까?     

한의학 과정에 대한 공부를 고민하는 것이 더 나을 수 있겠다 싶어서

결국 고려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석사과정을 포기하고 말았다~     



(다음에 계속~~)


이미지출처 : 픽사베이 무료이미지

매거진의 이전글 6월 11일 '주민등록증'을 받았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