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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유로운 콩새 Jun 12. 2022

6월 11일 '주민등록증'을 받았다

6월 11일     

20년 전 나는 대한민국 "주민등록증"을 받았다.


대한민국 입국 후, 

탈북민 교육기관에서 2개월간의 교육을 마치고


6월 10일 한일월드컵 미국과의 경기에서 안정환의 반지키스에 열광하던 밤을 보냈고.

그 열기를 식힐 사이도 없이 설레는 마음으로 배정된 주거지에 와서

“주민등록”을 마치고 진짜 “대한민국 국민”이 되었다.     


                                                            2002년 5월



다시 돌아가 떠올리니

6월 11일 주거지에 도착 후 바로 이틀 뒤인 6월 13일 지방선거를 치르었던 생각이 난다.


투표하지는 않았지만 

선거책자가 기말시험 노트처럼 두툼한 걸 보면서 의아했던 기억이 아직 생생하다.  

   

그렇게 ‘자유’를 웨치며 보낸 20년.

막막한 미래와 출로가 안 보이는 현실 앞에

두 번이나 삶의 끈을 놓아버리려고 했다.   

  

아들이 곁에 없을 땐 미안해서 목숨줄을 잘라내지 못했고

아들이 곁에 있을 땐 위로받으면서 목숨줄을 꼭 잡았다.   


자유를 웨치며 희망에 들떴지만

자유에 따르는 책임, 의무도 알게 되었고.

삶이 막막하고 숨 막힐 때도 있었지만

선택이라는 기본권이 내 삶의 또 다른 희망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욕심과,

아집과,

조급함을 내려놓았다.


그렇게 20년.

이제야 서서히 대한민국 국민이 된 듯하다.     


앞으로 몇 번은 더 만들어갈 20년.

여백 없이 꽉 채우는 삶보다

여백을 많이 남겨서 함께 하는 삶을 만들어 가고 싶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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