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대학원 도전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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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을 보내고 7월을 맞는다.
6월과 함께 나의 대학원 박사과정 수강도 끝났다.
코로나와 함께 보낸 박사과정 2년 6개월.
낮은 산은 오른 셈이다.
이제 “박사논문”이라는 큰 산이 남아있다.
박사논문 쓰는 일이 ‘고행’이라고 여러 번 들었다.
열의만 가지고 쉽게 마무리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의미겠지..
이 어려운 길을 나는 왜 택하게 되었을까.
누구든 경험했을 법한,
어릴 때 환상을 가졌던 단어 중 하나가 “척척박사”이다.
모든 걸 다 알고 있고 어떤 질문이든지 막힘없다는 의미로 이해했다.
(물론 지금 박사와는 다소 다른~~ gg)
그래서일까? 북한에서 감히 꿈꿔보지 못했던 ‘박사’를 내가 한국에서는 할 수 있지 않을까? 희망을 품었다.
폼 날 것 같다는 생각도 물론 했다.
2.
나의 첫 박사 도전은 대한민국 입국 1년 만에 시작되었다.
뭘 할지 모를 막연한 상황에서 공부를 더 해보고 싶었다.
대학은 졸업했으니 대학원은 입학할 수 있다고 했다.
북한에서 왔지만, 대한민국의 연구자들보다 북한을 더 모르고 있었던 나는
정말 북한을 잘 알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북한대학원대학교 석사과정”(당시는 다른 명칭이었던 것 같다)에 지원서류를 제출했다.
북한에서 왔는데.. 당연히 합격시켜주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탈락, 탈락, 탈락!!
당시 면접하셨던 교수님은 나에게.
북한대학원에서의 석사보다 다시 한의사 자격을 받는 걸 고민해 보라고 하셨다.
면접 보는 자리에서 합격시켜 주지 않을 거라고 하셨다.
한의사의 길을 찾다가 안되면 다시 오라고,..
그때는 꼭 합격시켜준다고 하셨다.
그리고 이런 의견을 당시 하나원 원장을 하셨던 “김중태 원장님”께서 의견을 주셨단다.
(당시 하나원 원장님은 김지은씨는 북한학 박사보다 꼭 한의사가 되어야 할 사람이라고 했단다.)
매우 야속하고, 슬프고, 당황스러웠지만,
진심으로 나의 미래를 걱정해주는 마음이 아니었다면 할 수 없는 조언임을 이해했다.
당시까지만 해도 내가 대한민국에서 한의사가 될 수 있는 길은 막연했고
한 치 앞도 보이지 않았고.
무엇보다 ‘폼나는 박사“로 불리고 싶었던 마음이 컸다.
이런 마음으로 대학원에 입학한들~제대로 공부했을까?
이런 마음이 어쩌면 다른분들께 읽혔는지도 모른다(부끄, 부끄)
그렇게 첫 번째 대학원 도전은 허무하게 끝나버렸다.
.
3.
꼭 박사가 되고 싶었던 나는 한의사는 뒤전,
다시 대학원에 도전했다.
바로 고려대학교 사회복지학과에.~ g
3분의 교수님이 앉아서 면접을 보고 계셨고 3명의 학생이 함께 면접 보던 기억이 난다.
어떤 이야기들이 오고 갔는지 다 기억나지 않지만
기억나는 한 가지가 있다.
탈북민임을 알고 계셨던 교수님이 물으셨다.
“지금 대한민국에서 살고 있는 것이 행복하세요?”
겨우 1년이지만 매우 행복하다고 답변드렸다.
“언제 제일 행복하세요?”
지금 이 순간이 제일 행복하다고 답변드렸다.
“아.. 그래요? 왜인가요?”
이 면접을 위해 최선을 다해 준비했습니다.
그 시간들이 후회 없으니 지금 행복합니다.
풉~~
지금 생각하면 매우 웃긴 답변이지만
나름 그때는 매우 진지했다.
이것이 합격의 이유는 아니었겠지만 나는 "고려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석사과정"에 합격했다.
12명이 면접보고 3명이 합격했는데. 그중 한 명이라고 했다.
그리고 2월인가..
대학교 교학과에서 전화가 왔다.
학교에 다닐 의향이 있냐고 물었다.
이 또한 낯선 상황이었다.
합격했는데..
당연히 다니는 거 아닌가..
이런 질문을 왜 하지?
나중에 알았지만.
한국에서는 여러 곳에 지원서 넣는 경우가 있어서 다른 곳에 합격하면 한 곳은 포기하는 경우가 있단다.
내가 만약 포기하면 다음 순번의 누군가가 합격통지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다니는 것으로 마음을 굳혔다면 등록금을 납부해야 한단다.
기억이 가물하지만 480만 원인가 했다.
까무러칠 듯 놀랐던 기억이 있다.
등록금이 이렇게 비쌀 줄 몰랐다.
당시 다단계로 전 재산을 날렸던 나에게 480만원은
정말 상상할 수 없는 금액이었다.
석사를 거쳐 박사과정까지 공부하려면 매 학기 이렇게...
내가 과연 가능할까?
이렇게 해서라도 지금 사회복지 석박사 공부하는 것이
지금 내가 반드시 도전해야 할 과제가 맞을까?
한의학 과정에 대한 공부를 고민하는 것이 더 나을 수 있겠다 싶어서
결국 고려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석사과정을 포기하고 말았다~
(다음에 계속~~)
이미지출처 : 픽사베이 무료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