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이
사라지면
하늘의 평화가
고요히
성스럽게 임한다.
아파트 불빛이 점차 꺼지는 시각, 밤하늘엔 둥근 보름달이 휘영청 떠올랐다.
맞은편 하늘가로 별도 드문드문 보인다. 밝은 별 희미한 별, 그 사이로 국자 모양을 한 별자리가 유난히 크게 눈에 들어온다.
신비롭다. 지대가 높은 언덕이어서 어린 시절 고향집 마당에서 보다 훨씬 크게 보이는 북두칠성.
북극성도 초롱초롱하다.
달빛 아래 그림자가 따르고, 고요 속에 평화로운 기운이 감돈다.
어느 날인가 이와 유사한 느낌이 있었다.
여행자로 포르투갈에 발을 처음 내딛던 날 -
하얀색 파티마 대성당이 어슴푸레 멀리 보였다.
포르투갈 파티마 대성당 (사진 - 고아함)1917년 성모 마리아의 발현 기적이 일어났던 곳. 파티마의 어린 목동들에게 종교적 환시를 보이고 세상 일에 대해 예언을 했다.(지옥 환시, 공산주의 붕괴, 교황 암살 미수)
그 예언은 세상에 성취되어 세계에 변화의 물결이 일었고 평화가 도래했다.(소련의 붕괴와 동유럽권 공산주의 해체 )
그로 인해 파티마는 가톨릭교 성지가 되었으며 대성당은 세계적으로 유명해졌다.
간간히 불어오는 찬바람에 옷깃을 여미고 대성당을 향해 천천히 걸었다.
성당 앞에 펼쳐진 광장은 넓고 한산했다.
미사가 진행되고 있는 본당 안으로 들어가려고 문 앞에 섰다. 목재 문은 커다랗고 육중했다.
소리 나지 않게 살며시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섰다.
순간 엄숙하고도 경건한 분위기가 성스럽고 거룩했다.
미사를 인도하는 신부님의 라틴어 음률은 천상의 메아리처럼 부드럽고 은은했으며 평화로웠다.
이어 찬미와 파이프 오르간 소리가 성당 안에 가득 울려 퍼졌다.
마음이 뭉클해지며 영혼이 깨끗해지는 감동이 밀려왔다.
다소곳이 머리를 숙이고 경배의 묵도를 했다. 그런 후 문을 열고 밖으로 나왔다.
왼쪽으로 돌아가니 정원으로 이어지는 오솔길이 나왔다.
은은히 흐르는 정원등 불빛 속에 조경수가 정연히
모습을 드러냈다.
호젓이 걷는 그 길에도 고요와 경건, 성스러움이 깃들고 있었다.
고요와 경건, 성스러움이 느껴지는 그 마음에는 어느 날인가 소용돌이쳤을 욕망은 다 사라지고 없었다.
사람이든, 물질이든, 어떤 성취이든 좋다고 여겨 욕망하며 집착했던 그 모든 것은, 어떻게 그땐 그렇게 할 수 있었는지가 신비로울 뿐인 추억이 되었다.
추억만 남기고 불필요한 것은 사라졌다.
그 자리에 여유와 자유가 선물로 찾아왔다.
*이미지/사진/ 영상 출처
커버 - pixabay , 상 -고아함,
하 - 네이버 블로그 귀요미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