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뮤지컬 <에밀> - '진실은 행진한다'
프랑스의 대문호이자, 행동하는 지식인의 상징인 에밀 졸라는
1902년 9월 29일 밤 자신의 집에서 사망합니다.
사인은 의문의 가스 중독.
후에 조사를 통해 누군가 그의 집 굴뚝을 막게 해 벌어진 사건이라는 것이 밝혀졌죠.
에밀 졸라는 생전 <테레즈 라캥>에 <루공-마카르 총서>에 이르기까지 작품들이 대성공을 거두면서
프랑스에서 가장 알려진 베스트셀러 작이자 저명인사였습니다.
그런 그는 왜 그런 마지막을 맞아야 했을까요.
졸라의 펜은 소설을 쓰는 데에만 쓰이지 않았습니다.
그는 조국이 양심을 잃어가고 진실이 어둠에 묻히는 것을 두고 볼 수 없었고
당시 프랑스는 물론이고 유럽까지 떠들썩하게 만들며 주목 받은 '드레퓌스 사건'에 대해 목소리를 냈습니다.
(이에 관해서는 1월 13일에 더 자세히 소개합니다!)
프랑스가 독일에게 패전한 후,
유대계 혈통의 육군장교인 드레퓌스가 어처구니 없는 스파이 누명을 쓰고
답이 정해져있는듯한 재판을 받고 유배되어 혹독한 벌을 받게 되는 일이 있었는데요.
이후의 프랑스 내에 퍼진 국가주의에 충격을 받은 에밀 졸라는 그에 대한 재심을 요구하며 대통령에게 공개편지를 썼습니다. 그것이 한 신문에 "나는 고발한다(J'ACCUSE...!)"라는 제목으로 대서특필되었고 이는 프랑스를 한층 더 뒤흔들게 됩니다.
그리고 그 후로 졸라는 재심 반대파들을 비롯한 반대 세력에 의해 끝없이 위협을 받으며 지내게 된 것이었습니다.
에밀 졸라는 드레퓌스와 아는 사이도 아니었으며, 만난 적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바다 건너 유배된 무고한 한 인간을, 진실을, 외면할 수 없었습니다.
진실은 행진한다
그 무엇도 우리 걸음을 멈추게 할 순 없다
거짓이 승리하는
유일한 길은 바로 선한자들의 침묵
우리 걸음을 멈추게 할 순 없다
- 뮤지컬 <에밀>, '진실은 행진한다' 中
에밀 졸라가 세상을 떠난 그날 밤에 상상을 더해 태어난 뮤지컬이 있습니다.
올해 여름 초연돼 9월 1일 막을 내린 뮤지컬 <에밀>입니다.
세찬 비바람이 쏟아지는 1902년 9월 29일 밤의 그의 집에,
그를 동경하는 한 가난한 청년 작가 지망생인 클로드가 찾아오며 시작되는 이야기인데요.
에밀 졸라와 절친했던 폴 세잔, 그리고 졸라의 <작품>, 생 빅투아르 등
여기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반가워할만한 이름들이 등장해 서사를 채우고,
긴장감 있게 두드리다가도 서정적으로 흘러가는 음악을 들으며 100분을 따라가다 보면
나는, 나와 상관없는 누군가를 위해, 또는 그의 진실을 위해 무언가 작은 것이라도 바쳐본 적이 있었는가..를 생각해보게 됩니다.
작품의 메시지를 대표한다고 느껴지는 넘버 '진실은 행진한다'가 오늘의 제목이지만,
공식으로 공개된 영상은 실황 하이라이트 뿐이라 이것을 첨부합니다.
https://youtu.be/c5hpBiY_sYc?si=W3JzGCaXjqjMprsD
선과 진실이 멈추지 않고 전진해 세상을 밝히길 소망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