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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취미수집가 Dec 12. 2021

[제주도한달살기] 제주도 별책부록 -서른 두번째밤

돌창고에서 그린 제주도 귤밭

책의 별책부록처럼, 또는 완결된 소설의 외전처럼 얻어진 7일의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할까 하다가 꾸물거리는 날씨와 평상시보다 많은 코로나19 확진자 소식에 숙소에 있기로 하였다.

조식으로 나온 선드라이 토마토와 스크럼블에그가 올라간 샌드위치를 먹고 옆방 언니는 알바를, 앞방 동생은 일정을 소화하기위해 숙소를 비웠다. 덕분에 정말 오랜만에 혼자만의 시간을 보냈다. 산책을 하다가 근처 학교앞 분식집에서 김밥을 포장해서 컵라면과 호로록 먹고, 돌창고 작업실 난로에 귤도 구워먹고, 책을 읽다가 그림도 그렸다. 아랫목에 잠들어있던 이젤이를 깨워 같이 놀다 낮잠도 자고, 저녁 느즈막에는 지난번에 사다놓은 편의점 맥주와 감자칩과 함께 저녁을 보냈다. 혼자 놀아도 이렇게나 바쁘다. 아무일 없이 평범하고 평온한 일상이 감사하면서도 적적하고 왜인지 울적하다. 아마 이 울적하고 불안한 기분은 내가 평생 짊어져야하는 마음의 짐, '오늘의 나'가 다독여 줘야하는 '내일의 나'이다. 내일은 내일의 나를 달래러 시내에 나가봐야 겠다.



오늘의 우당탕탕 제주도

숙소서 하루종일 놀고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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