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안 Aug 11. 2023

월정사를 떠나며....

-삼척 바닷가에 눈물을 뿌리며...-

월정사에서 일주일 만에 나오게 되었습니다. 타의 반 자의 반인 듯합니다. 

하지만, 수양이 부족했던 저의 탓이 더 크다고 생각하렵니다.      


강원도 오대산 월정사에 평생 머물면서 브런치 구독자 여러분께 불교와 불교문화의 정수를 전해드리고 싶었는데 중도 포기해서 너무나 창피하고 부끄럽고 죄송합니다.      


저는 20대 시절 불교문화에 심취해서 (종교로써가 아닌 문화에) 인도, 네팔, 스리랑카, 중국 실크로드 등지에 6개월 정도 머물렀습니다. 


그리고 붓다께서 큰 깨우침을 얻은 인도 부다가야에서 불교문화의 깊은 뜻에 어느 정도 이해가 깊어지자,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이때의 경험은 이후 제 인생의 중요한 자양분이 되었습니다.      


이번에 월정에 머물면서 불교 예술에 대해서 좀 더 깊은 사색을 하고 싶었으나, 상황이 여의치 않아도 중도 포기했습니다. 지금은 월정사에서 퇴거하는 저를 위해서 차를 몰아 와 준 친구네 집에서 기거하고 있습니다. 

동해에 사는 친구는 삼척의 조용한 공간에 저의 머물 곳을 마련해 주었습니다      


88학번이었던 저의 대학시절에는, 

가난한 시골에서 올라온 대학 동기 친구들이 많았었데,

당시에 생활비가 없어서 다른 친구 자취집에 더부살이를 하던 그리운 얼굴들이 떠올랐습니다.     

그 친구들은 어떻게 그런 시절을 버틸 수 있었을까요?


근데 우연찮게

하필 왜 이런 우울한 시기에 헤어진 아내 생각이 사무치게 그리운지...

(아내는 내가 회사에서 무시를 당하거나 서러운 일을 당하면,

늘 제 편을 들어주면서 오빠가 최고라면서 엄지를 치켜세워 줬었습니다) 


가끔 흘렸던 아내의 눈물은 다이아몬드처럼 영롱했는데, 아내가 축구공 만한 눈물을 흘리던 때의 기억이 생생합니다. 아내는 올리비아 핫세보다, 오드리 헵번 보다 눈이 크고 예뻐서 또로록 흘리던 눈물의 크기도 아주 컸었지요. 나의 어리석음으로 아름답던 아내가 눈물을 흘렸던 시절이 한스럽기만 합니다.     


오늘 밤에 삼척 바닷가에서 저도 눈물을 흘릴 듯합니다. 

그나저나 이제 어디로 가야 할까요?


https://youtu.be/uRp2w7_QdLQ

<이안 작가의 유튜브에서>

작가의 이전글 손흥민의 토트넘과 윤석열 대통령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