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 여행에 대한 추억이 여럿 있는데 그 모든 기억들이 너무나 소중하기 때문이다. 이안작가는 2001년 북아프리카 사하라 사막의 고대 도시 팀북투에서 살고 있는 전설적인 블루스 기타리스트 알리 파르카 뚜레(Ali Farka Toure)를 인터뷰하러 서부 아프리카 말리에 갔었다. 그리고 1998년 겨울에 인도의 자이살메르 사막 그리고 1999년 봄엔 중국의 고비사막과 타클라마칸 사막에 한 달 넘게 머물렀었다.
사막에서의 삶이 각별한 이유는 척박함에서 비롯되는 절실함 때문이다.
물과 식량 등 의식주에 필요한 가장 기본적인 물품이 절대적으로 부족해서 삶이 척박해지다 보니 불가능한 물질적 부의 증대라는 세속적인 욕심을 추구하기보다 정신적 가치를 숭고하게 여기기 때문이다.
그와 같은 환경을 가진 사막에 오래 머무르다 보면
서녘 하늘이 붉게 물들면서 저녁 해가 떨어질 무렵이면 잠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이 얼마나 소중한 신의 선물인지 감사하게 된다.
이안작가가사막에 머물던 시절에도 하늘에 별이 하나둘씩 보이기 시작할 무렵 그 지역 가장 싼 도미토리의 옥상에 올라가서 사막 모래의 열기를 식혀주는 시원한 바람과 맥주 한 캔을 마시는 순간을 너무나 행복하다고 느꼈었다.
나에게 밤하늘이 진정 경이롭도록 아름답다는 걸 알게 해 준 곳도 바로 사막이었다.
인도 자이살메르에 머물 때는 사막 여행 중 며칠을 모래바닥 위에서 자게 되었는데 우연히 그날이 지구 북반구에서 유성우 쇼가 펼쳐지던 날이라서 하룻밤새 수십만 개의 별똥별을 관찰할 수 있었다. 십만 하나, 십만 둘.. 별똥별을 세다 세다 지쳐 잠시 잠이 들었다 깨면, 이십만 하나, 이십만 둘... 여전히 밤하늘 가득 유성우들이 폭포수처럼 쏟아져 내리고 있었다.
듄 파트 2가 최근에 개봉했다. 파트 원을 워낙 인상 깊게 봤던 터라 2년여 동안 조바심을 내며 기다려왔는데 기다림이 전혀 아깝지 않았다.
(듄 영화 속에서) : 아라키스 남부 지역은 생명체라곤 존재할 수 없을 정도로 척박하다. 그렇게 척박하기에 그곳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은 메시아에 대한 열망이 더욱더 간절하다. 광신도 집단이 되는 것이다... 사막의 별 아라키스에서도 가장 환경이 척박한 남부에서 생존하면서 물 한 모금을 얻기 위해서 죽은 시체에서 까지 수분을 채취하는 그들은 가장 순수한 정신적 고갱이를 갖고 있다...
척박함과 간절함 이란 이렇듯 인간이라는 생명체에게 인간의 평상시 능력을 훨씬 뛰어넘는 정신적 성취를 가져다준다. 석가모니가 깨달음을 얻고 부처의 반열에 오른 것도 가장 고통스럽던 50여 일의 굶주림과 고통을 겪고 나서였다.
이안작가는 유럽에서 5성급 호텔 위주로 1년 여를 체류하기도 했지만, 화려하고 멋지다는 생각을 했지 그 어떤 영적인 감명을 얻기는 어려웠었다.
아라키스의 하늘에 떠다니는 돈으로는 값을 매길 수 없을 만큼 비싼 스파이스처럼 무수한 별들이 밤하늘에 떠다니는 –실제로 사막 모래 바닥에 누워서 밤하늘을 수시간 이상 바라보면 많은 별들이 움직이고 있다- 걸 볼 수 있는 지구별의 소중한 사막. 이안작가에게 영적인 영감을 줬던 곳은 언제나 사막이었다.
정치적으로도 경제적으로도 또한 문화적으로도 보수의 늪에 빠져 허우적 대는 요즘의 대한민국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