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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야 Jun 06. 2022

지구적 랑데부

이제니의 시처럼

네가 너 이상의 무엇이 되지 않아도

요동 없는 바다가 느리게 괴더라도

여전히 달이 되어 활짝 소란 피울게


눈을 감았다 뜨면 별을 앗아가

태초의 하늘이 너를 미워해도

모든 부정이 긍정에 함몰되고

모래에 묻은 발자국이 흐려지면


소라고둥을 찾으러 침잠하지 않도록

방파제를 허물어 하얗게 범람시킬게

너는 쓸려 내려온 소라고둥에 입맞추어

우리의 파란 여름을 끼얹어 줘


모래성에 나뒹구는 아이처럼

매 계절 이지은의 노래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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